古典 香氣/入門 41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4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사실 만향루는 치악산(雉岳山)에 본거지를 둔 운남종(雲南宗)의 한양 소재 분타(分舵)인데 루주(樓主)를 비롯한 고위 간부들은 거의가 운남종의 문도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들은 만향루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여 본타에 상납할 뿐만 아니라 한양을 위시하여 전국 각도의 정보들을 수집 분석하여 본종에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기에 운남종의 정보는 신속하고 정확하기로 강호(江湖) 상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겄이디 즉 정보제일 운남종! 그러나 만향루가 최일선 최고 정보 수집기관 이라는걸 운남종의 고위 간부급 외에는 그 누구도 알지 못헀다 다음날 정오 쯤 한양과 경기도 광주를 잇는 관도에 두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박말수 그리고 김정수라고 자기 이름을 밝힌 장한과 선비였다 그런데 어째서 서울 ..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3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제 이막 주향만당(酒香滿堂) - 술향기는 코를 찌르고 한양(漢陽)은 이름 그대로 조선의 서울이다 한양의 상거래를 하는 시전은 조선 태종대에 이르러 한성의 주요 간선도로의 양편에 공랑(公廊)이 건조됨으로써 시전체제가 완비되었는데 육의전(六矣廛) 이라 불렀다 공랑이 완비되기 전까지 상인들은 도성 내의 각체에서 무질서하게 상업을 영위하였는데, 공랑의 완비와 더불어 상인을 공랑상인, 좌상, 행상인으로 구분하고 각각 거래장소를 지정하여 주었던 것이다. 종로 거리 양편에 자리한 육의전은 조선 최고의 재화가 모여들고 나가는 번화가로 돈이 풍성한 곳이다 거기따라 주루와 여각 창가 그리고 투전판들도 덩달아 번창하였으니 그 중 만향루(滿香樓)는 한양 주루 중 알아주는 술집이었다 해가 뉘웃 넘어가는 ..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2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자네가 여기에 나를 찿아온 사유는 자네 스승의 전서구 편지를 통해 잘 알고 있네 그럼 어디 물건을 꺼내 보게나" 사실 이 청년의 이름은 진장생(陳長生)으로 호는 낙화검성(落花劍星) 이다 그의 스승은 무림 사대검성(四大劍聖) 중 제일좌인 변산파(邊山派) 장문인(掌門人) 무영검성(無影劍聖) 손일우(孫一宇)인데 그의 수많은 고족제자(高足弟子) 중 둘째로써 무림계의 촉망받는 후기지수(後起之秀) 중 한명이다 "예 알겠습니다" 하고 청년이 품에서 꺼내든 것은 검은 색깔의 다섯치 가량되는 조강(粗鋼)이었다 "으흠 동해 만년한철(萬年寒鐵)이 분명하구먼 나도 수십년전 스승님으로 부터 한철의 형태나 색깔 용도와 제련법에 대해 들었으나 실물을 보는것은 처음이네" "예 스승님께서 스님을 도와 청강검(..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1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제 1막 초우접풍(招雨接風) - 비바람이 불려나 때는 조선 숙종 재위 6년 9월 중순 깊어가는 가을따라 바람이 스산하게 불어 오는 날이다 시각이 진시(辰時) 인지라라 캄캄한 밤이었으나 보름 달빛이 산하 대지를 훤히 비추고 있는 가운데 경상도 대구부 북쪽 팔공산(八公山)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파계사(把溪寺) 산문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아마도 타인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는게 싫은듯 말뚝이 탈을 쓰고 푸른 도포에 가죽신을 신었는데 특이하게도 그의 머리에 쓴 갓은 말총이 아닌 쇠로 만든 철관(鐵冠)이었다 보통의 키에 호리한 몸짓을 하고 있어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가름할 바 없고 얼굴을 가렸으니 나이 조차 알 길이 없다 다만 그의 가벼운 걸음걸이와 어깨 추임세로 비춰볼 때 무술의..

바둑 격언

바둑 격언 바둑십계명(圍棋十訣) - Classical Ten Commandments 탐부득승(貪不得勝) : 욕심을 부려서는 이기지 못한다. 입계의완(入界宜緩) : 적의 세력권에 들어갈 때는 깊이 들어가지 마라. 공피고아(攻彼顧我) : 적을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 기자쟁선(棄子爭先) : 돌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사소취대(捨小就大) : 소(小)를 버리고 대(大)로 나아가라. 봉위수기(逢危須棄) :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버려라. 신물경속(愼勿迅速) : 부디 경솔하거나 빨리 두는 따위를 하지 마라. 동수상응(動須相應) : 행마(行馬)를 할 때는 이쪽 저쪽이 서로 호응되게 하라. 피강자보(彼强自保) : 상대가 강하면 내 말을 안전하게 보강하라. 세고취화(勢孤取和) : 세(勢)가 외..

위기십결과 위기오득

바둑에 담긴 삶의 지혜 위기십결과 위기오득 “내가 어떻게 둘 것인지를 시험해보는 한 수! 내 실력을 가늠해보고 있어! 그것도 저기 까마득한 높이에서…” 바둑 만화로 인기몰이를 하며 유럽과 미주에 바둑 보급을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고스트바둑왕(원제: 히카루의 바둑)’의 명대사이다. 체스도 정복했던 컴퓨터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보드게임. 최고 경지에 이른 고수들도 바둑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수의 변화가 무궁무진한 게임. 바둑은 우리 삶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예측할 수 없는 경우의 수와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다. 웬만한 게임은 오랜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게임시장과 산업에서 퇴출되는 데 반해, 바둑은 이와 같이 끝을 알 수 없는 신비함으로 4천 년의 유구한 세월을 견디고 현대에 이르렀다. 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