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水 天下 692

조용헌의 영지 순례 - 장락산 통일교 세계 본부

장락산 통일교 세계 본부 문선명이 통일교 세계 본부를 가평 장락산 자락에 둔 이유 ▲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에 있는 장락산 자락에는 통일교 세계본부가 들어서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계속해서 10끼 정도 먹다 보면 질리게 되어 있다. 글쓰는 대상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메뉴를 바꾸어야 한다. 불교 사찰만 계속해서 쓰니까 약간 질린다는 느낌이 왔다. 한국의 영지는 불교가 독점하고 있단 말인가? 사찰 말고 다른 데는 영지가 없는가? 어찌 없겠는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찾아본 산이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과 강원도 홍천군 경계에 걸쳐 있는 장락산과 보리산이다. 먼저 장락산을 보자. 우선 한자 지명을 ‘長樂山’으로 그동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장락산 북쪽 자락에다가 ‘살롱인문’을 짓고 여기서 고전 연구와 풍류..

[조용헌의 영지 순례] 선운사 도솔암

조선 당취들의 아지트, 선운사 도솔암의 비밀 지난 30여년간 한국과 해외를 망라해서 1000군데가 넘는 사찰, 기도터, 명당을 연구했다. 이 연재의 초점은 ‘영발(신의 영감을 받은 데서 나타나는 어떤 힘)’에 있다. 왜 영발이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영발은 땅에서 올라오는 지기(地氣)에서 시작된다. 강력한 지기가 올라오는 곳에 사람이 머무르게 되면 우선 건강해지고, 그 다음에는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이 생긴다. 대자연과의 교감이 시작될 때 인간은 성스러움을 느끼고, 인생의 허(虛)함이 치유되고, 영성(靈性)이 개발된다. 대지의 신인 가이아(Gaia) 여신의 은총을 받는 것이다. 이런 신령스러운 장소들을 찾아 그 사연을 소개하는 순례이다. 여러 가지 여행이 있지만 기를 받을..

조용헌의 영지 순례 - 사자산 법흥사

사자산 법흥사 자장율사가 백골 옆에서 수행하던 돌무덤 ▲ 자장율사의 수행터로 전해지는 영월 법흥사 석분 서양 기독교에서는 구원을 말한다. 구원이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구원이 동양에서는 도통(道通)이 아닌가 싶다. 도를 통하면 괴로움에서 해탈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도통한단 말인가? 방법이 관건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수식관(數息觀)이고, 또 하나는 백골관(白骨觀)이다. 수식관은 자신의 들숨과 날숨의 숫자를 세면서 자기 호흡을 관찰하는 수행법이다. 호흡을 관찰하다 보면 저절로 정신집중이 된다는 것이다.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수행법은 대개 이 수식관이다. 백골관은 사람의 백골을 쳐다보는 방법이다. 백골을 쳐다보면서 명상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관찰이 깊어진 상태를 불..

[조용헌의 영지 순례] 철원 고석정

철원 고석정 도망자 임꺽정의 발길 잡은 절경, 철원 고석정 ▲ 강원도 철원 한탄강 중류에 우뚝 솟은 ‘고석정’.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나는 쫓기는 자에 대한 동정심이 있다. 인생이 고해(苦海)라고 할 때, 이 고해는 뭔가 모르게 쫓기는 심정에서 연유하지 않나 싶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종업원 월급 날짜가 다가오면 월급 줄 돈 마련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생각에 쫓기고, 서민들은 생활비와 각종 납부금 낼 생각에 쫓긴다. 50대의 월급쟁이는 언제 내가 조직에서 쫓겨나는가 하는 초조함에 쫓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원고 마감에 쫓긴다. 문필가는 원고 마감 기한에 쫓기는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팔자이다. 땅덩어리가 큰 나라인 미국과 중국이 좋은 점이 있다면 쫓길 때 도망갈 구멍이 많다는 점이다. 서부영화에서도..

[조용헌의 영지 순례] 경주 문무왕 수중릉

경주 문무왕 수중릉 전국 최대 무당 굿터, 경주 문무왕 수중릉 ▲ 문무왕의 뼈를 화장해 뿌렸다는 경주 감포 앞바다의 문무왕 수중릉 경북 경주 감포 앞바다. 봉길리해수욕장에서 바다 쪽으로 200m 앞에 문무왕의 뼈를 화장해서 뿌렸다는 대왕암이 있다. 필자가 이 대왕암을 주목하게 된 계기는 바로 무당들 때문이었다. 이 봉길리 일대의 모래사장 이곳저곳에서 무당들이 굿을 하는 장면이 많이 목격된다. 여기저기 모래사장에 텐트를 쳐 놓고 굿을 한다. 한두 명이 아니고 수십 명이 할 때도 있다. 특히 매년 음력 정초가 되면 이곳 대왕암이 바라다보이는 해변가는 무당들로 북적거린다.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서 굿을 하기 위해 찾아온 무속인들에게 숙박과 용품들을 대여해주고 돈을 벌기도 한다. 우리나라 무속인들이 가장 많이 찾..

[조용헌의 영지 순례] 지리산 영랑대

지리산 영랑대 지리산 영랑대 가는 길… 산 속에 신라시대 인공도로가? ▲ 신라시대 영랑신선의 자취가 느껴지는 지리산 영랑대 ‘신선처럼 산다’ ‘선풍도골(仙風道骨)이다’ ‘무릉도원 같다’ 등등의 표현이 있다. 한국인의 의식 저 깊은 지점에는 신선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다. 살고 싶고 닮고 싶은 모델이 바로 신선인 것이다. 신선을 욕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 신선으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영랑선인(永郞仙人)이다. 신라 때의 신선이다. 생몰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신라 32대 효소왕(692~702) 때의 인물이라고 한다. 흔히 영랑은 다른 3명의 신선과 함께 사선(四仙)으로 불린다. 영랑, 술랑, 남랑, 안상이 신라 사선이다. 영랑 또는 이들 사선이 남긴 자취는 여기저기에 있..

조용헌의 영지 순례 - 서산 ‘간월암’

서산 ‘간월암’ 분노가 일 때는 이곳으로… 수중월의 최고 뷰 포인트 ‘간월암’ ▲ 충청도 서해안 천수만 가운데 있는 섬 간월도의 간월암은 국내 최고의 달 감상 명소이다 간월암(看月庵)에서 달을 보고 놀다.’ 옛 시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인생기견월당두(人生幾見月當頭)! 인생에서 몇 번이나 머리 위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볼 수 있단 말인가! 나이 60이 되니까 남은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남은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돈 버는 일? 돈은 벌고 싶다고 마음대로 벌리는 게 아니다. 이 세상에 돈 안 벌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다 팔자소관에 맡겨야 한다. 외국의 명승지 여행? 이것도 어느 정도는 했다. 공항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좁은 의자에서 장시간 비행기 타야만 ..

조용헌의 영지 순례 - 산청 정취암

산청 정취암 정신세계로 들어가는 입구? 절벽위 암자, 산청 정취암 ▲ 높은 바위 절벽 위에 자리 잡은 경남 산청 정취암은 소문난 수행처이자 기도터이다. 인생은 대몽(大夢)이라! 이 대몽에서 누가 먼저 깨어난단 말인가. 제갈공명도 유비에게 불려가기 전 융중(隆中)에 있을 때 ‘대몽수선각(大夢誰先覺)’이라는 화두를 품고 살았던 도사였다. 지나고 생각해 보니까 공명은 유비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서 수행을 그만두고 닭벼슬 같은 벼슬자리가 대단한 것이라고 여긴 것 같다. 소꿉장난 같은 벼슬자리를 벼슬이라고 맡아서 결국 사람 죽이는 전쟁만 하다가 병들어 죽었다. 공명은 대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금강경’에서는 인생이 꿈과 같다는 사실을 다시 인수분해하였다. 몽환포영(夢幻泡影)이라는 4가지 상징으로 설명한 것이..

[조용헌의 영지 순례] 남양주 수종사

남양주 수종사 풍광도 수행… 남양주 수종사에서 마음을 씻다 ▲ 남양주시 수종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영지(靈地)란 어떤 곳인가. 근심과 분노 그리고 허무감을 달래주고 치유해 주는 특별한 땅이다. 근심, 분노, 허무감을 달래주기가 그리 쉽던가. 쉽지 않다. 이런 감정은 말처럼 쉽게 해결되는 감정이 아니다. 상당한 노력을 해야만 하고 어떤 때는 죽기 살기로 노력을 해야 한다. 걱정과 불안을 극복하고 일상에서 평화로운 마음을 지닌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한 경지에 도달해야만 가능하다. 영 지에서는 강력한 땅의 기운이 올라온다. 이 땅의 에너지로 걱정과 불안을 극복하는 수가 있다. 지모신(地母神)의 은총을 입는 경우이다. 아니면 그 터에 보이지 않..

[조용헌의 영지 순례] 오대산의 재발견

오대산의 재발견 5만 불보살이 머무는 영지, 오대산의 재발견 ▲ 오대산 적멸보궁.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중국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나는 그동안 오대산파(五臺山派)는 잘 몰랐다. 오대산에 아는 도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알아야 그 산에 자주 가게 된다 . ‘山不在高(산부재고) 有仙則名(유선즉명)’이라는 말도 있다. 산은 높다고 장땡이 아니고 그 산에 신선이 살고 있어야 명산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선은 나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 축소해석하고 싶다. 나는 계룡산파 출신이다. 계룡산파의 특징은 주역과 사주팔자, 국운과 같은 미래 예측에 주특기가 있다. 근래 계룡산파가 배출한 최고의 인물은 김일부(金一夫·1826~1898) 선생이다. 이 양반이 ‘정역(正易)’이라는 매우 이색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