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症別 灸處方/근골격계

슬관절염

초암 정만순 2017. 12. 11. 07:32



슬관절염


무릎 관절염에 뜸 치료 '효과 있다'
최선미 박사팀, 임상연구로 무릎 관절염 뜸 치료 효과 입증

IMG_7100.jpg

'아이쿠….'
어머니의 외마디에 가족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의 가족은 날씨가 추운 겨울철이면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고통스런 외침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가족들은 안타까움에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지만 치료를 받을 때뿐이고 증상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많은 어르신들이 날씨가 추워지면 A씨의 어머니처럼 무릎 관절염으로 고통을 겪는다.

무릎 관절염은 관절강내 염증부터 연골퇴화, 근육기능의 약화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통증을 비롯해 일상생활 내에서도 몸의 기능을 제한하며 불편함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생활관리, 운동요법, 약물치료, 수술 등의 치료법이 있지만 환자의 순응도, 효과, 부작용 등 각각 장단점이 있으며, 슬관절염에 대한 예방적 치료법이나 확실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이에 각국에서는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낮추고 일상생활에서의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침과 한약, 뜸 치료 등이 전통치료법으로 활용돼 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선미 박사팀이 뜸 치료의 무릎 관절염 증상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선미 박사팀은 전국 3개 거점 한방병원과 함께 무릎 관절염에 대해 실시한 다기관 임상연구에서 골관절염지수 평가 결과 뜸 치료 시 25.6% 개선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의학의 대표 치료기술 중 하나인 뜸 치료 효과에 대한 불신 해소는 물론 한의학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다기관 임상연구로 뜸 치료 유효성, 안전성 과학적으로 밝혀

뜸 치료는 쑥이나 약물을 태워 인체의 혈 위에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온열 자극을 줌으로써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한의학적 치료법 중 하나다.

뜸 치료는 소화기 질환, 운동기 질환, 퇴행성 질환, 부인과 질환, 통증 질환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며 임상진료에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만 침과 달리 임상효능에 대한 연구는 적은 편이었다.

이번 연구는 한의학연 임상연구센터, 가천대 길한방병원, 동신대 광주한방병원, 세명대 제천한방병원 등 다기관이 참여했다. 임상연구는 방사선 검사로 무릎 한쪽 또는 양쪽 관절염 확진 판정을 받은 2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뜸 치료를 실시한 뜸 치료군 102(110명이었으나 개인적인 사유로 8명 탈락)명과 뜸 치료를 실시하지 않은 대조군 110명으로 나눠 실시됐다.

뜸 치료군은 일상관리 외에 뜸 치료가 추가로 실시됐으며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족삼리, 독비, 양구, 음릉천, 내슬안, 혈해 등 6군데 혈자리에 4주간 주3회 총 12회 치료가 실시됐다.

특히 환자 개인마다 무릎에 아픈 부위가 있으면 통증 부위의 최대 2군데 아시혈(더욱 민감하게 느껴지는 지점)을 추가해 맞춤형 뜸 치료로 진행했다.

                              2.jpg
                                                                    <치료군에 사용된 뜸 치료 혈자리>

대조군은 뜸 치료 없이 환자 각자 평소 관리하던 방법대로 가벼운 운동, 스트레칭 등 자가 운동요법이나 온찜질, 파스를 붙이는 일상관리가 이뤄졌다.

뜸 치료군과 대조군의 평가는 임상연구 시작 시점(1주차), 4주간 뜸 치료 종료시점(5주차)과 종료 후 8주 뒤 시점(13주차)에 각각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평가에는 골관절염지수(WOMAC)와 삶의 질 측정 등 일반적으로 임상연구에 사용되는 평가 방법이 활용됐다.

※ 골관절염지수(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Osteoarthritis, WOMAC)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학과 맥마스터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관절염 측정 지수로 관절의 통증, 뻣뻣함, 관절 기능 등을 환자의 설문으로 평가해 0에서 96사이의 숫자로 나타내며 수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하다.

 


그 결과 일상 관리를 실시한 대조군의 경우 1주차, 5주차, 13주차 골관절염지수가  각각 34.16 → 33.60 → 34.69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뜸 치료군은 34.15 → 25.42(1주차 대비 25.6% 감소) → 26.7(1주차 대비 21.8% 감소)로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

3.jpg

<골관절염지수(WOMAC) 비교 그래프>
* 골관절염지수는 임상적으로 16% 이상 감소 시 의미가 있다.



류연희 침구경락연구그룹장은 '뜸 치료 후 통증을 줄이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일상관리군에 비해 뜸 치료군의 통증이 감소하였으며 치료후 2달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는 뜸 치료가 무릎 관절염 증상을 개선하고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것을 다기관 임상 연구로 입증한 것으로 분명한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임상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저널인 '플로스원(PLOS onE, 피인용지수 3.53) 2014년 8월호에 게재되며 세계적으로 뜸 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게 됐다.

                                            4.jpg
                                                                     

◆ 한의약 효능, 과학적 근거 마련 위한 연구 지속할 것

'여러 기관이 같이 연구를 하다 보니 각 기관마다 시설, 접근성 등 의료 환경이 달라 조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변수가 많아 현장에서 연구를 담당한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류연희 그룹장은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각 의료 기관의 임상연구 담당 의료진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다기관이 연구를 하다보면 임상연구 프로토콜이 있어도 현장의 치료경험은 조금씩 달라 결과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각 기관별로 물리적 거리가 있어서 서로 만나기도 쉽지 않았지만 연구취지에 모두 뜻을 같이했기에 의견을 모아 결정했고 성과로 이어졌다'고 지난 시간을 잠시 돌아봤다.

그의 말처럼 이번 연구에 참여한 기관들이 가천, 제천, 광주 등 전국 각지에 있어 물리적 거리가 상당했다. 한번 이동하는데 200km이상 거리가 있어 정기적으로 임상현장을 방문해 연구지침대로 수행하는지 확인하고 조율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또 무릎 슬관절염 치료는 한번 치료를 받고 단번에 효과가 나타나기보다는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며 천천히 효과가 나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치료군 환자들에게 이해시키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는 것.

류 그룹장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이번 연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기반으로 각 기관별 연구 성과와 치료 수준이 일정 수준에 오르며 무르익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동안은 연구 토양이 마련되지 않았다. 각각의 한의과대학 병원들이 모여 다기관 연구가 가능한 시점이 됐기에 이번 연구가 가능했다'면서 '뜸 치료로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마련되지 못했었다. 그러다보니 외국에서 문헌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뜸은 아직 확증적인 치료효과의 근거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안타까웠던 심경을 토로했다.

류 그룹장은 이어 '이번 연구성과로 뜸 치료의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돼 보람이 크다'며 연구결과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한의학연은 뜸 치료 효과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연구 책임을 맡은 최선미 의료연구본부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뜸 치료의 임상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 큰 의미'라고 밝힌 뒤, '침, 뜸 등 비약물 치료기술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임상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의학연 이혜정 원장은 '한의학 치료기술의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한의학연은 국민들이 한의약 치료기술에 대해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의계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