建康 散步/신경 면역학

스트레스호르몬

초암 정만순 2017. 2. 22. 07:28


스트레스호르몬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스트레스호르몬이 분비가 된다. 스트레스호르몬은 신장 위에 얹혀 있는 부신이라는 내분비 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서 정확하게는 '당질코르티코이드'라고 하며 간단하게 '코티졸(cortisol)' 이라고 한다. 부신은 부신피질과 부신수질로 나뉘며 부신피질에서는 혈장에서의 나트륨이온과 칼륨이온의 균형을 조절해주는 알도스테론, 남녀의 모두에서 성적인 흥분을 자극하는 안드로겐, 그리고 이 글의 주제인 스트레스를 조절해주는 코티졸 등 3종류의 호르몬이 분비가 된다. 부신수질은 교감신경 뉴런들의 집단으로서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이라는 3종류의 신경호르몬이 분비되는 곳이다. 코티졸은 부신피질에서 스트레스에 자극되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인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대부분의 성분이 단백질이거나 펩타이드인데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지질인 콜레스테롤에서 생성되는 스테로이드호르몬으로서 코티졸 또한 스테로이드호르몬이다.

스트레스라는 자극에 의해 부신피질로부터 분비되는 코티졸을 많은 의사들은 '스트레스호르몬' 이라고 하면서 이 호르몬에 자주 노출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의사들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의 치매와 각종 암은 스트레스호르몬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에 대하여 자주 설명하고는 한다. 그러니까 많은 의사들은 스트레스호르몬, 즉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은 건강을 해치는 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은 건강을 해치는 적으로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는 중요한 호르몬이라는 사실을 의미깊게 이해를 해야만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코티졸이 분비되지 않으면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스트레스를 좁은 의미로만 이해하지 말고 보다 넓은 의미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해가 뜨면서 하루가 시작되면 우리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상이 시작된다. 다시 말해서, 하루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서 생동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이 상황은 교감신경이 흥분해 있어야만 가능하다. 교감신경은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의 자극에 의해 흥분이 된다. 이러한 상태를 교감신경의 지배체재라고 한다. 생계를 위해서 활력있게 움직이는 자체가 바로 스트레스로서 이 때의 스트레스는 생존을 위한 생동감 같은 것이다. 좁은 의미의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치는 적이라면, 넓은 의미의 스트레스는 살아가기 위한 우리들의 모든 활동들이다. 우리들이 살아가기 위한 모든 활동들이 생동력이며 이러한 생동력은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의 자극에 의해 교감신경이 촉진시켜 주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서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이 없으면 생존을 위한 활동성의 에너지를 얻을 수 없으므로 생동력이 생길 수 없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행동 자체가 스트레스(생동감)로 작용을 한다. 즉,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행동이 바로 스트레스이다. 이렇게 처음 시작하는 스트레스는 뇌 안의 깊숙한 곳에 있는 시상하부를 자극한다. 스트레스에 자극된 시상하부는‘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corticotropin releasing hormone; CRH)’이라는 긴 이름의 호르몬을 뇌하수체전엽으로 방출하면 뇌하수체가 자극되어‘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이 분비가 되고,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은 혈관을 타고 신장 위의 부신에 도달하여 부신피질을 자극하면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처럼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위해서는 세 단계의 기관들에 의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을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시피질(hypothalamic-pituitary-adrenal) 축' 또는 회로라고 하며 간단하게 'HPA 축' 이라고 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의 회로는 해가 진 후의 잠자리에 다시 들 때까지 스트레스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도록 작동한다. 그러니까 해가 뜬 후부터 해가 질 때까지의 낮 동안은 원칙적으로 스트레스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는 것이다. 그러나 낮 동안이라 하더라도 중간에 휴식시간이나 식사시간 동안은 이 회로가 잠시 멈추기도 한다.

 

그러면 주간에 생계를 위해서 활동력 있게 움직이는 동안 왜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이 지속적으로 분비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원활한 에너지의 공급을 위해서이다.

서두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우리가 낮 동안 생계를 위해 활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힘)가 있어야 한다. 이 에너지는 포도당으로부터 나온다. 즉, 우리가 매끼마다 먹는 식사는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에너지를 만드는 데 주요한 연료로 이용된다. 포도당이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라는 발전소의 연료로 이용되어 에너지가 생성되며, 이렇게 생성된 에너지는 우리들이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포도당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 저장형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이것을 '글리코겐'이라고 한다. 글리코겐으로 저장되고도 남는 포도당이 있을 경우 지방산으로 전환돼 지방세포에 쌓이게 된다. 우리가 생계를 위해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저장형 에너지인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글리코겐을 다시 포도당으로 전환하여 혈중 포도당 수치를 높이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이 있는데 이것을 '글루카곤'이라 하며 췌장의 알파세포가 분비한다.

 

또 다른 췌장의 베타세포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식사 후 혈중 포도당이 증가할 경우 포도당을 세포들이 끌어가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글루카곤과 인슐린은 포도당에 대하여 서로 반대의 작용을 한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의 수치를 낮게 유지하려는 호르몬이라면, 글루카곤은 혈중 포도당의 수치를 높이려는 호르몬이다. 이처럼 서로 반대의 작용을 가진 호르몬들을 길항관계에 있다고 한다.

식사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혈중 포도당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지치지 않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하며, 이 에너지는 포도당으로부터 생성되기 때문에 포도당은 혈액에 의해 몸의 모든 세포 안으로 원활하게 운반되어야만 한다. 우리가 일을 하는 동안 혈액 속의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되므로 혈중 포도당 수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글루카곤은 간이나 근육조직의 글리코겐을 분해시켜 혈중 포도당수치를 높이거나 아미노산 또는 글리세롤로부터 포도당을 만들도록 촉진시켜 혈중 포도당 수치를 높인다. 그러나 글루카곤 단독으로 혈중 포도당의 수치를 높이는 데에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글루카곤이 혈중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데 다른 호르몬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며 글루카곤을 돕는 호르몬이 바로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이다. 달리 말해서, 코티졸은 글루카곤과 함께 협동적으로 혈중의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호르몬이며, 우리가 생계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을 해야 하는 동안 증가된 혈중 포도당을 세포들이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흔히, 스트레스호르몬을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호르몬이라고 한다. 이 말이 함축하는 의미는 혈중의 포도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대처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생계를 위해 활기차게 움직이는 자체가 스트레스이며 움직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에너지는 포도당에서 얻는 것이고 포도당은 혈액으로 운반되기 때문에 우리가 활동하는 동안 혈액은 늘 일정한 수치의 포도당이 유지돼야 하며, 혈중의 포도당의 수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시켜 주는 호르몬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인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일을 하는 동안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분비가 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나오지 않으므로 움직일 수 없다. 즉, 코티졸이 분비되지 않으면 무기력해지고 생동감을 잃게 된다. 사람이 생동감을 잃게 되면 결국 죽는 길밖에는 없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생동감을 잃게 되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여호와 하느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

라는 성경의 구절에서‘생기’란 생동감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리학자들은 스트레스호르몬을 생명의 호르몬이라고 하는 것이다. 즉, 스트레스호르몬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호르몬이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토끼나 쥐를 상대로 부신을 제거해버리면 살아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호르몬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아주 소중한 호르몬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가 되는 경우가 너무 많게 되면 필연적으로 건강은 망가지게 마련이다. 많은 의사들이 스트레스호르몬이 건강을 해친다고 설명을 한다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생계를 위해 활동하는 동안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며 이 때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되어 스트레스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한다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빈번하게 받게되면 스트레스호르몬은 과다하게 분비되며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면 건강은 망가지게 된다.

 

인간이 스트레스를 자주 받아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가 되어 건강이 망가지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조물주는 스트레스호르몬, 즉 코티졸의 분비를 조절하는 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뇌 안에는‘해마’가 있으며 해마에는 혈중 코티졸의 농도를 측정하는 코티졸 수용체를 갖고 있다. 해마는 혈중 코티졸의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 다시 말해서 지나친 스트레스로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 분비가 될 경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회로를 억제시켜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로 분비가 되지 않도록 조절을 한다. 그런데 뇌 안에는 해마와 반대작용을 하는‘편도체’가 있다. 편도체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의 회로를 과활성화시켜 스트레스호르몬을 과다로 분비하도록 자극한다. 즉, 편도체는 짜증, 분노, 두려움, 근심과 걱정, 조급함, 우울(이 모든 감정적 상태를 스트레스라고 한다)과 같은 감정 상태에서 흥분하여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코티졸의 호르몬을 과다로 분비케 한다. 해마는 이럴 때마다 스트레스에 의해 과다 분비된 코티졸의 혈중농도를 조절하려고는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스트레스에 무방비 상태로 대응을 하게 되면 편도체는 어떻게든지 HPA 회로를 활성화시켜 스트레스호르몬을 더욱 더 과다하게 분비케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해마는 결국 과부하로 위축되거나 심지어는 해마의 세포들이 죽게 되어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해마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겪는 사건과 사실 또는 학습한 내용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장치이기도 한데, 해마가 조절되지 않는 스트레스로 위축되거나 죽게 되면 기억력 형성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한다면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 분비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 분비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욕구불만을 갖고 있에 마련이며 그 욕구불만으로 인한 과중한 스트레스는 늘 그들과 함께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는 관계로 끊임없이 편도체가 일방적으로 HPA 회로를 과활성화시켜 스트레스호르몬을 과다로 분비케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호르몬의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은 면역력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생리적 기능 면에서 당연하다. 스트레스호르몬의 자극으로 생동감을 얻은 인체는 많은 생체물질을 소모하면서 활동을 하게 된다. 이 상태를 이화작용이라고 한다. 그런데 면역세포들의 병원체나 이물질로부터의 방어 기능은 면역반응에 필요한 화학물질들을 만들어야 하는 동화작용이다. 그리고 면역세포들의 역할은 병원체를 방어하는 것 외에 손상된 조직을 수리하고 죽은 세포들을 대신할 세포들의 분열을 촉진시키는 일이다. 낮 동안 스트레스호르몬의 자극으로 활동을 하다보면 생체물질들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세포들이 손상되고 죽어 없어진다. 이렇게 손상고 없어진 세포들은 야간의 잠자는 동안에 모두 원상으로 복구되어야 한다. 야간의 잠자는 동안 손상되고 없어진 세포들을 원상으로 복구하는 주체가 바로 면역세포(백혈구)들이다. 면역세포들은 인체가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낮 동안은 억제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손상된 조직의 복구는 야간에 잠자는 동안에 주로 이루어진다.

만약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자주 받아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분비되면 면역력이 단순히 억제되는 것이 아니라 손상된다. 또는 면역력이 활성화가 되어야 할 야간에 활동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면역계는 더욱 위축되어 낮 동안 일을 하면서 망가진 세포나 없어진 세포들을 제대로 복구할 수 없을뿐 아니라 암세포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면역세포들의 감시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지나치게 쓸데없이 생기게 하는 스트레스는 암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적당한 스트레스, 즉 낮 동안의 생계를 위해 움직이는 데에서 생기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면역계가 손상되지 않는 선에서 억제되어 있다가 야간에 잠자는 동안 정상적으로 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나쁜 것이 아니다. 스트레스는 생동감이다. 생동감이 없으면 우리는 죽은 것이다. 생각해 보라. 밤이고 낮이고 생동감 없이 누워만 있으면 그게 살아있는 생명체인가? 낮 동안에 받는 스트레스는 생존을 위해서만 작용을 해야 한다. 낮 동안은 생동감 있게 활동을 해야 하며 이러한 활동력의 원동력은 적당한 스트레스로부터 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살아가기 위한 적당한 스트레스가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을 분비시킬 수 있도록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회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부신피질로부터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되지 않으면 포도당을 태워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과정이 진행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호르몬은 하느님이 흙으로 빚은 사람에게 불어넣는‘생기'와 같은 것이다. 스트레스는 하느님의 입김처럼 생기(生氣)가 될 수도 있지만, 종종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기(死氣)가 될 수도 있다. 이런저런 쓸데없는 욕심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는 스트레스호르몬을 과다로 분비케 하여 우리의 몸을 망가지게 하는 사기(死氣)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스트레스가 생기처럼 작용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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