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변비 - ‘온비탕’

초암 정만순 2016. 8. 25. 12:47


변비 - ‘온비탕’  



‘온비탕’ 냉으로 인한 변비를 없애는 데 특효

■ 이우정 


변비에는 열(熱)로 인해 생기는 열결(熱結) 변비증, 한(寒)으로 인해 생기는 냉적(冷積) 변비증, 그리고 허(虛)로 인해 야기되는 허성(虛性) 변비증이 있다. 그 중 열결 변비증은 한하법(寒下法), 냉적 변비증은 온하법(溫下法)으로 치료해야 한다. 온하법은 온양통변법(溫陽通便法)이라고도 한다.
비위(脾胃)는 수곡지해(水穀之海)로서 기혈화생(氣血化生)의 근원이므로 그 운화가 정상이면 음혈 진액이 장도(腸道)로 내려가서 대변이 잘 통하게 된다. 또 신(腎)은 오액(五液)과 이변(二便)을 주관한다. 따라서 신음(腎陰)이 충족되면 정혈(精血)이 유원(有源)하고 진액이 굳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장이 유양(濡養)을 얻게 된다. 이처럼 대장의 정상적인 전도(傳導) 기능은 반드시 양기의 온양(溫陽)과 추동 작용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생냉(生冷)한 음식을 폭식하여 비위의 양기가 막히면 변비가 생기게 된다. 또한 양기의 부족으로 한(寒)이 내생(內生)하여 위장에 울체되거나, 외한(外寒)이 안으로 들어가 적체(積滯)와 서로 뭉치게 된 경우에도 변비가 생긴다. 이 같은 원인으로 생기는 변비를 냉적 변비증이라고 한다.
냉적 변비증의 병기(病機)는 한사(寒邪)와 적체가 위장에 내결(內結)한 것이고, 병성(病性)은 이(裏)·한(寒)·실(實)에 속한다. 한응(寒凝)은 온법이 아니면 산(散)하지 못하고, 적체는 하법(下法)이 아니면 제거되지 않으므로 당연히 온양통변법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처방은 온하약(溫下藥)을 위주로 조성한다. 한사가 아직 풀리지 않았는데도 이실(裏實)이 심하지 않으면 먼저 해표(解表)한 다음에 이(裏)를 치료한다. 만약 표증과 이증의 증후가 동시에 있으면 표리의 경중을 분별하여 선표후리(先表後裏)하거나 표리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또한 위기(胃氣)을 보호해야 하므로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이나 합성 식용유에 튀긴 음식, 그리고 육류 음식을 금해야 한다.


◎ 변증(辨證)
병의 증상과 증후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변증이라고 한다. 냉적 변비증은 비장의 양기 부족으로 인해 음식물을 운화(運化)시키지 못하고, 허한(虛寒)이 안에서 발생하여 한적(寒積)이 장 사이에 내정한 상태다. 즉, 비양(脾陽) 부족으로 양기가 운행하지 않으면 한사 적체가 장내에 엉기어 전도 기능을 상실하므로 대변이 비결(秘結)되고, 복통이 발생하게 되며, 수족이 불온(不溫)하게 된다. 이것이 냉적 변비증의 주증(主證)이다. 또 백태(白苔) 위에 혼탁한 점액이 덮이고 기름때같이 엉켜 있는 설태백니(舌苔白)가 나타나며, 가야금 줄을 누르는 것처럼 탄력이 강한 맥침현(脈沈弦)도 나타난다. 

 
◎ 입법(立法)
변증이 되면 처방 약물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를 입법이라고 한다. 온하법(溫下法)에서의 입법은 온양통변((溫陽通便)이다.


◎ 처방(處方)
입법이 되면 군약(君藥), 신약(臣藥), 좌약(佐藥), 사약(使藥)의 배합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약물과 양을 정하게 된다. 이를 처방이라고 한다.


◎ 처방례
▶ 온비탕(溫脾湯)
군약 : 부자 15그램, 대황 15그램
신약 : 건강(乾薑) 6그램
좌약 : 인삼 9그램
사약 : 감초 3그램
▶ 복용법 : 물로 달여 복용한다. 대황은 맨 뒤에 넣어서 달인다.
▶ 처방 해설 : 온하제(溫下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군약은 파두(巴豆)다. 그런데 장중경은 『금궤요략』에서 부자에 대황을 배합하여 온화한 사하제인 ‘대황부자탕’을 조성하였다. 부자의 성미는 신열(辛熱)하고, 12경맥을 운행시키며, 비양(脾陽)을 온장(溫壯)시키므로 능히 한응(寒凝)을 산(散)할 수 있다. 대황은 장과 위를 탕척(蕩滌)하여 적체를 공하(攻下)한다. 따라서 두 약물을 배합하여 응용하면 온양산한(溫陽散寒)과 통변의 효능이 강화되므로 군약이 된다. 대황은 비록 한성(寒性)의 사하약(瀉下藥)에 속하나 신열한 부자, 건강과 배합하면 성질은 제거되고 효능만 취할 수 있다. 건강의 성미는 신열하여 온중산한(溫中散寒)하고 부자와 상조하여 온보비양(溫補脾陽)하므로 신약이 된다. 인삼은 감온(甘溫)하고 익기보비(益氣補脾)하므로 좌약이 된다. 감초는 모든 약을 중화시키므로 사약이 된다. 특히 감초에 인삼을 배합하면 익기보비의 효능이 더욱 강화되므로 좌조(佐助)의 의미도 있다.<참조 : 『한약 처방의 구성 원리』, 영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