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정
온리법(溫裏法)은 이한증(裏寒證)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이다. 이한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비교적 다양하지만 크게 보면 한(寒)이 내생(內生)하는 경우와 외한(外寒)이 침입해서 생기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양기(陽氣)가 허해서 생기는 것이다. 양기는 장부 기능 활동의 동력으로 온후(溫煦)시키고, 기화(氣化)시키며, 생장 발육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양기가 손상되면 몸을 따뜻하게 덥히는 온후 작용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사지궐냉(四肢厥冷)과 면색황백(面色晄白)이 나타난다. 한(寒)은 수인(收引)을 주관하므로 한사(寒邪)가 울체되면 기혈이 시원하게 뚫리지 않게 되거나 심하면 통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완복(脘腹), 지절(肢節), 근맥(筋脈)에 모두 동통이 나타난다. 또한 맥도(脈道)가 수축하여 구급하게 되므로 긴맥(緊脈)이 나타난다. 이것이 이한증의 주요 증상이다. 온리제(溫裏劑)의 구성은 주로 부자(附子), 건강(乾薑) 등의 온열한 약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내생지한(內生之寒)은 온법과 더불어 보법(補法)을 반드시 겸해야 한다. 따라서 방제에 온열한 약물 외에 인삼, 백출, 자감초와 같은 감온(甘溫)한 보익제를 사용한다. 외한이 침입한 경우에는 온법과 더불어 산법(散法)을 겸해야 하는데, 주로 계지나 세신 등의 신온행산(辛溫行散)하는 약물을 배합한다. 그 중에서 온중거한제(溫中祛寒劑)는 중초(中焦)의 한(寒)을 치료하므로 비위양기(脾胃陽氣)가 허약하거나, 수납(受納)과 운화(運化)의 기가 무력해진 경우에 효과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건강, 오수유, 생강 등 온중거한 약물이 주가 된다, 함께 배합하는 약물로는 건비익기(健脾益氣)하는 인삼, 백출, 자감초, 대추 등이 좋다. 또한 행기(行氣)하는 약물로 후박, 청피, 진피, 목향, 향부자 등을 같이 배합하면 더욱 좋다. 한성(寒性)은 울체되어 기의 흐름을 정체시키므로 중초에 응결되면 완복창만(脘腹脹滿)의 증상이 나타나므로 항상 행기 약물을 배합해야 한다. ◎ 변증(辨證) 병의 증상과 증후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변증이라고 한다. 온리법(溫裏法)은 팔법 중 온법을 근거로 하여 온열한 약물을 주로 하여 이한증(裏寒證)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이다. 비(脾)는 운화를 주관하여 청기(淸氣)를 상승하게 하고, 위(胃)는 수납(受納)을 주관하여 탁기(濁氣)를 하강(下降)하게 한다. 중초허한(中焦虛寒)으로 한응기체(寒凝氣滯)하면 완복비만(脘腹滿)과 냉통(冷痛)이 나타나고, 비위 기능이 실조되면 구토가 나타나며, 청양이 상승하지 못하면 대변당설(大便泄)이 나타난다. 비(脾)는 사지를 주관하는데, 청양이 사지를 실하게 하지 못하면 사지불온(四肢不溫)이 나타난다. 또한 구담불갈(口淡不渴), 설담태박(舌淡苔白) 등이 나타난다.
◎ 입법(立法) 변증이 되면 처방 약물을 선택하는데, 이를 입법이라고 한다. 온리법에서의 입법은 온중거한(溫中祛寒)과 보기건비(補氣健脾)이다.
◎ 처방(處方) 입법이 되면 군약(君藥), 신약(臣藥), 좌약(佐藥), 사약(使藥)의 배합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약물과 양을 정하게 된다. 이를 처방이라고 한다.
◎ 처방례 ▶ 이중환(理中丸) 군약 : 건강(乾薑) 10그램 신약 : 인삼(人蔘) 6그램 좌약 : 백출(白朮) 10그램 사약 : 감초(甘草) 6그램 ▶ 복용법 : 물로 달여 복용한다. 만약 환제로 만들었을 경우에는 1회에 9그램씩 1일 2~3회 복용한다. ▶ 처방 해설 : 방 중에 건강은 성미가 신온(辛溫)하고, 약성이 비위·심폐·신장에 작용한다. 주로 중초에 들어가 신열온조(辛熱溫燥)·온중거한(溫中去寒)의 요약이 되고, 중초허한증의 주증을 치료하므로 처방 중에 군약이 된다. 인삼은 성미가 감미온(甘微溫)하고, 약성이 비경(脾經)에 작용한다. 익기보중(益氣補中)·건비(健脾)의 효능이 있어서 중허기약(中虛氣弱)을 치료하는 데 응용한다. 백출은 성미가 감고온(甘苦溫)하고, 약성이 비경과 위경에 작용한다. 건비조습(健脾燥濕)하는 효능이 있어 운화를 도우므로 좌약으로 삼았다. 자감초는 건강의 온성과 인삼을 보하는 작용, 그리고 백출의 조성(燥性)을 조화시키므로 사약으로 삼았다. 이 네 가지 약물을 병용함으로써 온중거한·보익비위의 효능이 발휘되는 것이다. < 참조 : 『한약 처방의 구성 원리』, 영림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