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정 청열법(淸熱法)을 응용할 때는 표증(表證)이 이미 해소되어 이증(裏證)이 성하거나, 이증이 성하되 아직 결실하지 않은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사열(邪熱)이 표에 있으면 우선 해표(解表)시켜야 하고, 이증(裏證)이 실증을 이루었을 경우에는 당연히 공하(攻下)시켜야 한다. 표사(表邪)가 아직 풀리지도 않았는데, 이(裏)에 이미 열이 성한 경우에는 표리를 함께 풀어야 한다. 청열양혈법(淸熱凉血法)은 열이 영혈(營血)에 침범한 병증을 치료하는 처방의 구성법이다. 위기영혈(衛氣營血)은 원래 방어 보호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정미한 물질을 말한다. 이들은 외감온열병(外感溫熱病)의 발전 과정에 있어 병리 단계로서 위분(衛分), 기분(氣分), 영분(營分), 혈분(血分)을 일컫는다. 병이 위분과 기분에 있을 때는 모두 기의 병변에 의한 것으로 양(陽)에 속한다. 이에 따라 주로 인체의 기능 활동에 있어서 이상과 장애가 나타난다. 반면 영분과 혈분은 모두 혈의 병변으로 음(陰)에 속하며, 진액음혈(津液陰血) 등 영양물질의 손상이 나타난다. 온열병의 사기(邪氣)는 위분에서 기분, 기분에서 영분, 영분에서 혈분으로 전입된다. 이는 병변이 점차 안으로 침범하는 것으로 병정(病情)이 점차 가중되는 것을 의미한다. 영기(營氣)는 수곡정미(水穀精微) 중에서 영양 부분이 화생(化生)된 것으로 혈액 조성의 전신(前身)이라고 할 수 있다. 영분증(營分證)은 온열사기가 혈의 경천(輕淺)한 부위에 들어간 단계로 병위(病位)는 심포에 있다. 심(心)은 혈맥을 주관하고 신명을 주관하므로 주로 신열야심(身熱夜甚), 심번불매(心煩不寐), 구갈(口渴), 맥세삭(脈細數)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병이 더 깊어지면 구갈이 낫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가상(假象)으로 오히려 열사가 혈중의 진액을 쪄서 나타나는 위험한 증후다. 혈분증(血分證)은 온열병이 가장 심중(深重)한 단계로 그 병위(病位)는 심(心)에 있으며, 간신(肝腎)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열이 혈분을 침범하면 음혈(陰血)과 심신(心神)이 더욱 손상을 받아 신열(身熱)이 밤에 심하고, 혼란조광(昏亂躁狂)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혈이 위로 넘쳐서 각혈(躁血)·토혈(吐血)·비혈(鼻血)·치혈(痔血)의 증상이 나타나고, 밑으로 넘쳐서 변혈(便血)·뇨혈(尿血)·경혈(經血) 등의 출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 변증(辨證) 청열법(淸熱法)은 이열증(裏熱證)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인체의 위양지기(衛陽之氣)는 낮에는 양분(陽分)으로 행하고 밤에는 음분(陰分)으로 행한다. 만약 음분에 사열이 있는데, 밤에 위양지기가 음분으로 또 다시 침범하면 사열의 세력을 도와서 밤중에 심하게 열이 나게 되고, 열은 진액을 상하게 하므로 구갈이 나타난다. 열사가 영분에 깊이 침범하면 영음(營陰)을 증등(蒸騰)시켜 구갈불심(口渴不甚)이 나타나고, 더욱 심하면 구반불갈(口反不渴)의 가상(假象)이 나타난다. 영분에 열이 성하되 혈분은 조금만 상한 단계라면 망행(妄行)이 심하지 않아서 반진(斑疹)이 은은하게 나타난다. 열이 진액을 작상(灼傷)하면 설면소진이건(舌面少津而乾)하고, 맥세삭(脈細數)이 나타나게 된다.
◎ 입법(立法) 청열법(淸熱法)에서의 입법은 청영투열(淸營透熱)과 양음활혈(養陰活血)이다.
◎ 처방례
▶ 청영탕(淸營湯) 군약(君藥) : 서각 2그램, 생지황 15그램 신약(臣藥) : 현삼 9그램, 맥문동 9그램 좌약(佐藥) : 금은화 9그램, 연교 6그램, 황련 5그램, 죽엽 3그램, 단삼 6그램
▶ 복용법 : 물로 달여 복용하는데, 서각을 곱게 가루 내어 탕약에 타서 충복(沖服)한다.
▶ 처방 해설 : 본 방(方)은 청열양혈법(淸熱凉血法)에 대한 주된 처방으로 사열이 영분이나 혈분으로 전해진 증후에 적용하며, 생지황과 수우각(水牛角) 등의 약물이 주약이다. 영분의 사열은 기분으로부터 내전(內傳)되어 생긴 것으로 경선투사(輕宣透邪)하는 약물을 배합한다. 서각의 성미(性味)는 함한(鹹寒)하고 생지황은 감한(甘寒)하면서 청영양혈(淸營養血)하므로 군약이 된다. 현삼과 맥문동은 양음생진(養陰生津)하여 군약의 청영양혈의 효능을 더욱 증강시켜 주므로 보조 약물이 된다. 금은화와 연교는 청열해독(淸熱解毒)하며 신투(辛透)하는 효능이 있어서 영분으로 들어간 사기가 기분으로 뽑혀서 나와서 풀리도록 한다. 황련과 죽엽은 청심제번(淸心除煩)하며, 단삼은 활혈산어(活血散瘀)의 효능이 있어서 좌약이 된다. < 참조 : 『한약 처방의 구성 원리』, 영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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