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기타

구갈과 다한증에 특효 ‘청호별갑탕’

초암 정만순 2016. 8. 25. 09:54


구갈과 다한증에 특효 ‘청호별갑탕’ 



‘청호별갑탕’  허열로 인한 구갈과 다한증에 특효 
■  이우정 

전통의학에서는 병이 표(表)에서 이(裏)로 들어간 것을 치료하는 방제(方劑)를 일컬어 청열제(淸熱劑)라고 한다. 그 중에서 청허열법(淸虛熱法)은 음허내열(陰虛內熱)의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의 구성법이다.
허열증(虛熱證)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원인은 온열병(溫熱病)의 후기에 음액(陰液)이 손상되고, 나머지 사기(邪氣)가 영분(營分)과 혈분(血分)으로 깊이 침범한 경우다. 이때는 주증(主症)으로 야열조량(夜熱早凉), 열퇴무한(熱退無汗), 설홍소태(舌紅少苔), 맥세삭(脈細數) 등이 나타난다. 두 번째 원인은 과로가 누적되었거나 지나친 성관계로 인하여 음액이 손상된 경우, 간신부족(肝腎不足)으로 음허양항(陰虛陽亢) 허화상염(虛火上炎)이 된 경우다. 이때는 골증조열(骨蒸潮熱), 일구불퇴(日久不退), 도한곤권(盜汗困倦), 설홍소태(舌紅少苔), 맥세삭(脈細數)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신(腎)은 정(精)을 간직하고 골(骨)을 주관한다. 정은 음에 속하므로 정이 부족하면 음이 허하여 내열(內熱)이 생기게 되고, 그 결과 골증조열이 나타나게 된다. 또 음이 허하면 양을 제어하지 못하므로 허화가 상염하여 설홍권적(舌紅赤)이 나타난다. 또한 진액이 부족하게 되면 구순(口脣)으로 올라가지 못해 구갈인건(口渴咽乾)이 초래된다. 그래서 『내경(內經)』에서는 “양가어음(陽加於陰), 위지한(謂之汗)”이라 하였다. 낮에는 위기(衛氣)가 양으로 움직이고, 밤에는 음으로 움직인다. 음이 허한데 밤중에 위양(衛陽)이 합해지면 진액을 핍박하여 밖으로 배설시키므로 도한(盜汗)이 나타나게 된다.

◎ 변증(辨證)
병의 증상과 증후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변증이라고 한다. 청허열법은 허열증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온열병의 후기에는 음액이 손상되고 여사(餘邪)가 음분(陰分)에 깊이 잠복하게 된다. 밤은 음에 속하는데, 음분에 깊이 잠복한 사기는 밤중에 왕성해진다. 따라서 밤에는 열이 나고, 아침에는 서늘해지는 것이다.
또한 땀은 음액의 근본이므로 오랜 열로 인해 음이 손상되면 진액도 손상되어 땀을 만들 수 없으니 낮에 양기가 들어 와도 사기가 땀을 따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계속 음분에 체류하게 된다. 그 결과 열은 내렸지만 땀이 나지 않는 열퇴무한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 입법(立法)
변증이 되면 처방 약물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를 입법이라고 한다. 청허열법에서의 입법은 양음투열(養陰透熱)이다.

◎ 처방(處方)
입법이 되면 군약(君藥), 신약(臣藥), 좌약(佐藥), 사약(使藥)의 배합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약물과 양을 정하게 된다. 이를 처방이라고 한다.

◎ 처방례
▶ 청호별갑탕(菁蒿鱉甲湯)
군약 : 청호(菁蒿) 6그램, 별갑(鱉甲) 15그램
신약 : 생지황(生地黃) 12그램, 지모(知母) 6그램, 목단피(牧丹皮) 9그램
▶ 복용법 : 물로 달여 복용한다.
▶ 처방 해설 : 열이 음분에 깊이 잠복한 경우에는 자음(滋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처방을 병행해야 한다. 처방 중에 청호의 성미(性味)가 고한(苦寒)하고, 기미(氣味)가 방향(芳香)하다. 따라서 허열을 청(淸)하되 음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여사(餘邪)를 끌고 밖으로 나가게 한다. 그러나 청호만으로는 음분으로 들어가는 힘이 약하므로 별갑과 같이 배합하여 응용한다. 별갑은 자라의 등껍질이다. 성미가 함평(鹹平)하고, 간과 신장의 음을 자양하므로 오로지 음분에 작용한다. 이때 별갑은 딱딱하여 달여서 맛을 내기가 어려우므로 먼저 분쇄한 것을 약 10~20분간 푹 끓인 다음, 다시 거기에 청호와 다른 약재들을 넣어 달여야 한다. 이를 선전(先煎)이라고 한다.
한편 골증조열에 대해 자음만 하고 청열하지 않으면 허화(虛火)가 창궐하여 억제하기 어렵게 된다. 더욱이 고한약물(苦寒藥物)로 과도하게 청열을 하게 되면 고한이 조(燥)로 화하여 음을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처방을 구성할 때 목단피를 지모·생지황과 함께 배합하는 것이다. 생지황과 지모는 별갑을 도와 청열자음하고, 목단피는 청호와 배합하여 안으로 혈중에 있는 숨은 열을 내보낸다. 이와 같이 처방하면 온열병 후기에 음액이 손상되는 것을 예방하면서 음분에 잠복한 음허내열증을 치료할 수 있다.
< 참조 : 『한약 처방의 구성 원리』, 영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