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신경 뇌

간질 ,‘십조탕’과 ‘복령탕’

초암 정만순 2016. 8. 20. 14:59



간질 ,‘십조탕’과 ‘복령탕’


심한 간질 발작,‘십조탕’과 ‘복령탕’ 으로 완치되었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간질은 많은 의자(醫者)들이 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임상에 임하고 있지만 쉽게 치료되지 않는 질병에 속한다. 환자들 역시 귀신들린 듯한 이상한 발작 증상 때문에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온갖 치료 방법을 시도하여도 좀처럼 낫지 않아 절망하기도 한다.

필자는 5년여 전에 간질 환자를 접한 적이 있다. 환자는 27세 된 여성으로 체질이 허약한 상태였다. 21세 때 결혼하여 다음해 임신했으나 유산하고, 24세 때 아들을 출산하였다. 그 후 26세 때 임신 9개월 만에 다시 유산을 하였다. 유산 후 3일 만에 깨어나 마침 농번기라 농사일로 과로하게 되었다. 게다가 가정불화까지 겹쳐 심신이 피폐해진 나머지 간질 발작이 시작되었다. 1년 여 동안 간질을 고치기 위해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고, 오히려 병세가 악화되어 하루에 세 차례씩 발작하였다.

필자와 인연이 되어 진단해 본 결과 좌측 옆구리에서부터 복부까지 흡사 활을 팽팽하게 당겨 놓은 것처럼 근육이 단단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또 배꼽 위에서 심장 아래까지긴 막대기 같은 덩어리가 감지되었다. 환자는 좌측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당기면서 옥죄는 느낌이 있다고 하였다. 대변과 소변을 3~4일에 한 번씩 보고, 입맛이 없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였다. 또 구토 증상과 함께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증상과 어지럼증이 있었다. 우울증마저 있어 수시로 눈물을 흘리고, 눈에서는 정신병자 특유의 날카로운 광채를 발산하였다.

치료는 일단 ‘십조탕(十棗湯)’ 1첩을 복용하게 하는 한편, ‘계지복령탕(桂枝茯笭湯)’을 ‘도인승기탕(桃仁承氣湯)’과 합방(合方)하여 20첩을 지어 아침저녁으로 1첩씩 복용하게 하였다. 그러고 나서 다시 진단한 바 굳어져 있던 것들이 약간 풀어진 느낌이 있어 같은 처방대로 재차 복용하게 하였다. 그러자 하루에 설사를 7~8차례 하면서 복부에 굳어져 있던 것들이 배설되었다. 그러면서 발작의 빈도가 하루에 1~2차례로 줄어들었다. 또 5개월이 되었을 무렵에는 가슴 아래의 막대기 같은 덩어리가 줄어들었고, 왼쪽 옆구리에 뭉쳐 있던 근육도 풀어져 하복부에만 약간 남아 있었다. 또한 왼쪽 반신이 옥죄는 듯한 느낌도 거의 사라졌다. 발작 역시 5~6일에 한 차례 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같은 처방으로 약을 지어 10일간 복용하게 하였다. 그 후 환자는 약을 복용하는 기간 중에 발작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완치된 것이라 판단하고 약을 더 이상 복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3개월 정도 지나자 다시 발작이 시작되어 필자를 찾아왔다.

당시 진단 결과는 왼쪽 옆구리에서부터 복부까지 근육이 단단하게 긴장된 게 다시 나타났고, 배꼽 주위에 계란만한 덩어리가 촉지되었다. 또 왼쪽 반신이 옥죄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하였다. 그래서 ‘십조탕’ 1첩과 ‘계지복령탕’을 ‘도인승기탕’과 합방하여 20첩을 지어 다시 복용하게 하였다. 또한 배꼽 주위의 덩어리를 풀기 위해 ‘시호강계탕(柴胡薑桂湯)’을 20첩을 지어 식간(食間)에 1첩씩 복용하게 하였다. 그렇게 2개월간 10일 간격으로 같은 처방으로 약을 지어 복용한 결과 하복부에 약간의 덩어리만 촉지될 뿐, 발작 등 모든 이상 증상이 해소되었다. 다만 약간의 오한(惡寒)과 함께 수족이 시리고, 숨을 내쉴 때 목구멍에서 냉기가 분출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하였다. 또 식욕은 좋아졌으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계지복령탕’과 ‘당귀작약탕(當歸芍藥湯)’을 합방하여 20첩을 지어 복용하게 하고, ’부자갱미탕(附子粳米湯)‘을 20첩 지어 식간에 복용하게 하였다. 대신 ‘시호강계탕’과 '십조탕‘은 복용을 중단하게 하였다. 그러자 10일 후에는 모든 복부에 약간 남아 있던 덩어리까지 사라졌다. 그래서 같은 처방으로 10첩씩 지어 복용하게 하게 하였다. 그 후 환자는 더 이상 필자를 찾아오지 않아 완치되었으리라 생각한다.

< 처방 내용>
▶ 십조탕 : 완화·감수·대극 각 1그램. 약재를 분말한 다음, 대추 10개 달인 물로 복용한다. 설사를 심하게 하면 미음을 먹는다.
▶ 계지복령탕 : 계지·복령·목단피·도인·작약 각 8그램, 고백반 4그램
▶ 도인승기탕 : 대황 12그램, 도인·계지·감초·망초 각 8그램
▶ 시호강계탕 : 시호 12그램, 계지·건강·황금·모려분·감초 각 4그램, 천화분·고백반 각 2그램
▶ 당귀작약탕 : 당귀·천궁 각 8그램, 작약·복령·백출·택사 각 12그램
▶ 부자갱미탕 : 부자 4그램, 반하 12그램, 감초 2그램, 갱미 20그램, 대추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