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위궤양 ‘가미복령탕’+‘적백환’

초암 정만순 2016. 8. 18. 09:05


위궤양 ‘가미복령탕’+‘적백환’



고질적 위궤양 ‘가미복령탕’+‘적백환’ 으로 고쳤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체격이 왜소하고 보잘 것 없는 영양불량형의 38세 청년이 찾아왔다. 오래전부터 위장병으로 밥을 못 먹고 죽이나 조금씩 먹고 지낸다고 했다. 그간 화학 양약을 계속 써 보았으나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점점 악화되기만 했다고 한다. 며칠 전 어떤 양방 병원에서는 위암 같으니 검사를 해 보고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에 그는 아주 낙담하여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중 어떤 친구가 전통의학 처방을 써 보라고 권하여 찾아왔다는 것이다. 말하는 것도 힘이 없고, 이야기를 듣는 것도 성의가 없어 보였다. 큰 기대 없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통의학 처방을 한번 써 보겠다는 눈치였다.
필자가 즉시 그를 진단해 본 즉, 맥이 현긴(弦緊)했다. 특히 오른쪽이 강했다. 그리고 복부를 안진(按珍)해 본 바 심한 통증을 호소하였고, 배꼽 아래에는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졌다.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고, 구토증이 있었다. 음식을 먹고 나면 참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한데, 토혈(吐血)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약 20년 전부터 위가 나빴으나, 심하게 나빠진 것은 작년부터라고 하였다.
필자가 보기엔 위암의 징후도 있는 듯하지만, 그보다는 위궤양이라 판단되었다. 그래서 환자에게 위암은 아니니 안심하라고 일렀다. 그 말에 낙담해 있던 환자는 눈을 크게 뜨며 반색을 하였다.
위궤양은 위 점막이 패여 버린 것이다. 이렇게 위 점막층이 헐면 복통과 함께 속이 심하게 쓰리고,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속이 메스껍고, 신물이 넘어와 가슴과 목이 화끈거리며, 피를 토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위벽에 구멍이 뚫려 위 내용물이 복강 내로 흘러나오면 급성 복막염을 일으켜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된다.
위궤양의 발생 원인은 위염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름진 육식이나 화학 첨가제로 만든 인스턴트식품 등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과 화학 독소가 위 속에 과다하게 축적되어 위의 점막을 괴사시킨 것이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간에 기혈 흐름이 울결(鬱結)되어 위의 자율신경 조절이 무력화되었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청년의 위궤양을 치료하기 위해 일단 구토와 위통(胃痛)을 해소할 목적으로 ‘가미복령탕(加味茯笭湯)’을 10첩을 지어 하루 2첩씩 공복에 복용토록 했다. 그리고 ‘적백환(赤白丸)’을 5일분을 주어 식후 30분에 20~30환씩 복용하도록 했다. 침은 족삼리, 삼음교, 양구, 수삼리, 합곡, 위유, 중완에 5일마다 한 번씩 맞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육류 음식과 냉한 음식을 금하도록 했다. 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소식(小食)을 하되, 횟수를 늘리도록 했다.
환자는 5일 후 다시 찾아왔는데, 희색이 만면하였다. 그간 위통이 조금씩 줄고, 구토가 멎었고, 소화가 수월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엔 ‘가미복령탕’에서 반하와 건강을 빼고 10첩을 지어 복용토록 했다. ‘적백환’ 역시 그대로 복용케 했고, 침도 5일마다 한 번씩 맞도록 했다. 그 결과 보름 후 환자는 상당히 좋아졌다며 음식을 주의해서 잘 먹기만 하면 살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엔 ‘가미건비탕(加味健脾湯)’을 10첩 지어 복용토록 하고, ‘적백환’ 복용과 침 맞는 것은 그대로 하도록 했다. 이렇게 한 달을 계속 치료한 후 환자는 완치의 결과를 보게 되었다. 



위궤양 처방

◎ 가미복령탕


▶ 처방내용 : 반하 12그램, 건강(乾薑)·백복령·백편두 각 8그램, 황기·인삼·당귀·진피·산사육·신곡·맥아·백급·갈근·연육·현호색·천궁·소회향·적석지 각 4그램, 백출·공사인·몰약·감초 각 2그램, 행인·박하·향부자 각 1그램
▶ 법제법 : 반하는 생강 달인 물에 한 나절 담갔다가 말리고, 신곡·맥아·공사인·행인은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연육은 생강 달인 물에 한 나절 담갔다가 볶고, 백출은 쌀뜨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린다. 

 
◎ 적백환


▶ 처방내용 : 고백반 120그램, 적석지·모려분 각 40그램
▶ 법제법 : 백반을 프라이팬에 넣고 6시간 정도 가열한다. 가열할 때 뚜껑을 덮거나, 물을 부으면 안 된다. 백반이 다 구워지면 위에 딱딱하게 엉긴 덩어리는 걷어낸다.
▶ 만드는 법 : 상기 약재를 곱게 분말하여 오동나무 씨 크기의 환을 만든다.


◎ 가미건비탕


▶ 처방내용 : 인삼·백출·백복령·후박·진피·산사·적석지·모려분 각 4그램, 지실·백작약 각 3그램, 공사인·신곡·맥아·감초 각 2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법제법 : 백출은 쌀뜨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리고, 공사인·신곡·맥아는 노릇노릇하게 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