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변비와 소화불량 ‘하수오탕’과 ‘백복령탕’

초암 정만순 2016. 8. 18. 08:33


변비와 소화불량 ‘하수오탕’과 ‘백복령탕’



변비와 소화불량 ‘하수오탕’과 ‘백복령탕’ 으로 고쳤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올해 44세 된 여성이 찾아왔다. 약 10년 전부터 소화불량증으로 식후에는 매일 화학 소화제를 복용하는 등 양방 병원의 처치를 계속 받았다고 한다. 그녀에게 증상을 물어 보니 식전에 위가 싹싹 긁는 것 같으며, 죽을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몸은 점점 쇠약하여 가며, 변비증이 심하여 대변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보나마나 하고, 가슴이 항상 답답하다고 하였다.
위장병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앓고 있다고 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종류만 해도 위하수, 위확장증, 위산과다, 위산과소, 소화불량, 위염, 위궤양, 위통, 위완통, 위암 등 다양하다. 그러므로 치료 방법에 있어서는 먼저 주증(主症)을 결정하여 치료해야 한다.
찾아온 여성의 치료는 변비증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되어 ‘하수오탕(何首烏湯)’을 처방하여 6첩을 지어 복용하도록 하였다. 변비는 배변 횟수가 1주일에 2회 이하인 경우, 배변을 할 때 과도하게 힘을 주어야 하는 경우,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는 경우, 계속 뱃속이 부글거리거나 불편한 경우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전통의학에서는 변비를 비위(脾胃), 대장, 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 비위에서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하고 흡수하지 못하거나, 대장의 연동운동이 떨어지고 수분을 지나치게 재흡수하거나, 간이 스트레스로 인해 기(氣)가 울체되어 배설하는 힘이 약해지면 변비가 생기게 된다.
요즘 변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기름진 육류와 화학 첨가제로 가공된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의 식생활이다. 이런 식생활을 하면 불순한 음식의 노폐물과 화학 독소가 쌓여서 각종 장기를 무력화시키니 변비가 생기기 마련이다. 더구나 육류의 경우는 곡물이나 채소, 그리고 과일과는 달리 식이섬유가 없다. 식이섬유는 대장을 자극하여 변을 원활하게 배설시킨다. 따라서 육류 음식을 섭취하면 그 노폐물이 대장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쌓인다. 또 수용성이 아닌 지용성이기 때문에 물에도 녹지 않고 기름덩어리로 뭉쳐 대장 내에 쌓인다. 따라서 변비를 치료하려면 우선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피하고 자연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저하된 장부의 기능을 보충하고 균형을 이루게 하여 각 장부의 활동성과 체질을 개선해야 변비를 치료할 수 있다.
44세 여성은 하수오탕을 복용한 결과 가슴 답답한 증상과 변비가 완치되었다. 하지만 소화불량증만은 여전하다고 호소하였다. 여인의 소화불량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백복령탕(白茯湯)’을 지어 60첩을 복용하게 하였다. 그 결과 10여 년 고생하던 병이 완치되어 얼굴에 살도 토실토실하게 쪘다. 그 뒤 남들이 보고 대단히 예뻐졌다고 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어 인사 차 방문하기도 하였다.
전통의학에서 소화불량은 식적(食積)의 범주에 속한다. 식적이란 말 그대로 일종의 묵은 체기(滯氣)라고 볼 수 있다. 체기가 다 풀리기 전에 다시 체하기를 반복하면서 만성화된 상태이다. 그렇게 되면 점점 위가 부담을 갖게 되고, 위의 기능이 저하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이는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품 섭취,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다. 비자연적인 식품으로 인한 노폐물의 독소가 위와 장의 점막을 손상시키면 외벽이 붓고 굳어진다. 이런 현상을 전통의학에서는 담적(痰積)이라 하는데, 바로 이것이 만성소화불량증을 야기한다. 또한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간열(肝熱)이 발생하고, 그 열이 위장을 압박하여 위산의 균형을 무너뜨림으로써 위장의 기능을 저해한다. 만성소화불량의 치료 또한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삼가고 저하된 장부의 기능을 회복시켜 줘야 한다.


변비와 소화불량 처방

◎ 하수오탕


▶ 처방내용 : 적하수오·금은화·대황·감초 각 20그램
▶ 복용법 : 식전에 1첩씩 달여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적하수오는 신정(腎精)과 간혈(肝血)을 보하여 장(腸) 운동을 강화하므로 대변을 통하게 한다. 금은화는 청열해독(淸熱解毒)의 효능이 뛰어나 변비와 복통을 해소해 준다.


◎ 백복령탕


▶ 처방내용 : 백복령 20그램, 백편두·초결명 각 12그램, 당귀·황기·산사·신곡·맥아·인삼·진피·연육·검인·갈근·운모 각 4그램, 감초 2그램, 박하 1그램
▶ 법제법 : 황기는 꿀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불에 굽고, 산사·신곡·맥아는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연육과 검인은 생강 달인 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볶는다.
▶ 복용법 : 하루에 1첩씩 달여 3번 나누어 식후에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백복령과 백편두는 비위의 습열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초결명은 간열을 내려 대변을 통하게 하고, 산사·신곡·맥아는 비위를 보화여 소화를 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