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식중독과 위장 장애, ‘대승기탕’

초암 정만순 2016. 8. 17. 20:05


식중독과 위장 장애, ‘대승기탕’



식중독과 위장 장애, ‘대승기탕’ 으로 말끔하게 해결했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서양의학에서는 파라티푸스를 파라티푸스균 A·B·C에 감염되어 위장염의 형태로 나타나는 감염성 질환으로 본다. 또한 이것이 물이나 식품을 매개로 전파되거나, 감염자의 대변과 직접 접촉에 의하여 전염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서양의학의 전형적인 입장인 세균 병인론에 근거하여 말초적인 현상만 보고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 본질은 화학물질에 오염된 식품이나 찬 음식 등의 섭취로 위장에 화학 독소나 냉기(冷氣)가 뭉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을 내고, 독소를 신속하기 배설하기 위해 설사와 발진을 일으킨다. 이런 인체의 자구적인 생리 현상을 두고 서양의학은 파라티푸스균이 일으키는 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굶주림이 심하던 시절엔 오늘날과는 달리 사람들이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전통의학에서 식중독에 관련된 가장 혁신적인 연구 성과는 『상한론傷寒論)』이다. 『상한론』은 병세의 추이에 따른 합리적인 치료 법칙의 전개로 인해 오늘날까지 식중독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에 대해 치료의 규범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록 그 자체만으로 백병(百病)에 적용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전통의학의 원전(元典)으로서 대단히 중요하다.
몇 년 전 가까운 마을에서 식중독 사고가 집단으로 발생하여 수많은 환자들을 일일이 만나서 『상한론』과 대조하며 치료한 적이 있었다. 그때 상당한 환자들의 증상이 『상한론』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병증은 주로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처방을 가려내기도 힘들었고, 효과도 더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양명실증(陽明實證)으로 맥침실(脈沈實), 설흑태(舌黑苔), 변비(便秘) 등이 있어서 ‘대승기탕(大承氣湯)’이 합당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약간의 오한(惡寒)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소승기탕(小乘氣湯)’을 투여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다시 한열(寒熱)이 조금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대시호탕(大柴胡湯)’을 투여해도 별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대승기탕(大承氣湯)’을 투여하니 병세가 진정되었다.
『상한론』을 오늘날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상한론』이 오랜 역사를 통해 이룩된 방증(方證)의 주축이며. 실증적으로 합치시키기에 대단히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위 임상 사례에 응용된 『상한론』의 처방은 다음과 같다.


◎ 대시호탕(大柴胡湯)


•처방 : 시호 15그램, 황금ㆍ백작약 각 9그램, 대황 7.5그램, 지실ㆍ반하 각 3.75그램
•처방 풀이 : ‘대시호탕’은 소양증(少陽證)이 양명증(陽明證)으로 이행해 가는 시기에 사용하는 처방이다. 소시호탕증(小柴胡湯證)과 같이 흉협고만(胸脇苦滿), 왕래한열(往來寒熱), 심하비경(心下硬), 복부실만(腹部實滿), 열성하리(熱性下痢), 변비 등에 쓴다.
•증상 : 심하부(心下部)로부터 복부를 손으로 누르면 견만(堅滿)하여 동통을 호소한다. 좌측보다 우측 간장 부위를 누르면 더 긴장하게 된다. 눈이 충혈되고, 구토하는 경우도 있다. 혀에는 황태(黃苔)나 흑태(黑苔)가 있고, 맥은 침실(沈實)한 것이 보통이다.
•적응증 : 실증의 위장 장애, 담석증, 황달과 같은 간담의 질환


◎ 대승기탕(大承氣湯)


•처방 : 대황 15그램, 후박ㆍ지실ㆍ망초 각 7.5그램
•처방 풀이 : 양명병(陽明病)의 대표적인 처방이다. 복부 전체가 견만(堅滿)하고, 대변이 조결(燥結)하다. 혀는 황태나 흑태가 많다. 열이 매우 심하여 백호증(白虎證)이 있다. 그러나 ‘백호탕(白虎湯)’은 번류(煩溜)를 위주로 하고, ‘대승기탕’은 복부견만(腹部堅滿)이 위주가 된다. 또 ‘대시호탕’은 한열왕래가 있을 때 쓰는 데 반하여 ‘대승기탕’은 조열(潮熱)에 쓴다.
•증상 : 긴급한 경우에 복진(腹診)만 정확하다면 ‘대승기탕’을 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뇌염이나 뇌출혈, 폐렴 등의 긴박한 증상에 표증 여부를 알아 볼 사이도 없이 복만실(腹滿實)이면 ‘대승기탕’을 사용하여 상충(上衝)하는 혈기나 열성 염증을 강하소멸(降下消滅)시켜야 한다.
•적응증 : ‘대승기탕’을 뇌염이나 뇌출혈의 특효약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복부를 진단하여 준하제(峻下劑)를 사용할 때에만 처방하는 것이 당연하다.


◎ 인삼양위탕(人蔘養胃湯)


•처방 : 창출 5.5그램, 진피ㆍ후박ㆍ반하 각 4.5그램, 적복령 각 3.75그램, 인삼ㆍ구감초 각 2그램, 생강 1조각, 대추 2개, 오매 2개
•처방 풀이 : 이 처방은 감기와 같은 열성 질환이 음증(陰證)으로 변화되어 위장 장애를 일으키거나, 단순한 위장 장애에 사용한다.
•증상 : 심하(心下)로부터 상복부까지 비만(滿)하고, 배를 눌렀을 때 출렁거리는 진수음(振水音)이 있다. 때로는 신통(身痛), 하리(下痢), 구토, 오한의 병증을 나타낸다. 창출·후박은 발산하고, 반하·진피·초과·적복령은 거담(去痰)하며, 인삼은 양위(養胃)한다.
•적응증 : ‘사심탕(瀉心湯)’보다 적응 범위가 비교적 넓어서 표증(表證)이나 이증(裏證)에 모두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