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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막염 후유증, ‘지각탕+해라산’

초암 정만순 2016. 8. 18. 08:41


늑막염 후유증, ‘지각탕+해라산’



늑막염 후유증, ‘지각탕+해라산’ 으로 4달 만에 완치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한번은 20대 남자가 찾아왔다. 안색은 희고, 눈은 날카로우며, 몸이 몹시 쇠약해 보였다. 맥을 보니 약하게 뛰면서 부맥(浮脈)이었다. 복진(腹診)을 해 보니 배꼽 양쪽에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고, 명치 쪽에서는 통증을 호소했다. 흉부를 타진(打診)하니 왼쪽 옆구리에서 압통을 느꼈다. 1년 전에 늑막염이 생겼는데, 지금은 나은 편이라고 했다. 또 소화기관이 약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약간 변비가 있었다고 했다. 진단 결과 청년은 늑막염 후유증으로 전신이 쇠약해지고 위장이 약해진 데다, 오랜 체기(滯氣)로 덩어리가 뭉쳐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치료는 늑막염을 앓았던 자리의 통증을 없애기 위하여 ‘지각탕(枳殼湯)’을 6첩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또 오랜 체기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해라산(海螺散)’을 지어 3일간 복용하도록 했다. 침은 족삼리, 삼음교, 태충, 양구, 수삼리, 합곡, 폐유, 고황, 위유, 비유, 중완, 천추 혈에 맞도록 했다.
3일 후 청년은 재차 방문하여 약을 복용했더니 옆구리 통증이 약간 낫긴 했지만, 소화는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아직은 좀 더 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어 전과 같이 약을 지어 복용하도록 했고, 침 역시 그대로 맞도록 했다.
3일 후 청년은 다시 방문하여 옆구리 통증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했다. 다만 소화는 여전히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미열과 도한(盜汗)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위장만 다스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되어 ‘가미육황탕(加味六黃湯)’을 6첩을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반면 ‘해라산’ 복용과 침 치료는 그대로 하게 했다.
4일 후 청년은 다시 방문하여 식은땀은 없어졌는데, 소화는 더 나빠졌다고 했다. 아마 위장이 몹시 약한 상태에서 찬 성질의 약이 들어갔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소화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추어 ‘가미평위산(加味平胃散)’에 ‘해라산’을 지어 3일간 복용하도록 하는 한편, 침은 그대로 맞도록 했다.
4일 후 청년은 다시 방문하여 이번에 약을 먹고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 후에도 청년은 약 복용과 침 치료를 그대로 계속하면서 보름 사이에 4~5일 간격으로 방문하였는데, 배꼽 주위에 단단하게 뭉쳐 있는 게 물러지고 소화기능도 좋아졌다고 했다. 그간 건강이 좋지 않아 실의에 찬 나날을 보냈는데, 이제는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고 했다.
치료를 시작한 지 2달이 지나자 청년은 이제 밥도 잘 먹고 기운도 난다고 하였다. 필자가 보기에도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래서 배꼽 주위에 약간 남은 적(積) 덩어리만 풀면 되겠다는 생각에 ‘가미평위산’ 복용과 침 치료는 중지하고 ‘해라산’만 복용하게 했다.
그 후 청년은 한 달이 지나 방문하여 배꼽 주위의 덩어리도 완전히 풀어졌다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보약(補藥)을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보약은 위장이 약한 상태에서 찬 성질의 ‘육미지황탕’은 문제가 있을 거라 판단되어 ‘가미쌍화탕’을 복용케 했다. 그리고 청년은 한 달 보름 만에 다시 찾아와 이제는 밥맛도 좋고 몸에 활력이 넘친다고 했다. 치료를 시작한 지 4개월여 만에 청년은 완치된 것이다. 


늑막염 후유증 처방

◎ 지각탕


▶ 처방내용 : 지각·계피·강황 각 12그램, 지실·천궁 각 6그램, 진피·반하·길경·시호·적복령 각 4그램, 백개자 3그램, 현호색·감초 각 2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복용법 : 식후 30분에 1첩씩 달여 복용한다. 

 
◎ 해라산


▶ 처방내용 : 바다 소라 껍질 120그램, 적석지·신곡·감초 각 40그램
▶ 복용법 : 바다 소라 껍질을 불에 벌겋게 달군 다음 곱게 분말한다. 나머지 약재도 곱게 분말하여 식후 30분에 4그램씩 따뜻한 물로 복용한다.


◎ 가미육황탕


▶ 처방내용 : 황기·당귀·백작약 각 8그램, 숙지황·맥문동·백출 각 6그램, 생지황·진피 각 5그램, 지모·황백·황금·황련 각 4그램, 구감초 2.5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복용법 : 식후 30분에 1첩씩 달여 복용한다. 약재 중 지모와 황백은 볶아서 쓴다.


◎ 가미평위산


▶ 처방내용 : 당산사 40그램, 신곡 12그램, 인삼·맥문동·백출·진피 각 6그램, 후박·삼릉·봉출·오미자·나복자·소자·백개자 각 4그램, 감초 2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복용법 : 식후 30분에 1첩씩 달여 복용한다.


◎ 가미쌍화탕


▶ 처방내용 : 백작약 12그램, 인삼 8그램, 숙지황·천궁·당귀신·황기·맥문동·구기자·건강 각 6그램, 오미자·계피·감초 각 4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복용법 : 식후 30분에 1첩씩 달여 복용한다. 약재 중 숙지황은 생강즙을 뿌려 볶고, 황기를 꿀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볶아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