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부인계

자궁염과 난소염 ‘가미파징탕’과 ‘단전탕’

초암 정만순 2016. 8. 18. 08:31


자궁염과 난소염 ‘가미파징탕’과 ‘단전탕’



자궁염과 난소염 ‘가미파징탕’과 ‘단전탕’ 으로 고쳤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어느 날 42세 여자가 몹시 통증이 심한 듯 남편과 자녀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왔다. 맥을 짚어 보니 미약하면서도 거칠었다. 하복부에는 약간 단단한 덩어리가 감지되었고, 좌측 난소 부위를 누르니 심하게 통증을 호소하였다. 오래 전부터 아팠는데, 일주일 전부터는 너무 아파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 성병을 앓은 적이 있는데, 당시 화학 항생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였다고 하였다. 생리의 양이 적고, 하혈(下血)은 없다고 하였다. 화학 항생제의 장복으로 인해 화학 독소가 자궁 내에 쌓여 세포가 괴사됨으로써 생긴 자궁염과 난소염이라 판단되었다.
자궁염으로 인한 세포 변형은 암 유발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나팔관을 막아 출산을 방해할 수도 있다. 특히 자궁 염증 중에 질염(膣炎)과 경관염(頸管炎) 등은 암으로 발전되기 쉬우며, 골반복막염으로 이행되기도 하고, 나팔관을 막아 출산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화학 독소가 심해 암으로 악화될 위험이 크므로 자궁 염증은 최대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
자궁의 염증은 가장 먼저 냉(冷)에 변화가 생긴다. 보통 배란기에 호르몬 작용으로 분비되는 정상적인 냉은 콧물처럼 무색이지만, 염증이나 암일 경우는 색이 누렇거나 붉으며 악취가 난다. 또 아랫배가 차고 묵직하며 허리도 아픈 증상이 온다. 그밖에 자궁염의 증상으로는 ▶질소양증(膣搔痒症)이 생기거나 쓰라리다 ▶두껍고 흰 치즈 같은 분비물이 나온다 ▶질 입구 주변의 타는 듯한 느낌이 나고, 특히 소변이 이 부위에 닿을 경우엔 더욱 심하게 아프고 쓰라리다 ▶성교통 또는 불쾌감이 난다는 것 등이다.
난소염은 난소에 생기는 염증으로 임균·화농균·결핵균 등에 의하여 일어나거나 내장의 질환에 의한 혈행 장애가 원인이 되어 생긴다. 난소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난소염은 발열을 수반하고, 종종 나팔관염을 유발하며, 격렬한 동통(疼痛)이 나타난다. 만성의 경우에는 하복부에 중압감 혹은 동통을 느끼게 되며,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의 원칙에 의해 정체된 기(氣)를 풀어 통증을 해소하고, 이차적으로 자궁염과 난소염을 근치(根治)할 목적으로 ‘가미파징탕(加味破湯)’을 6첩 지어 복용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환자에게 약을 복용하면 통증이 감소될 것이니 그 후 다시 오라고 하였다.
환자는 3일 후에 편안한 모습으로 혼자서 왔다. 약을 복용한 후 시커먼 피가 이틀 동안 많이 나오더니 통증이 사라졌다고 하였다. 맥을 짚어 보니 현맥(弦脈)이었던 게 평온해졌다. 하복부에 만져졌던 덩어리도 물러졌다. 좌측 난소 부위의 압통(壓痛)은 여전하였다. 경과는 당초 목적한 바대로 되는 듯하였다. 자궁 내에 정체되었던 어혈이 다 빠져 심한 통증이 사라진 것으로 1단계 치료가 예상대로 성공됐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2단계로 자궁염과 난소염을 근치시킬 목적으로 ‘단전탕(丹田湯)’을 10첩 지어 복용하라고 하였다. 환자는 매번 올 때마다 상태가 호전되었고, 총 40첩 복용 후 완쾌되었다. ‘단전탕’은 부산의 이우룡(李羽龍) 선생이 생전에 즐겨 썼던 처방으로 필자가 다소 가감하였다. 그간 하복통을 호소하는 많은 부인들에게 처방해 준 바 2~3첩이면 어김없이 통쾌한 효과를 발휘하였다.



자궁염과 난소염 처방

◎ 가미파징탕(加味破湯)


▶ 처방내용 : 향부자·창출·당귀·백복령·청피 각 6그램, 백작약·지각·길경·방풍·반하·전호·천궁·오약·건강·삼릉·봉출·소목·홍화·도인 각 8그램, 백지·계피·현호색·감초 각 3그램
▶ 법제법 : 창출은 쌀뜨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리고, 반하는 생강 달인 물에 하루 동안 말린다. 도인은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 처방 풀이 : 현호색은 천연 진통제이며, 방풍은 현호색의 성질을 완화시켜 준다. 소목·홍화·삼릉·봉출·오약은 항혈전 작용을 하고, 혈소판 응고를 억제한다. 당귀와 백작약은 혈관 운동 능력을 강화하여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향부자는 신경성 식욕부진을 개선하고, 청피는 소화액 분비를 항진하며, 오약과 계피는 위장의 연동운동을 강화하여 소화를 촉진한다.


◎ 단전탕(丹田湯)


▶ 처방내용 : 시호 12그램, 생지황·백작약·당귀·황금·반하 각 8그램, 인삼·천궁·도인·홍화·오령지·현호색·감초 각 4그램
▶ 법제법 : 반하는 생강 달인 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리길 3번 반복하고, 도인은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 처방 풀이 : 시호와 황금은 염증을 없애고, 혈액의 점도를 낮추어 준다. 생지황, 도인, 홍화는 항혈전 작용을 한다. 황금은 소염과 억균 작용이 있고, 천궁은 통증을 멈추고 자궁을 수축시켜 준다. 당귀와 백작약은 혈액순환을 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