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신 비뇨기계

소변불통 ‘구맥탕’과 ‘육미지황탕’

초암 정만순 2016. 8. 18. 07:57


소변불통 ‘구맥탕’과 ‘육미지황탕’ 



고질적인 소변불통 ‘구맥탕’과 ‘육미지황탕’  써 완치했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20대 청년이 작년 봄에 소변을 보지 못해 양방 병원에 입원하여 처치를 받았다. 그리고 그것으로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재발하여 하루 내내 소변을 보지 못했다. 양방 병원에서 소변을 배설시키기 위해 요관에 흡입기를 삽입하자 1천cc 정도의 시뻘건 혈뇨가 나왔다. 소변이 나오지 않음으로써 생긴 요독증의 위기는 일단 모면하였다.
하지만 모든 양방 병원의 처치가 근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다음 날 다시 소변불통으로 인해 요독증이 생겼다. 그래서 다시 요관에 흡입기를 삽입하여 소변을 배출시켜야 했다. 따라서 양방 병원에 의존했다가는 평생을 소변 흡입기에 의존해서 연명해야 하는 처지일 수밖에 없었다. 양방 병원에서는 궁여지책으로 개복 수술을 권하였으나, 예후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하였다. 환자는 그간 양방 병원의 처치를 여러 차례 받아 왔고, 처방해 준 대로 화학 약도 1년 넘게 복용해 왔다. 그런데 증세가 오히려 악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는 양방 병원의 처치에 문제가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환자는 양방 병원의 모든 처치를 거부하고 필자를 찾아왔다.
요폐(尿閉)라고도 하는 소변불통은 소변을 보려고 해도 전혀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소변은 방광에서 요도에 이르는 길을 따라 배설된다. 따라서 방광에서 요도에 이르는 과정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막히게 되면, 방광의 기능이 떨어지고 잔뇨가 생긴다. 그리고 이것이 점점 진행하여 극도에 달하면 소변불통을 일으킨다. 방광과 요도의 기능이 마치 심장마비처럼 일시적 장애를 일으키면서 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요폐가 되면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풀면서 극심한 하복부 통증을 느끼게 된다. 급성 요폐는 주로 노년의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대부분은 전립선비대증을 갖고 있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로를 둘러싸고 있는 장기이기 때문에 비대해질 경우에 요로를 압박하게 된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을 앓는 환자가 과음했거나, 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거나, 감기약을 복용했을 때 급성요폐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만약 급성요폐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방광염, 전립선염, 신우신염 등의 요로 감염을 유발한다. 만성요폐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방광의 기능을 잃어 스스로 소변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급성요폐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소변을 억지로 참지 말아야 한다. 귀찮더라도 요의를 느끼면 바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다. 소변을 오랫동안 참다가 정작 소변을 보려고 하면 요도를 압박하고 있는 방광 근육이 잘 풀리지 않게 돼 급성요폐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니 건강과 체격이 중간 정도이고, 맥은 홍맥(洪脈)이었다. 소변이 일절 나오지 않았고, 배꼽 아래가 팽만해 있었다. 필자가 판단하건대 상화극군화증(相火克君火證)이었다. 그래서 병이 발생하기 전에 꿈에서 미녀를 보고 몽정(夢精)했는데도 실제로는 정액이 나오지 않았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환자는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역시 필자의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되어 ‘구맥탕(瞿麥湯)’을 2첩을 지어 복용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환자는 다음날 아침에 만면에 희색이 되어 찾아왔다. 저녁에 소변을 2차례나 다량으로 배출하였고, 혈뇨의 색도 묽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같은 처방대로 4첩을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소변도 순조롭게 보고, 더 이상 혈뇨도 나오지 않았다. 그 후 신정(腎精)을 강화하기 위해 ‘육미지황탕’을 10첩 복용하도록 하였다.


소변불통 처방

◎ 구맥탕(瞿麥湯)


▶ 처방 내용 : 구맥·대황·목통·편축·활석·치자·차전자·감초 각 4그램, 호장근·왕불유행 각 8그램, 지모·황백 각 2.5그램
▶ 법제법 : 차전자는 속까지 타도록 볶고, 지모와 황백은 소금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볶는다.
▶ 복용법 : 식전 30분에 한 첩씩 달여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이 처방은 이뇨에 효과가 크다. 구맥은 이수(利水)와 통림(通淋)에 효능이 큰데, 편축·활석·목통·차전자 등이 그 효능을 보조한다.


◎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 처방 내용 : 숙지황 16그램, 산수유·산약 각 8그램, 택사·목단피·백복령 각 6그램
▶ 복용법 : 식간(食間)에 한 첩씩 달여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이 처방은 신장의 정기를 불려 준다. 숙지황, 산수유, 목단피는 항염 작용이 있어서 만성신염을 개선해 준다. 백복령, 산수유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목단피·택사·산수유는 만성신염으로 인한 고혈압을 개선한다. 산약, 산수유, 복령은 간에 영양을 공급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