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신 비뇨기계

혈뇨, 가미사물탕’

초암 정만순 2016. 8. 17. 15:54


혈뇨, 가미사물탕’



혈뇨, 가미사물탕’ 쓰면 말끔히 완치된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혈뇨(血尿)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한다. 보통 소변을 볼 때 눈으로 확인될 정도의 혈뇨라면 병세가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경우가 많다. 대개 요로 결석, 신장염, 방광염, 전립선염, 비뇨기 종양 등이 있을 때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10년 전에 59살의 남성이 혈뇨가 있다며 내원했다. 그 남성은 4년 전에 다니던 회사를 정년퇴직하고 귀향해 농사를 짓고 있었다. 평소 소변을 볼 때 별다른 증상을 발견할 수 없었는데, 최근에 소변을 보면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했다. 맥진(脈診)과 복진(腹診)을 한 결과, 복부에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환자에게 문진(問診)해 보니 소변이 황색이며, 혈색이 비치는 때가 자주 있다고 한다. 또 간혹 혈괴(血塊)가 배출되고, 소변의 양이 적으며, 시시때때로 오한(惡寒)이 나타난다고 한다. 특히 입맛이 없어서 먹는 양도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렇게 먹지 못하다 보니 체력도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한다. 1년 전부터 이 같은 증세가 이어졌고, 그동안 화학 약 등을 많이 복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차도를 보이는가 싶다가 다시 증세가 악화되는 등 지금까지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양방 병원에서는 수술을 하자고 했지만, 이를 미루고 내원하게 됐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이상 환자의 상태를 종합한 결과 방광염(膀胱炎)이라고 판단되었다. 1년 전부터 출혈이 있었다는 점에 중점을 두어 ‘사물탕(四物湯)’을 위주로 하되 이뇨(利尿)와 지혈(止血) 효능이 있는 약재를 가미하여 처방했다. 처방 내용은 당귀·천궁·백작약·생지황 각 14그램, 측백잎·치자 각 11그램, 목통 7.5그램, 택사·적복령 각 5.5그램, 황련·포부자 각 3.75그램이다. 이것을 6첩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상기 환자는 소식이 없다가 한 달 반쯤 지난 뒤 부인과 함께 내원했다. 환자는 자신의 병은 난치병이라 어떤 약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사실상 치료를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원 초기에 처방 약을 먹고 한동안 차도가 있었다가 다시 혈뇨가 나온다며 근본적인 치료를 해 달라고 청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앞의 처방에 엉겅퀴 3.75그램을 가미하여 1제를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앞으로 2제, 3제까지 더 복용할 것을 권했다.
이후 1제를 다 먹고 난 뒤 환자 부인이 희색이 만연하여 다시 찾아왔다. 환자가 소변이 맑아지고, 기운도 조금씩 나면서 입맛이 회복돼 밥을 잘 먹는다고 말했다. 환자는 3제를 모두 복용하고 나서 완치 결과를 보았다.


또 한 번은 전북에 사는 21세의 남자가 내원했다. 2주 전부터 두통과 신열이 있고, 입맛도 없고, 구토와 소화불량의 증세가 나타났다고 한다. 환자에게서 특별한 병력을 찾을 수 없었지만, 진찰 결과 눈이 좀 충혈되어 있고, 안면이 황적색을 띠고 있었다. 또 상복부에 심한 흉통이 있었고, 편도선염 증세가 있었다. 맥박은 1분에 120회 정도 뛰었다. 환자에게 그동안 어떤 치료를 받았느냐고 물었더니 “모 양방 내과에서 기관지염이라고 하며 3일 분의 화학 약을 처방해 줘 복용했다”고 한다. 필자는 앞서 진찰한 양의사들의 진찰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양방의 특성상 임시방편적인 처치로 화학 소염 진통제를 복용시킴으로써 병증이 조금도 치료되지 않
았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환자의 병세가 장명위부(腸明胃府)에 전입경(傳入經)한 것으로 단정했다. 그리고 급성위염으로 판단하고, ‘가미평위산(加味平胃散)’을 처방하여 치료를 시작했다. 처방 내용은 창출 7.5그램, 동과피 5.5그램, 후박·신곡·산사·사인 각 3.75그램, 감초 2그램이다. 이것을 3첩 지어 복용하고, 이틀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러나 환자는 이틀이 지난 뒤에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일주일이 지나서 아주 밝은 얼굴로 내원했다. 그리고 필자에게 인사를 정중하게 하면서 병증이 가라앉았다며 매우 기뻐했다. 환자는 그간의 고통을 설명했다. 그는 평소에 밥을 먹은 뒤 매일 3차례 정도 화장실에 갔는데, 그때마다 혈변(血便)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생활이 5년 동안 계속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간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치료가 돼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