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오관계

시력 상실 ‘가미상어환’

초암 정만순 2016. 8. 17. 20:01



시력 상실 ‘가미상어환’


시력 상실 ‘가미상어환’ 쓰면 눈을 뜨게 된다/1407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순조 때 충청도의 어느 시골에 거주하는 곽 진사는 오랜 기간 안질로 고생하다가 맹인(盲人)이 되었다. 백방으로 치료하기 위해 다녔으나 일무득효(一無得效)였다. 그러던 중에 안질 전문의라고 자칭하는 김 훈장의 진찰을 받았다. 김 훈장의 말에 의하면, “이것은 간화(肝火)가 누적되어 안정(眼精)이 약화된 것인 즉, 울화(鬱火)를 사하고 간음(肝陰)을 보하면 치료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곽 진사는 지금까지 거액을 낭비했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하여 완치 후에 300냥을 주기로 하고 계약했다.
곽 진사 집에는 4대조 할아버지가 중국 사신으로 머물 때 중국 천자의 총애를 받아 귀국할 때 선물로 하사받은 옥냉연(玉冷硯)이라는 희귀한 보물이 있었다. 이것은 여름에는 차갑고 겨울에는 온기가 동(動)하는 오색영롱한 벼루였다. 곽 진사가 맹인이 된 후로는 서재 깊숙이 숨겨 두었는데, 이를 안 김 훈장이 한편으로는 치료에 힘쓰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벼루에 대한 욕망을 참지 못하여 훔치게 되었다. 그 후 날이 가면서 곽 진사는 안질환이 급속히 호전되었지만, 눈을 뜨고 보니 옥냉연이 행방불명되어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실 곽 진사는 이것이 김 훈장의 소행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다시없는 은인으로 생각하여 감히 일언반구의 불평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적당한 시기에 물어볼 요량으로 기다리던 중 안질환이 완치되어 앞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곽 진사는 막상 낫고 보니 완치 후 300냥을 사례한다는 계약이 부담되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돈을 안 줄 궁리를 했다. 이에 김 훈장이 부득이하게 고소를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관가에서는 소장(訴狀)에 의하여 곽 진사를 호출했다. 사연을 심문한 즉, 그 계약은 완치한 후에 300냥의 사례금을 증여하기로 한 것인데 아직 완치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옥냉연이 보이지 않는데, 이를 두고 어찌 완치라 하겠는가?라고 반문한 것이다. 대신 옥냉연을 보게 되는 날, 반드시 사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관가에서는 그날부터 양쪽 집안을 모두 수사한 결과 김 훈장이 곽 진사의 눈이 먼 것을 이용하여 그 보물을 절도했음을 밝히고, 김 훈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려고 했다. 이때 곽 진사가 생각하기를 ‘김 훈장의 마음은 불미스럽지만 그의 은혜는 부모 이상’이라 여기고 관가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리하여 곽 진사가 300냥을 김 훈장에게 주고, 옥냉연을 되찾게 되었다.
한편 곽 진사 집에서는 곽 진사의 시력이 회복되어 눈을 뜨게 됐을 뿐 아니라, 아끼던 보물까지 되찾았으니 겹경사라 하여 인근 지역의 유지와 명사를 초청하여 크게 잔치를 열었다. 그때 곽 진사의 친지인 김 진사의 문객으로 김 추사라는 사람이 함께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는 서예에 능하고 금석학에도 뛰어난 조예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옥냉연을 직접 보고는 그 물체의 근본을 다각도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말하기를 “이 물질은 비광물, 비식물, 비동물이라 무엇에 속하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잠시 묵상을 하더니 고서에 “촉사천년(蜀蛇千年)에 화우연(化于硯)”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잠시 후 한 걸음을 앞으로 내딛어 뜨거운 담배통을 옥냉연에 접촉을 시키니 옥냉연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제야 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옥냉연이 천년된 촉사임을 알게 되었다. 그 다음 날 김 추사는 곽 진사집을 방문해서 옥냉연에 대한 격물학적 견해와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사실을 설명했다. 그리고 곽 진사를 납득시켜 상호 합의하에 펄펄 끓는 기름 가마솥에 옥냉연을 던져 넣어서 처단시켰다. 옥냉연이 사라진 걸 안 김 훈장은 자신의 과욕을 뉘우치며 참회의 뜻으로 <춘추진료록(春秋診療錄)>을 통해 비방(秘方)을 공개했다.

◎ 가미상어환(加味漁丸)


•처방 : 상어간(漁肝) 375그램, 적하수오ㆍ결명자 각 185그램, 천황련(川黃蓮) 112그램, 경면주사(鏡面朱砂) 75그램, 용뇌(龍腦) 11그램, 사향 4그램, 잉어 담즙 10회분
•복용법 : 1회에 20환씩 1일 3회 식후에 복용한다.
•법제법 : 상어간은 말린 후 살짝 달군 솥에 넣고 고루 저어 주면서 볶는다. 그런 다음 상어간과 적하수오, 결명자, 천황련, 경면주사를 혼합(混合)하여 가루를 낸다. 위 약재를 합하여 농전(濃煎)한 인유(人乳)에 섞어서 오자대(梧子大) 크기로 동그랗게 환을 빚는다. 그런 다음 금박(金箔)으로 옷을 입혀 보관한다.
•뜸요법 : 뜸으로 치료를 병행하는데, 각손(角孫) 혈을 보(補)하고 간유(肝兪) 혈을 사(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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