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호흡기계

급성기관지염, ‘마행감석탕’

초암 정만순 2016. 8. 17. 19:56


급성기관지염, ‘마행감석탕’


급성기관지염, ‘마행감석탕’ 쓰면 목이 시원해진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급성기관지염은 크게 태양병과 풍열병으로 변증(辨證)할 수 있다. 태양병은 맥이 완(緩)하지도 않으면서 긴(緊)하지도 않고, 동삭(動數)한다, 또는 양촌맥(兩寸脈)이 독대(獨大)하며 두통·미약한 오한·신열작한(身熱作汗)·갈증 등이 나타난다. 태양병이면서도 오후에만 열이 심한 것을 온병(溫病)이라고 한다. 이 경우 기침은 하되 가래가 없고, 갈증이 심하지 않다. 풍열병은 오한(惡寒)이 있으면서 눈이 빠질 듯이 아프고, 눈물과 콧물이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더 심해지면 해수증이 된다. 이러한 병변을 서양의학에서는 병원체가 비염을 불러일으키고, 그 결과 후두염을 일으켜 기관지염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증상은 노인과 어린아이에게 많으며, 주로 봄과 가을에 발생한다. 병이 체내 심부로 침투하게 되면 폐렴이 되기 쉽다.
태양병과 풍열병의 자각 증상으로는 흉통과 해수가 있다. 염증이 심하면 그에 따라 해수가 심해진다. 발병 초기에는 농담(膿痰)이 적으나, 말기에는 농담이 많아진다. 알코올 중독자가 이 병에 걸리면 객담(喀痰)에 소량의 피가 섞여 나온다. 이를 출혈성 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증상이 가벼울 때는 전신 권태감이 생기지만, 중해졌을 때는 발열·두중(頭中)·식욕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어린아이들은 열이 섭씨 39도 이상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다.
급성기관지염은 증상에 따라 크게 경증과 중증으로 나눌 수 있다. 경증인 경우는 은은하게 미열이 나고, 담이 약간 나온다. 경증은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면 쉽게 낫는다. 하지만 그릇된 생활과 임시방편적인 처치를 지속하면 재발이 반복되어 만성기관지염으로 발전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경증 급성기관지염에는 ‘은교산(銀翹散)’을 처방한다. 만약 주객객담혼혈(酒客喀痰混血)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목단피 11그램, 생지황 22그램을 가하는 것이 좋다.
중증은 경증이 변하여 심부에 들어간 것으로 폐렴과 구분하기가 극히 어렵다. 섭씨 40도에 이르는 고열과 두통, 심한 피로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 함께 기침 소리가 무거우면서 탁하게 나고, 가래가 곤란할 정도로 많이 나온다. 만약 어린아이가 이 병에 걸렸을 때 가래를 넘겨 뱉지 못하게 되면 호흡이 거칠어진다. 더 심할 경우에는 호흡 장애로 콧구멍을 들먹이면서 숨을 쉬는 비익호흡(鼻翼呼吸)을 하게 된다. 또한 호성(呼聲) 시에 신음하는 소리를 내게 된다. 이는 병세가 다시 들어오는 것인데, 옆에서 보기에도 딱할 정도다. 그릇된 생활과 처치를 지속하면 병변이 기관지폐렴으로 악화되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소아마진(小兒痲疹), 백일해, 백후(白喉) 등의 병증에 함께 발병하는 일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중증 급성기관지염에는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을 처방한다. 만약 해수가 극심하고 담이 많을 때는 길경 11그램, 반하 11그램을 가하는 것이 좋다.
중증 급성기관지염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가벼운 것은 단기간에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중증일 경우에는 다소 시일을 요한다. 그러나 위험성은 별로 없다. 그릇된 생활과 처치를 지속하여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으로 전변(轉變)했을 경우에는 예후가 간혹 불량할 때가 있으니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호흡곤란 증상이 수반되면 그로 인해 순환장애가 생기고, 전신 쇠약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급성기관지염은 평소에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과 화학 약의 섭취를 금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가정에서 냉수욕으로 피부를 단련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 중의 하나다. 급성기관지염에 걸렸을 경우에는 환자의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바람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치료법이다. 가벼운 증상에는 따뜻한 녹차나 홍차 등을 많이 마셔서 발한(發汗)시키는 것이 좋다. 더불어 가슴에 온습포(溫濕布)를 하는 것도 좋다. 노인의 경우에는 강심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방요법으로는 마늘의 즙이나 양파 즙을 콧구멍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는 방법이 있다. 또는 파의 머리 부분이나 마늘의 머리 부분으로 콧구멍을 막아 두는 것도 효과가 있다. 침구요법으로는 폐유·곡지·대추·풍문·합곡·족삼리 혈에 자침하되, 뜸은 뜨지 않는다. 폐유 혈은 폐의 경기가 등으로부터 흘러 들어가는 유혈(兪穴)로서 능히 기(氣) 통하게 하고, 폐의 기를 조절하여 폐열(肺熱)을 사(瀉)해 주는 효능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