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부인계

자궁출혈, "가미궁귀교애탕"

초암 정만순 2016. 8. 17. 13:33



자궁출혈, "가미궁귀교애탕"


자궁출혈, 궁귀교애탕에 대계 가미하면 특효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자궁출혈과 관련해 의서(醫書) 『금궤요략(金要略)』은“사왈(師曰) 부인유루하자유반산후(婦人有漏下者有半産後) 곤속하혈(困續下血) 도불절자(都不絶者) 가령임신복중통(假令姙娠腹中痛)위포조(爲胞阻) 교애탕주지(膠艾湯主之)”라고 명시했다. 즉‘궁귀교애탕(芎歸膠艾湯)’은 자궁출혈의 주치방(主治方)으로 설명되어 있다. 유산 후 하혈이 지속되면서 임신 중 자궁출혈과 복내(腹內), 즉 소복이 진통하는 것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처방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같은처방이 너무 간단하고 평범해 신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별도의 기방(奇方)을 찾으려 방황하던 중에‘궁귀교애탕’에 대계(大)를 가미해 득효(得效)한 이후 경시하던 생각을 버리고 수차례 임상에 응용한 결과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았다. 이 처방은 과로로 인하여 기혈이 허손해지는 것을 고친다. 또 임신이 튼튼하게 되지 않아서 태동이 불안하고, 복통이 있을 때, 유산이 되지 않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또는 과로로 인하여 임신 하혈이 있고, 허리가 심하게 아픈 것을 치료한다. 혹은 태(胎)가 위로 치받쳐서 호흡이 곤란하거나, 자궁이 약해져서 경혈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것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궁귀교애탕’을 응용한 첫 번째 치험 사례는 9년 전으로 29살의 한 여성이다.
문진(問診)과 복진(腹診)을 한 결과, 건강한 이 여성은 초산으로 순산했다고 했다. 그러나 한 달이 넘도록 선혈(鮮血)이 끊이질 않는다고 했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궁귀교애탕’에 대계 11.25그램, 해표초(海) 3.75그램을 가미하여 5첩을 지어 보냈다. ‘궁귀교애탕’의 처방 내용은 천궁 4그램, 당귀·애엽 각 6그램, 작약·건지황 각 8그램, 감초·아교(阿膠) 각 4그램이다. 환자는 2~3첩을 복용하면서부터 출혈이 멎었고, 5첩을 모두 복용한 뒤 출혈이 완전히 멈췄다며 환자의 어머니가 직접 내원해 감사를 표했다.


또 다른 치험 사례는 강원도 정선의 산골에 사는 임신 3개월의 38살 부인이다.
그 부인은 소복통(小腹痛)에 하혈이 있자 급하게 내원했다. 양방 종합병원에서는 수술을 종용했다.
필자는 양방 병원에서 임신 3개월 환자에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자궁외임신(子宮外姙娠)으로 진단한 것으로 보고, 다시 환자에게 물었지만 병명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필자는 처방에 앞서 다시 정밀하게 복진한 결과 태중의 아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 신중하게 판단했다. 그리고 평소에 자주 처방하던‘궁귀교애탕’에 대계 11.25그램을 가미하여 3첩을 복용하도록 했다. 환자는 3첩을 모두 복용한 뒤 복통이 완화되고 하혈의 양도 감소 하였다. 이어 6첩을 더 복용하도록 한 결과 자궁출혈이 완전하게 멎고 복통도 사라졌다. 필자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6첩을 추가로 처방해 주었다. 7개월이 지난 뒤 환자는 남자아이를 순산했고, 1년이 지나서 내원해 감사를 표했다.


또 한 번은 30살의 여성이 출산을 하고 한 달 후 자궁에서 돌열출혈(突熱出血)이 발생해 내원했다. 이 여성은 초산이었지만 월경 양도 적고, 색깔도 선홍(鮮紅)이면서 계속 피곤함이 이어졌다고 했다. 면밀하게 복진한 결과 하혈이 시작된 지 3일 정도 된 것으로 판명됐다. 따라서 대계 18.75그램, 건지황 11.25그램, 생지황·당귀·천궁 각 7.5그램, 천궁·애엽·아교·감초 각 3.75그램으로 구성된 약재한 첩을 처방해 주고 재탕해서 복용하라고 일러줬다. 다음날 그 여인이 찾아와 하혈이 멎었다며 또 한 첩을 처방해 달라고 했다. 이후 여인은 쾌차하여 정상적인생활을 하고 있다고 알려 왔다.


이상의 치험례를 통해 확인된 바를 종합하면‘궁귀교애탕’은 구성 요소로 볼때 어혈(瘀血)이나 실증에서 오는 자궁출혈에는 적당한 처방이 아니라고 사료된다. 다만 위 3명의 치험 사례에서 보듯이 허증인 경우에는 적합한 처방이라고 판단된다. 그리고‘궁귀교애탕’본방(本方)만으로 주효(奏效)하였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에 대계가 가미되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확신한다.
대계에 대해 옛 의서『약성가(藥性歌)』에는“대소계고(大小苦) 소중혈(小腫血) 토육타각붕루절(吐唾崩漏絶)이라고 했다.”이를 근거로 자궁출혈에 시용(試用)할 만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