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만성위염과 위궤양에 특효‘하교탕’

초암 정만순 2016. 8. 16. 09:25




만성위염과 위궤양에 특효‘하교탕’






■ 자료 제공 : 천산거인


 누구나 참기 힘든 복통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몇 번씩은 있을 것이다. 보통 심하게 체하거나 위장에 염증 또는 궤양이 생겼을 경우에 복통이 나타난다. 위염은 염증으로 인한 손상이 점막에 국한된 상태를 말하고, 위궤양은 위산에 의해 점막뿐 아니라 근육 층까지 헐게 된 상태를 말한다.
우리 위 속에는 항상 산도(酸度) 1.5~2의 위산이 들어 있다. 화장실 청소 때 쓰는 염산의 산도가 1이므로 위산이 얼마나 강산성(强酸性)인지 짐작할 수 있다. 위산은 음식물을 녹여 소화를 돕고, 세균이나 곰팡이들을 제거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위산 자체가 독하기 때문에 위 자체를 녹이거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내벽엔 위산으로부터 위를 보호하는 점액이 덮여 있고, 위산을 중화시키는 알칼리성 물질이 분비된다. 문제는 우리가 화학적으로 가공된 서구식의 음식이나 화학 약물 등을 섭취함에 따라 위산이 과다 분비되고, 이에 따라 결국 염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불규칙한 식습관, 과음, 스트레스, 운동 부족도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위장질환은 근래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품과 냉한 음식, 그리고 화학약 등의 섭취로 우리나라 사람에게 빈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06~2010년)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염 진료 환자는 2006년 447만 명에서 2010년 541만 명으로 연평균 4.9퍼센트 증가하였다. 또 인구 10만 명 당 환자 수는 2006년 9천428명에서 2010년 11만58명으로 연평균 4.1퍼센트 증가했다.
위장 질환으로 소화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면 몸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얻지 못하므로 전신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변비, 설사와 같은 것에서부터 만성피로, 만성 두통, 어지러움, 구취, 어깨 결림, 뒷목 당김, 불면, 복통, 손발 저림, 피부병, 다한증, 근육통, 치질, 발기부전, 성교통 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소화기계는 음식물의 소화뿐만 아니라, 인체를 조절하는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비위(脾胃)는 후천지본(後天之本)이며 기혈생화지원(氣血生化之源)이라고 하였다. 이는 엄마 뱃속에서 나와 제 힘으로 몸을 지켜 가는 데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서 기혈을 만드는 원천이라는 뜻이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오면 가문에서 전해 내려온 비방인 ‘하교탕(蝦膠湯)’을 처방해 치료하곤 했다. ‘하교탕’의 재료는 새우젓 100그램, 마늘 100그램, 생강 100그램, 고춧가루 30그램이다. 이 약재들을 함께 다져서 식사 때마다 10~30그램씩 들기름과 함께 밥에 비벼 먹으면 된다. 밥이 아닌 죽에다가 타서 먹어도 괜찮다.
재료 중에서 새우젓은 반드시 추젓으로 써야 한다. 우리가 젓갈을 담는 새우를 젓새우라고 하는데, 잡는 시기에 따라 젓갈의 이름을 달리 부른다. 음력 6월에 잡는 젓새우로 담근 육젓은 살이 통통하고, 5월에 잡아 담근 오젓은 그보다 작다. 추젓은 가을에 잡아 담근 젓으로 오젓보다 더 작고 살도 무르다. ‘하교탕’에 추젓을 쓰는 이유는 추젓이 가장 작아서 그만큼 쓸개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새우는 죽을 때 쓸개를 몸에 퍼뜨리므로 쓸개의 효용이 거의 없다. 그러나 산 새우로 담은 추젓의 쓸개는 해독과 면역력 증강, 염증 치료의 효능이 매우 뛰어나 위염과 위궤양을 잘 다스린다. 옛말에 새우젓을 상식하는 사람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고도 했는데, 이는 미세 영양소를 분해하여 뇌로 보내는 새우 쓸개의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새우젓은 골수암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하교탕’은 위염과 위궤양뿐만 아니라 식중독, 만성식도염, 위무력증, 대장염, 소장염 등에도 두루 좋다. 또 음식 섭취를 잘 하지 못하는 중환자나 암 환자가 먹으면 치료와 회복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