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치질

초암 정만순 2016. 8. 12. 09:07



치질


민물 가재를 이용한 치질 특효방 


윤분순/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 약을 잘 짓는 ‘할배’가 계셨다. 노인은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노인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노인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노인은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다음은 노인의 비방 중 민물 가재를 이용한 치질 치료 특효방이다.

이 비방은 치질 중 치핵이 겉으로 드러난 치질에 효과가 크다. 내용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1급수에 사는 민물 가재를 여러 마리 잡아 산 채로 토종꿀에 넣은 다음, 땅을 30센티미터 파고 단지를 묻어 둔다. 그리고 6개월 후에 이것을 꺼내어 겉으로 드러난 치질의 치핵에 수시로 바른다. 그러면 점차 치질이 괴사되어 떨어지게 된다. 먹으면 식중독의 위험이 있으니 바르기만 할 뿐 먹지 않도록 한다. 가재는 반드시 산 상태의 것이나 산 것을 즉시 냉동시킨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땅에 묻어 두는 이유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 민물 가재를 이용한 치질 치료법은 일부 민가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한번은 고향인 산청 절골에 사는 언니에게 가재를 잡아 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언니의 말은 고향 계곡에는 민물 가재가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동네 사람들이 가재를 황설탕에 짓이겨 치질에 바른다고 잡아대기 때문이라고 한다. 황설탕에 가재를 짓이겨 바로 바르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토종꿀에 가재를 재워 6개월 동안 숙성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