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대장염과 설사의 명약 ‘관동탕’

초암 정만순 2016. 8. 13. 08:16





대장염과 설사의 명약 ‘관동탕’



 



■ 자료 제공 : 천산거인

여름철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장(腸)이 자주 탈이 나는 계절이다. 무덥고 습기가 많아 음식이 상하기가 쉽고, 아이스크림·청량음료·맥주 등 차가운 것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덥다고 차가운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 장이 굳어져 복통을 일으키게 되거나 묽은 변을 보게 된다. 특히 요즘은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육식 등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하면서 예전보다 대장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계속 섭취하다 보면 화학 첨가제 등으로 인해 대장을 비롯한 인체 장부가 상하기 마련이다. 또 육식은 사람에게 주어진 먹을거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소화기관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대사되지 않은 음식물이 대장 등에 쌓이게 된다. 더구나 고기는 섬유질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제대로 통변(通便)되지 못하고 장내에 쌓이는 걸 가중시킨다. 한자를 보더라도 부패 ‘腐’는 어떤 중심을 뜻하는 ‘府’와 고기 ‘肉’이 합쳐진 글자이다. 즉, 고기를 섭취하면 대장 등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부패한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장염은 급성장염과 만성장염으로 나뉜다. 급성장염의 경우 차가운 음료수나 상한 식품, 그리고 화학물질에 심하게 오염된 식품 등이 주요 원인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설사와 복통이고, 복부 불쾌감·구토·발열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설사는 음식을 먹고 난 후 대략 4시간이 지나면서부터 생긴다. 음식물이 식도와 위, 십이지장, 소장을 거쳐 대장에 4~6시간 만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설사가 시작되면 하루에 10회까지도 화장실에 가게 되고, 설사를 할 때마다 아랫배가 아프다. 변은 죽 또는 물 모양이고, 색깔은 황색 혹은 녹색을 띠며, 포말과 점액이 섞여 있는 수가 많다. 그리고 대변을 봐도 덜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 만성장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만성장염은 급성장염에 비해 증세는 가볍지만, 치료가 쉽지 않다. 경증일 때에는 설사뿐이지만, 심한 경우 복부의 불쾌감·팽만감·통증 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영양 저하로 전신이 쇠약해지고, 빈혈이 되기도 한다. 전통의학적으로 볼 때 급성장염은 열증(熱症)에 속하며, 만성장염은 한증(寒症)에 속한다. 열증의 경우에는 원인이 명확하고 증상이 급격한 만큼 질병의 기간도 짧다. 반면 급박한 증상이 없고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수개월 이상 설사나 묽은 변이 지속될 경우 한증을 의심해야 한다.
전통의학에서는 장염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 장내의 과도한 수분을 조정하고, 장의 면역력을 키워 주는 방법을 쓴다. 이런 맥락에서 소장이나 대장에 습열(濕熱)이 있는 경우 이를 제거하여 대장의 열을 식혀 준다. 비위(脾胃)가 허하면서 병이 소장이나 대장에 있는 경우에는 비위를 튼튼하게 하면서 습을 없애 준다. 또 간(肝)의 혈액순환이 장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간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간 기능을 강화시키고, 인체 장부(臟腑) 사이의 기능적 균형을 맞춰 주는 방법을 쓴다. 만성장염의 상태가 되면 장내 혈액 흐름이 느려져 산소가 부족해지고 복강 내 세포들의 기능이 약해져 허혈성(虛血性) 복통으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주는 요법이 큰 도움이 된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여름철에 대장염에 걸려 설사를 하는 환자가 오면 ‘관동탕(款冬湯)’을 처방해 고쳐 주었다. 처방 내용은 생미나리 200그램과 관동화 잎 50그램이다. 두 가지 약재의 즙을 짜서 50~60cc에 물을 타서 100~120cc의 탕을 만든다. 이것을 하루에 한 번, 아침이나 저녁 때 공복에 복용한다.
‘관동탕’은 대장염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간 질환이 있을 때 2~3개월 매일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대장 용종을 수술한 후나 간경화, 간암 등이 있을 때도 관동화가 좋다. 이때는 관동화, 미나리, 메좁쌀을 같은 양으로 하여 1.5리터의 물을 붓고 죽을 쑤어 냉장고에 넣어 두고 간식으로 먹으면 특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