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위장병, 백출탕과 가미복령탕

초암 정만순 2016. 8. 17. 09:45


위장병, 백출탕과 가미복령탕



극심한 위장병, 백출탕과 가미복령탕 쓰면 낫는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6년 전 40대 중반의 한 부인이 내원했다. 진찰실로 들어서는 부인은 얼굴에 핏기가 없고, 안색도 황갈색으로 허약해 보였다. 한눈에 위장 관련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부인은 일찍 남편을 잃고 혼자 5남매를 키우며 극심한 생활고와 신경쇠약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보니 제때 식사를 못하거나 거르는 때가 많았고, 그 바람에 최근에는 위장 장애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견디다 못해 양방 병원에 가서 진찰 받은 결과 위염과 진행성 위궤양이란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5개월째 화학 약을 복용했지만, 전혀 차도가 없어 수소문 끝에 찾아오게 됐다고 울먹였다.
증세를 물으니 환자는 공복 시에 신물이 넘어오
고, 속이 쓰려서 늘 죽이나 가벼운 식사를 하는 정도라고 했다. 또 간혹 명치 밑에 묵직한 것이 머물러 있
고, 통증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속이 더부룩하고, 구역질도 난다고 했다. 상태가 이러니 식욕이 전혀 없다고 했다. 최근에는 각혈과 함께 검은색의 변을 보는 횟수가 늘었다고 했다.


필자는 좀 더 정확한 병인(病因)을 파악하기 위해 맥진(脈診)과 복진(腹診)을 한 결과, 위염이 심해 위궤양 증세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1차적으로 ‘백출탕(白朮湯)’을 처방했다. 처방 내용은 황기 6그램, 백출·창출·백복령·금은화·마치현·택사 각 4그램, 신곡·맥아·산사·공사인·진피·소엽·목향 각 2그램이다. 특히 환자가 위산과다로 신물이 넘어온다고 해서 치자·갈근 각 4그램, 시호·승마 각 2그램을 가미해서 썼다. 그리고 환자에게 3첩을 지어 주며 하루에 한 첩씩 3번 나누어 식전에 복용하도록 지도했다.
3첩을 다 복용한 뒤 환자가 다시 찾아왔다. 환자는 처방 약을 복용한 후 속이 편안해지고 소화도 잘 된다고 했다. 그러나 통증과 대변이 검게 나오는 것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필자는 고민 끝에 침구요법을 병행했다. 우선 기본 치료 혈로 위장·중완·상완·양문·천추·하완·족삼리·간유·비유·위유·격유 혈에 직자(直刺)하여 20분간 유침(留針)한 다음 5분마다 한 번씩 행침하여 강한 자극을 줬다. 그리고 신문과 대릉 혈에 팔꿈치 안쪽을 향하여 45도 각도로 자침(刺針)한 후 20분간 유침했다. 그리고 5분마다 한 번씩 행침(行針)하여 강한 자극을 주었다. 뜸은 신궐 혈에 간접구(間接灸)를 실시했다. 동시에 수건을 따뜻하게 하여 복부에 대고 찜질했다. 찜질은 귀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계속 실시하도록 일렀다. 아울러 음식 섭취에 주의를 당부했다. 육류와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 등 비자연적인 음식의 섭취를 금하도록 했다. 대신 현미 죽이나 발효 음식, 과일 등 자연적인 음식을 섭취하도록 지도했다.
그 이후 환자는 일주일쯤 지나서 다시 찾아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기뻐했다. 한 달 이후 다시 찾아온 그는 처방해 준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서 위염이 완치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 다른 위장 질환 치료 사례는 위궤양으로 몹시 고생하는 50대 초반의 회사 간부였다. 환자를 촉진한 결과 맥이 현긴(弦緊)했다. 복부를 안진(按珍)한 결과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배꼽 아래는 적괴(積塊)가 만져졌다. 소화불량과 구토증도 자주 있다고 했다. 음식을 먹고 나면 통증이 심한데, 토혈(吐血)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환자는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2년 전부터 증상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필자는 일단 위궤양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구토와 위통(胃痛)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미복령탕(加味茯笭湯)’을 10첩을 지어 하루 1첩씩 공복에 복용하도록 지도했다. 처방 내용은 반하 12그램, 건강·백복령·백편두 각 8그램, 황기·인삼·당귀·진피·산사육·신곡·맥아·백급·갈근·연육·현호색·천궁·소회향·적석지 각 4그램, 백출·공사인·몰약·감초 각 2그램, 행인·박하·향부자 각 1그램이다. 그러면서 침구요법도 병행했다. 5일마다 족삼리·삼음교·양구·수삼리·합곡·위유·중완에 자침했다. 아울러 육류와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음식, 찬 음식 등의 섭취를 금하도록 했다. 식사도 일정한 시간에 소식(小食)을 하라고 당부했다.
환자는 치료한 지 2주차가 되자 밝은 표정으로 내원했다. 구토가 멈추고 위통이 점차 줄면서 소화도 잘 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엔 ‘가미복령탕’에서 반하와 건강을 빼고 10첩을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이렇게 약물과 침구법을 병행해 치료한 환자는 40여일 만에 위궤양이 완치되어 현재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