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부인계

천연 여성호르몬제 ‘여정실고’

초암 정만순 2016. 8. 13. 07:31



천연 여성호르몬제 ‘여정실고’


폐경기 천연 여성호르몬제 ‘여정실고’


■ 자료 제공 : 천산거인

노 화로 인해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어 1년간 생리가 없는 것을 폐경(肺經)이라고 한다. 따라서 폐경은 자연적인 신체 변화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에게 있어서 폐경은 만성질환보다 훨씬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한다. 예를 들어 불면증이나 불안감과 같은 정서적 문제에서부터 요통과 기억력 장애 등 신체적 증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에 당면하게 된다.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직면하게 되는 폐경기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2차적 질환에 노출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화학물질로 합성한 여성호르몬제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70만 명의 여성이 갱년기장애로 양방 병원에서 호르몬제 처치를 받는다.
호르몬요법은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합성 화학 호르몬제를 투여하여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보충하는 처치법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여성들이 갱년기의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 화학 합성 호르몬제의 처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화학 호르몬제 처치를 통해 생리 기능이 일시적으로 회복되었다 하더라도 난소 기능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질병을 유발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갱년기장애에 대한 호르몬요법은 당뇨병 위험을 14퍼센트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학 호르몬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유방암과 자궁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외에도 유방통, 오심, 구토, 복부 팽만감, 전신 부종,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화학 호르몬제의 부작용 때문에 천연 여성호르몬이 풍부한 식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여정실(女貞實)을 빼놓을 수 없다.


여정실은 바닷가 낮은 산기슭에서 자라는 광나무의 열매를 쪄서 말린 것이다. 광나무는 주로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서 많이 분포한다. 전통의학에서는 말린 열매를 생약으로 쓰는 반면, 민간에서는 잎을 삶아서 종기에 바른다. 광나무는 전초(全草)를 모두 약재로 쓰는데, 열매가 검게 익는 대로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그대로 쓴다. 성분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정력을 높이는 만니톤과 함께 여성의 성감을 높이는 시링긴이 들어 있다고 한다. 또한 화학 항암제나 방사선 처치로 인해 감소한 암 환자의 백혈구 수치를 높이는 효능도 밝혀졌다.
전통의학에서는 여정실이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 주고, 눈을 밝게 하며, 간장과 신장을 보해 주는 것으로 본다. 주로 신경쇠약, 가슴이 뛰는 증세, 허리와 무릎이 저리고 아픈 증세, 이명, 어지러움, 노인성 백내장, 망막염, 식은땀, 일찍 머리카락이 희어지는 증세 등에 쓴다. 생열매를 같은 양의 설탕과 함께 10배의 증류식 소주에 담근 것을 여정주(女貞酒)라고 한다. 매일 소량씩 복용하면 강장에 큰 효과를 얻는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폐경기 여성이 급격한 신체적ㆍ정신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찾아오면 ‘여정실고(女貞實膏)’로 치료했다. ‘여정실고’의 기본 처방은 말린 여정실 300그램을 가루 내어 토종꿀을 붓고 10일 동안 바짝 발효시킨다. 그런 다음 1개월 동안 상온에서 보관한다. 1개월 정도 지나 아침저녁으로 찻숟갈로 하나 정도씩 복용한다. 갱년기장애뿐만 아니라 호르몬 분비와 자궁 건조, 냉증을 극복하는 데도 특효를 보인다.
토종꿀은 딸꾹질과 기침을 멈추게 하고, 피부를 곱게 하며, 대변을 통하게 한다. 청열(淸熱), 보중(補中), 생진(生津)의 효능이 있다. 또한 몸의 면역력을 키우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한다. 특히 노인이나 소화력이 약한 회복기의 환자에게 좋으며,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특효다. 생지황, 백복령, 인삼 등을 배합하면 보비화위(補脾和胃), 익기생진(益氣生津)하는 약물이 된다. ‘경옥고(瓊玉膏)’가 대표적인 처방이다. 따뜻하면서 단맛을 가지고 있으므로 습열적체(濕熱積滯)로 인한 병증에는 사용을 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