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천산거인
신 장(腎臟)은 아래쪽 배의 등 쪽에 강낭콩과 같은 모습으로 쌍으로 위치하며 혈액을 걸러 배설함으로써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산성도 등 체액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또 칼슘과 인 대사에 중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하고 활성화시키는 내분비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크기는 자기 주먹만 하고, 수뇨관을 거쳐 방광으로 이어져 있다. 정상인의 신장에서 하루에 여과되는 혈액량은 무려 180리터에 이르지만, 대부분은 재흡수되고, 실제로 배설되는 양은 1~2리터에 불과하다.
그런데 신장의 기능이 나빠져 신장의 혈액 여과 장치가 막히면 하루 종일 오줌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것을 무뇨(無尿)라 한다. 또 무뇨는 아니지만, 소변량이 감소하여 하루 소변량이 0.5리터 미만으로 적게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핍뇨(乏尿)라 한다. 이렇게 무뇨와 핍뇨가 되면 체액의 항상성이 깨져 세포가 활성화되지 못하게 된다. 또 체내에 요산이 많아져 요독증(尿毒症)이 생기게 된다. 나아가 얼굴과 손발이 붓기 시작하여 복부나 흉부에 물이 고이는 부종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 결과 혈압이 높아지면서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장 기능마저 떨어지게 된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신장 기능이 약화되어 전신 부종이 생기거나, 혈액투석을 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환자가 찾아오면 생밤을 이용해 치료했다. 방법은 생밤 10킬로그램과 엉겅퀴 전초 400그램을 한 데 넣은 다음 충분히 끓일 만큼의 물에 붓고 8시간 동안 삶는다. 절대 증기로 쪄서는 안 된다. 밤이 충분히 익으면 물을 버리고 밤을 냉장 보관해 둔다. 그리고 60그램씩 꺼내어 밤 껍질을 깐 다음 하루 3회 식전 또는 식후에 먹는다. 일반적으로 오전 9시, 오후 3시, 저녁 10시로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신장 기능이 강화되어 부종이 빠지게 된다. 방법이 어렵지 않으므로 건강한 사람이라도 평소에 활용하면 신장 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피부가 고와지는 미용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단, 혈액투석을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인위적으로 신장을 너무 망가뜨려 놓았기 때문에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밤에는 질 좋은 단백질, 지방질, 당질, 비타민, 미네랄, 칼슘, 철, 칼륨,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은 쌀의 4배나 함유되어 있다. 밤의 노란색을 이루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바뀌는 영양 성분이기도 하다. 밤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C는 밤을 굽거나 삶아도 파괴되지 않는다. 그러나 속까지 너무 익히면 기(氣)를 막히게 하므로 적당하게 구워야 한다. 칼슘과 철분 등 무기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에게 밤을 삶아 먹이면 근골이 튼튼해진다고 한다. 또 밤에 들어 있는 당질은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원기를 돋우며, 신장(腎臟)의 기를 보강한다. 배탈이 나거나 설사가 심할 때는 군밤을 씹어 먹기도 한다. 해독력이 뛰어나 어혈과 술독을 푸는 데에도 효과가 있고, 신장의 기운을 좋게 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밤의 속껍질은 가래를 삭여 주고, 약물의 부작용 또는 약을 먹고 체했을 때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속껍질을 말려 가루를 만들어 물에 개어 얼굴에 발라 주면 주름살을 없애 주는 효과도 있다.
밤은 중국에서 신허(腎虛)와 과음(過淫)에 의한 정력 소모를 즉시 회복하는 묘약으로 인정되고 있다. 특히 돼지의 신장과 함께 끓인 밤죽은 진시황제의 회춘식(回春食)으로 유명하다. 만리장성과 36채의 궁전으로 구성된 아방궁을 만들고 수많은 미녀로 넘치는 호사를 누렸던 진시황제가 그만 신허가 되었을 때 밤죽으로 치료했다고 한다. 밤죽을 만든 방법은 밤이 모양이 깨지기 직전까지 가열한 후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다. 밤은 하루에 20그램, 돼지의 신장은 100그램을 기준으로 계속 먹는다. 다시마와 목이버섯을 맛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많이 넣으면 더욱 큰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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