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천산 거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 초반의 여대생 이 모씨는 최근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본 뒤 약한 통증이 있어 몹시 불쾌했다. 그렇게 며칠을 지내다 갑작스럽게 고열과 옆구리 통증이 심해 양방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찰 결과 급성 방광염(膀胱炎)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는 양의사가 처방해 준 화학 염증 약을 복용했지만 그때만 통증이 없어질 뿐 다시 재발해 늘 불안하게 지내고 있다. 방광염은 방광의 조직과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전통의학의 개념으로는 요불리(尿不利), 융폐(閉), 포비증(胞痺證), 요혈(尿血), 임병(淋病), 허로(虛勞) 등의 범주에 속한다. 요불리·융폐·포비증은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뜻하고, 요혈은 소변에 혈액이 보이는 상태를 뜻한다. 임병은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져 시원치 않은 증상이고, 허로는 만성쇠약으로 소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한편으로 방광염이 있으면 소변을 자주 보고 싶은 감이 생기기 때문에 오줌소태라고도 한다. 치료는 병인(病因)에 따라 온열하주(溫熱下註), 음허습열(陰虛濕熱), 비신양허(脾腎陽虛)로 변증한다. 방광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10배 더 많이 발생한다. 모든 여자의 20~30퍼센트는 일생 동안에 한 번 이상 방광염 증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또 편의점 직원이나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직업의 특성상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면 안 돼 소변을 오래 참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비뇨기계 질환의 진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방광염 환자의 90퍼센트 이상은 여성이며, 40대 이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대학병원 조사에서도 방광염의 여성 발생 비율이 남성보다 9배나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방광염 증상은 대개 빈뇨(頻尿)와 요절박(尿切迫), 배뇨통(排尿痛), 잔뇨감(殘尿感) 등을 보인다. 또 허리나 치골 상부에 통증과 혈뇨, 악취가 나는 혼탁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다 병세가 악화되면 고열과 오한이 동반된 급성 신우신염으로 발전된다. 비뇨기계 질환의 원인은 육류와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 비자연적인 음식이다. 이들 음식을 섭취하면 몸속에 화학 독소와 불순한 용해물이 쌓이면서 피가 탁혈과 독혈로 오염된다. 그 결과 비뇨기계를 주관하는 신장과 방광 등 해당 장기의 기혈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발생하게 된다. 또 화학 생리대와 화학 세정제 등도 화학 독소를 축적시켜 방광염을 유발한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에 종사했던 필자의 조부는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방광염 등 비뇨기계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찾아오면 ‘택사산수유산’으로 치료했다. 이 처방은 신장에 적체된 사기(邪氣)를 흩어지게 하고, 기(氣)의 원활한 순행을 도와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 주로 신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방광염이나 요도염, 신장 부종과 간염, 동맥경화증 등에 신묘하다. 특히 신허(腎虛)로 인한 남성의 발기부전증에 이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놀라운 효과를 볼 수 있다. ‘택사산수산’의 처방 내용은 택사(澤瀉) 300그램, 산수유 100그램이다. 상기 약재를 가루 내어 1회에 2그램씩 아침저녁으로 하루 2번에 나누어 미지근한 물로 복용한다. ‘택사산수유산의’의 주된 약재인 택사(澤瀉)는 약성이 방광경(膀胱經)과 신경(腎經)에 귀경한다. 습열(濕熱)을 없애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작용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배뇨 장애와 임증(淋證), 심장과 신장성 부종, 자종(子腫), 복수, 방광염, 요도염, 각기(脚氣) 질환에 쓰면 좋은 효과가 있다. 또 당뇨와 만성 간염, 동맥경화증 등에도 효과가 있다. 약리 실험에서도 이뇨와 이담, 강압, 혈당량 감소,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억균 작용이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수유는 간신(肝腎)을 보(補)하고, 유정(遺精)을 낫게 한다. 또 신허(腎虛)로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픈 증상에 효과가 있다. 아울러 빈뇨, 어지럼증, 이명, 월경과다 등을 치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