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천산 거인
세종시 중앙 정부 부처 공무원인 오윤호(남, 50세) 씨는 봄철이 되면서 평소 앓고 있던 신경통이 더 심해졌다. 그는 2년 전부터 통근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버스에서 불편하게 잠을 잤다. 그러다 보니 허리와 어깨, 목, 다리 등에 무리가 가 고생하고 있다. 오씨의 경우처럼 근골격계 부위에 걸쳐 나타나는 통증을 통틀어 신경통이라고 한다. 대개 해당 부위에 어혈(瘀血)과 화학 독소가 쌓여 발생한다. 질환의 종류도 류머티즘관절염과 관절통, 견비통, 좌골신경통, 요통, 삼차신경통 등 매우 다양하다. 이 가운데 류머티즘관절염과 무릎관절통은 우리나라 인구의 1~1.5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많다. 특히 요즘에는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생활이 만연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무릎관절통의 주된 증상은 관절이 쑤시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다. 봄과 가을과 같이 계절적으로 기온에 변화가 있으면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 등 아픈 부위가 퉁퉁 붓고, 화끈화끈 열이 나며, 물이 차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무릎의 경우 연골이 괴사되는 증상까지도 나타난다. 그러다 점차 관절이나 근육이 굳어져 굴신(屈伸)하기조차 힘들어지고, 나중엔 관절이 휘어지는 등 흉하게 변형되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 형태의 신경통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육류를 비롯해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음식 등 비자연적인 서구식 식품이다. 이들 식품은 우리 몸속에 피를 독혈로 오염시켜 관절에 어혈과 독소를 쌓이게 함으로써 관절염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들 질환을 인공 화학요법으로 처치하면 인체 조직이 손상되고, 화학 독소가 가중되어 병증이 악성으로 변하면서 고치기가 어렵게 된다. 전통의학에서는 신경통을 기혈(氣血) 순환 통로인 경락이 막히거나, 혈맥 속으로 온 몸을 순화하면서 영양 작용을 하는 영(營)이 제 기능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또는 혈맥의 밖에서 근육 사이를 순화하면서 외부의 병독을 막는 기능을 하는 위(衛)거 순환장애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에 종사했던 필자의 조부는 좌골신경통 등 신경통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진통환’을 처방했다. 이 비방은 류머티즘관절염,과 타박상, 무릎 관절통, 견비통 등 전신에 나타나는 신경통에 두루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묘방이다. ‘진통환’의 처방 내용은 도인·홍화·토룡·오령지·강활·우슬·당귀·감초·독활 각 80그램, 유황·몰약 각 40그램이다. 이 약재 가운데 토룡의 경우 바짝 말린 지렁이를 쓰고, 오령지는 박쥐의 말린 똥을 술로 갈아서 수비(水飛)한 다음 모래와 돌을 버리고 쓴다. 그리고 위의 약재를 모두 가루 낸 다음 찹쌀 풀로 반죽하여 오동나무씨 크기의 환(丸)을 만든다. 복용 방법은 하루 2~3번 나누어 식사 후에 복용한다. 복용량은 한 번에 20~30환이다. ‘진통환’처방의 주된 약재인 도인은 타박 손상으로 인한 어혈과 통증을 다스린다. 또 홍화는 어혈을 풀어주고, 뼈를 단단하게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좋다. 연골이 닳아서 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이 오는 퇴행성관절염과 타박상에도 효과가 있다. 토룡은 달리 구인(?蚓)이라고도 한다. 주로 관절통과 반신불수 등을 낫게 하는 데 중요한 약재로 쓴다. 오령지는 혈기(血氣)가 울체되어 생기는 찌르는 듯한 통증 치료에 효과가 매우 좋다. 따라서 모든 복통과 옆구리 통증, 하복통, 전신 통증을 낫게 한다. 아울러 담(痰)과 혈(血)이 뭉친 것을 없애 준다. 강활(羌活)은 관절과 근육 질환 통증을 치료하는 데 쓰며, 찬 기운을 느끼는 상반신의 근육통에 효과가 있다. 강활과 독활, 방풍을 배합하여 쓰면 안면신경마비와 신경통, 중풍으로 인한 반신불수 등에도 좋은 치료 효과가 있다. 그밖에 우슬은 무릎관절과 신경통을 치료하는 데 큰 효과가 있는 성약(聖藥)이다. 독활은 진통 작용이 매우 강해 류머티즘관절염과 신경통 등을 완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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