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분순/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주위에 해수천식(咳嗽喘息)으로 심하게 고생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특히 날씨가 추운 겨울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해수천식으로 고생하게 된다. 해수천식은 주로 노인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요즘은 화학적으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 등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생활과 화학물질에 의한 공기 오염으로 인해 폐기(肺氣)가 약해져 젊은층도 해수천식으로 고생하는 일을 보게 된다. 더욱이 밀폐된 지하공간에 일하는 사람과 미세먼지가 날리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발병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해수천식이 있으면 기침 가래가 심하고 숨이 차 생활하기도 힘들고, 기침을 하느라고 밤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신경과민과 우울증까지 겹쳐 심한 고생을 하게 된다. 당사자의 말을 빌면 죽기보다 더 힘든 심정이라고 한다. 이 해수천식을 치료하겠다고 양의사들은 화학 소염제를 투여하고, 목에 기관지확장제 화학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이는 지극히 말단적인 현상만 보고 대응한 치료법이라 하겠다. 해수천식을 고치기 위해서는 화학적으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 등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품과 화학물질에 인체가 오염되는 일을 금하고, 폐기(肺氣)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의 해수천식 처방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할배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할배가 일러준 해수천식 처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재료 돼지 허파 2개, 호두 1백 그램, 행인(볶아서 사용한다) 50그램 ▶만드는 법 및 복용법 돼지 허파를 칼로 저민 다음 그 속에 호두와 행인을 넣고 끓여서 하루 3~4번 나누어 먹는다. 증세가 가벼우면 한 번에 낫지만, 심하면 약 보름 정도 재차 만들어 먹어야 한다. 복용 초기엔 기침이 심해지면서 폐에 찬 담(痰)이 많이 나오는데, 이 담을 잔뜩 쏟아내고 나면 더 이상 재발이 없게 된다. ▶처방 풀이 상기 처방은 돼지 허파를 동기요법(同氣療法)으로 사용하여 폐기(肺氣)를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가미된 호두는 리놀산과 글리세린 등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폐에 찬 탁기와 화학 물질 중금속을 씻어내는 데 효능이 있다. 폐와 신장을 보(補)하는 효능이 있어 천식을 낫게 하고 머리카락을 검게 한다<의학입문>을 보면 폐기를 보(補)하고 천식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또 행인은 대표적인 진해거담제(鎭咳祛痰劑)로서 예전부터 기관지염, 폐결핵, 기침 등의 치료에 즐겨 사용해 왔다. 약성이 폐와 대장경에 귀경(歸經)하여 기침을 멈추게 하고, 숨찬 것을 낫게 하며, 장을 윤택하게 하여 변비를 낫게 한다. 이런 점에서 상기 처방은 해수천식을 해결하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또한 장복하면 진폐증이나 폐기종 등을 치유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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