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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다한증 묘방 - ‘연자음탕’

초암 정만순 2016. 8. 9. 08:36



수족다한증 묘방 - ‘연자음탕’



허열을 없애 손발의 땀 해소에 탁월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여름도 아니고 겨울철에 손바닥과 발바닥에 땀이 많이 나는 수족다한증으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손바닥이 축축하여서 누구와 인사를 할 때면 악수하기를 꺼리게 된다. 볼펜을 잡으면 손가락이 쭉쭉 미끄러지고, 수험생들은 시험지가 젖어 찢어지기도 한다. 또 발바닥에 땀이 축축하면 식당에 가서 신발을 벗고 들어갈 때 방바닥에 발자국이 찍힌다. 보통 정신적으로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땀이 나게 된다고 하지만, 편안하게 집에 있을 때도 땀이 나니 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다.
땀이란 우리 몸의 구성물질인 진액(津液)의 일부분이다. 땀이 나는 것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하나의 생리현상이다. 그런데 체온과 관계없이 솟는 땀은 자율신경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족다한증의 근본 원인은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위열(胃熱)이 많은 경우이다. 얼굴이 크고 눈두덩과 입술이 발달한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은 소화기관이 튼튼하게 태어나 뭐든지 잘 먹는 체질이다. 따라서 자주 과음과식을 함에 따라 발생하는 위열이 손발의 땀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둘째, 담화(痰火)가 원인이 되는 경우이다. 머리와 코가 크고, 얼굴이 검으며, 눈 밑이 시커먼 여성들에게서 볼 수 있다. 손발의 땀과 더불어 두통, 어지럼증, 여드름, 속 쓰림, 견비통 등 여러 가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담화가 생기면 피로가 쉽게 와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나 화를 내게 된다.
셋째, 기혈허(氣血虛)가 원인이 되는 경우이다. 몸이 마르고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난다. 기혈이 쇠약해지면 내 몸의 진액을 갈무리하지 못해 진액이 손바닥으로 새어나온다. 또 별 것 아닌 일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하며, 손에서 땀이 나는데도 정작 손바닥은 차가운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은 머리가 자주 어지럽고, 긴장하면 소화가 잘 안 되며, 툭하면 배가 아픈 경향이 있다.
넷째, 비위(脾胃)의 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경우이다. 소화기능이 약해지면 섭취한 음식물이 위장 내에서 빠르게 처리되지 못하고 오랜 시간 머물게 된다. 이때 음식물과 수분, 위산 등이 엉겨서 담음(痰飮)이라는 병리적인 산물이 생긴다. 담음이 있는 사람은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되며, 배에서 꾸룩거리는 소리가 자주 들리고 속이 쓰리기도 한다. 따라서 팔다리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손발이 차갑게 되면서 땀이 난다.
양방 병원에서는 수족다한증을 보톡스 주사나 수술로 치료하고 있다. 땀이 나는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보톡스 주사는 땀샘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방법이다. 땀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임시방편의 처치로 4~6개월 지나면 다시 맞아야 한다. 수술요법은 손발로 가는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것이다. 수술을 하면 손발의 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손발이 항상 건조해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또 손발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는 부작용도 있다. 이처럼 수족다한증에 대한 양방의 처치는 근본 원인을 그대로 둔 채 증상만을 강제로 억제시키는 것이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수족다한증 처방인 ‘연자음탕(蓮子飮湯)’이다. 이 ‘연자음탕’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렇게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다.

연자음탕


▶ 처방 내용 : 연육·구기자·오미자·상심자 각 8그램, 백출·황기·맥문동·적복령·인삼 각 4그램, 차전자·황금·지골피·감초 각 3그램
▶ 법제법 : 황기를 꿀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꿀물이 탈 때까지 볶는다. 차전자는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 복용법 : 상기 처방을 1첩씩 달여 하루 3번 식후 30분에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위의 처방은 심화(心火)와 허증(虛症)을 치료하여 면역력을 강화해 주는 ‘청심연자음(淸心蓮子飮)’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지한(止汗) 작용이 뛰어난 오미자와 백출을 가미하였다. 또 익혈제열(益血除熱) 효능이 있는 상심자를 더하고, 음허(陰虛)와 양허(陽虛)에 쓰는 구기자를 가미하였다. 연육, 황기, 맥문동, 복령, 인삼은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여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강장작용을 한다. 따라서 이 처방은 비위(脾胃)를 보하고 허열(虛熱)을 없애 사철 손발에 땀이 차는 다한증을 치료하는 데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