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십이지장궤양의 묘방 ‘작약모려탕’

초암 정만순 2016. 8. 8. 08:59


십이지장궤양의 묘방 ‘작약모려탕’


십이지장궤양의 묘방 ‘작약모려탕’ 으로 쓰린 속 편안하게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흔히 속이 쓰린 증세가 지속되는 경우 소화성 궤양을 의심하곤 한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아울러 이르는 소화성 궤양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다. 위산에 노출되고 있는 소화관 벽의 조직이 상하는 것이 소화성 궤양이다. 특히 십이지장궤양은 최근 30~40대의 젊은 층에서 눈에 띄게 환자가 늘고 있는 질환이다.
소화성 궤양 환자의 약 3분의 1은 실제로 증상이 없거나 애매해 특이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또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과 종종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두 궤양의 증상을 살펴보면, 위궤양 증상은 주로 식후 30분 이내에 짧은 시간 동안 명치 부위가 아프거나 쓰린 형태로 나타난다. 통증이 너무 심해 아무리 해도 가라앉지 않은 경우도 많다. 위궤양 상태가 지속되면 식욕부진으로 몸무게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이에 비해 십이지장궤양은 명치 부위 통증이 식후 90분~3시간 사이에 발생하며, 다른 음식을 먹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통증이 등 쪽까지 뻗치거나, 한밤중에 자주 아프기도 한다. 공복 때 특히 속 쓰림이 심해지는 것도 십이지장궤양의 특징이다.
십이지장궤양이 젊은 층에 많이 생기는 것은 우선 최근 우리 식생활이 급속도로 서구화된 영향이 크다. 서구인들에게 위궤양보다 십이지장궤양 환자가 더 많다는 사실도 그런 분석을 뒷받침해 준다. 기름진 육류나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등을 계속 섭취하면, 장(腸) 속에 노폐물과 화학 독소가 쌓여 십이지장의 점막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화학 농약으로 재배된 농산물 또한 소화기관에 독소를 축적시킨다. 이처럼 우리 식생활에 범람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석유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성질이 불과 같다. 따라서 장에 흡수되면 세포를 태우고 궤사시키기 마련이다. 염증을 뜻하는 ‘炎’이란 글자가 불 화(火)를 2개 합친 것이란 걸 보아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밖에도 십이지장궤양은 흡연, 과도한 음주, 성급한 식사,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요인들 역시 소화기관에 부담을 가중시켜 장 속에 열을 생기게 함으로써 점막을 손상시킨다. 특히 담배를 피우면 위가 내용물을 내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산 분비가 늘고, 위산에 대항하는 십이지장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소화성 궤양 환자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1년 안에 궤양이 재발할 확률이 20퍼센트에 그치지만, 흡연하면 72퍼센트로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기 질환을 치료하려면 우선 기름진 육류나 인스턴트식품 등을 삼가고 자연적인 식생활을 해야 한다. 인간의 생리 구조를 보면 곡물과 채소와 과일이 지닌 자연 당분인 탄수화물을 소화시켜 포도당으로 만든다. 그리고 이 포도당을 가지고 피도 만들고, 살도 만들고, 힘도 발휘하도록 되어 있다. 그것은 인간의 소화기관이 불을 사용하여 가공한 음식을 먹기 전에 수백만 년 동안 곡물, 채소, 과일을 잘 소화시키도록 진화되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십이지장궤양 처방인 ‘작약모려탕(芍藥牡蠣湯)’이다. 이 ‘작약모려탕’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렇게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다. 


작약모려탕(芍藥牡蠣湯)

▶ 처방 내용 : 백작약·모려분·단삼 각 12그램, 산약 8그램, 나복자·백출·백복신·지유·백편두 각 6그램, 당귀신·산사육·산조인·석창포·용안육 각 4그램, 원지·신곡·맥아·목향 각 3그램, 공사인 2그램, 황금·황련·황백·감초 1그램, 생강 3쪽
▶ 법제법 : 산약과 백편두는 노릇노릇하게 볶고, 지유와 감초는 굽는다. 산조인은 새까맣게 볶고, 황금·황련·황백은 술에 한나절 담갔다가 말린 다음 살짝 볶는다.
▶ 복용법 : 상기 처방을 1첩씩 달여 하루 3번 식후 30분에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이 처방은 ‘귀비탕(歸脾湯)’과 ‘갑기탕(甲己湯)’을 합방(合方)한 것이다. 여기에 인삼을 빼고 단삼을 가미하여 보혈(補血)의 효능을 높이고, 석창포를 가미하여 정신적인 안정을 기하였다. 또 모려분에 황금·황련·황백을 더하여 제산(除酸)의 효능을 높이고, 백편두와 지유를 볶거나 구워 사용함으로써 당귀와 단삼으로 인해 설사가 일어나는 것을 방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