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생선이나 고기 먹고 체한 것 ‘가미평위산’

초암 정만순 2016. 8. 7. 14:03

생선이나 고기 먹고 체한 것 ‘가미평위산’



생선이나 고기 먹고 체한 것 ‘가미평위산’쓰면 바로 내려간다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체증(滯症)은 과식을 하거나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음식을 먹은 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음식이 목에 걸린 듯한 증상이다. 명치 부위가 결리고 답답하거나, 타는 듯이 아플 수 있다. 때로는 트림이나 메슥거림, 구역질, 설사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또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기운이 없어지고,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부분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특별한 치료 없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장기간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는 체한 증상을 소화불량이라고 하는데, 한 자료를 보면 한국인 4명 중 1명이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된 데는 오늘날 우리 식생활에 서구의 비자연적인 식품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위장은 음식을 일차적으로 받아들이는 곳으로서 비자연적인 식품을 섭취하면 가장 큰 해를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육류 음식과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 등 비자연적인 식품을 섭취하면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과 화학 독소가 위 안에 머물면서 많은 독소를 만들어 낸다. 이 독소가 위와 장의 점막을 손상시키면 위벽이 서서히 붓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처럼 위의 외벽이 붓고 굳어지는 현상을 전통의학에서는 담적(痰積)이라 한다. 바로 이것이 만성 소화불량증을 야기한다. 이러한 병리 기전을 통해 생기는 만성 소화불량증을 기능성 위장 장애라고 한다.
물론 체증이 있다 하더라도 단순히 체해서 나타나는 소화불량은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그릇된 식생활을 지속한 결과로 인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소화불량은 기능성 장애인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경우 서양의학은 화학 소염제와 화학 항생제를 복용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화학 약의 복용은 화학 독소로 인해 위 기능을 더욱 무력화시키고 위 세포를 괴사시켜 병세를 위암으로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전통의학에서는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간열(肝熱)이 발생하고, 그 열이 위장을 압박하여 위산의 균형을 무너뜨림으로써 위장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는 것으로 본다. 즉, 스트레스로 위장이 압박을 받아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위 점막이 녹아 염증이 생기게 된다. 반대로 위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음식이 소화되지 않아서 위장이 스트레스를 받아 염증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만성 소화불량이나 위장 장애를 치료하려면 마음을 안정시켜 간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금하여 건강하지 못한 음식과 화학 독소에 의해 위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과식이나 폭식도 피해야 한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약을 잘 짓던 할배가 일러준 체증 치료법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노인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다. 생선이나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효과적인 할배의 처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미평위산(加味平胃散)

▶ 처방 내용 : 산사육·황백 각 20그램, 창출·백출 각 8그램, 진피·소엽·곽향·목향 각 6그램, 맥아·신곡·후박 각 4그램, 감초 2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법제법
창출과 백출은 쌀뜨물에 한 나절 담갔다가 말린다. 맥아는 뜨거운 솥에 넣고 약한 불로 표면이 진황색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볶는다. 볶은 후 향기가 날 때 꺼내서 식힌다.
▶ 복용법
물 600cc를 붓고 은은한 불로 물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달여서 마신다. 상기 처방을 1첩씩 달여 하루 3번 식후 30분에 복용한다.
▶ 처방 해설 : 상기 처방은 비위(脾胃)에 불순한 음식이 몰려서 생기는 여러 병증과 급성 및 만성위염에 쓰는 전통 처방인 ‘평위산(平胃散)’에 산사육과 황백, 곽향, 목향을 가미한 것이다. 산사육은 산사나무의 열매로 대표적인 천연 소화제다. 약재로 쓸 때는 씨를 발라낸 후에 쓴다. 주로 소화불량, 동상, 요통에 쓰인다. 특히 생선이나 고기 먹고 체한 데 큰 효험이 있다. 황백은 성미가 쓰고 차갑다. 약성이 신경, 방광경, 대장경으로 들어간다. 청열조습(淸熱燥濕)과 사화해독(瀉火解毒) 등의 작용을 한다. 진피는 담즙의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관의 운동 능력을 강화한다. 창출은 위장관의 불순한 습(濕)을 제거하여 장(腸) 운동을 촉진하고, 비위의 기능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