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과 구토 설사 ‘황련탕’
복통과 구토 설사 ‘황련탕’ 복용하면 말끔히 그친다 |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복통은 질병에 의하여 생길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과식을 했거나 비자연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많이 일어난다. 전통의학에서는 육음(六淫), 노역과다(勞役過多), 음식부절(飮食不節), 칠정(七情) 등으로 기기(氣機)가 울체(鬱滯)된 상태에서 한사(寒邪)가 허한 틈을 타고 들어와 양기(陽氣)가 통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우면 심해지고, 따뜻하게 해 주면 덜해지는 경향이 있다. 서양의학에서는 피부에 비하여 복부의 내장이 여러 자극에 민감하지 못하여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염은 명치 부위에 생기는 둔한 통증을 수반하지만, 화학 해열진통제의 복용으로 인한 급성위염은 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급성충수염에 의한 복통은 명치에서 아랫배의 오른쪽으로 통증이 이동하는 특징이 있고, 중년 이후의 살찐 여성이 지방질이 많은 식사를 한 후에 흔히 발생하는 복통은 주로 담석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복통 중에서 특히 토사곽란(吐瀉亂)은 위로는 토하고, 아래로는 설사하는 증상이다. 더울 때 빙과류 등 지나치게 찬 음식을 섭취하는 등 냉열(冷熱)의 조화가 깨져서 발생한다. 배가 냉하면 비장과 위장이 위축되어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체내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적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토하고 설사하는 생리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 토사곽란은 부패한 음식이나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 등의 섭취로 소화기관의 기능이 무력화되었을 경우에도 생긴다. 부패된 음식은 유기물질이 인체가 소화할 수 없는 무기물질로 변질된 상태다. 화학물질 역시 석유 폐기물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따라서 이들 음식을 섭취하면 식중독이 되어 토하고 설사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토사곽란의 증세는 복통이 심하고, 안색이 창백하며, 손발이 차다. 또 오한발열(惡寒發熱)이 나고, 어지러우며, 머리가 아프다. 심하면 경련을 일으키면서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증상에 따라 습곽란(濕亂)과 건곽란(乾亂)으로 나뉜다. 습곽란은 명치 밑이 아프면서 구토와 설사를 하고, 사지가 싸늘해지는 증상이다. 또 열은 심하지만 추위를 타고,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다. 습관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것은 해로운 것을 내보내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위장을 비우고 나면 많이 편해진다. 건곽란은 갑자기 가슴과 복부가 비틀듯이 아프고 수족이 싸늘해지는 반면, 토하려고 해도 토하지 못하고 쏟으려 해도 쏟지 못하는 증상이다. 이는 음양(陰陽)이 막혀 오르고 내림이 불통한 것이다. 이 경우 변질된 음식이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심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이때는 응급처치로서 소금물을 먹여 토하도록 하고, 안정이 되면 아래의 ‘황련탕(黃蓮湯)’을 가감해서 쓰면 도움이 된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 약을 잘 짓던 할배가 일러준 토사곽란 치료법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노인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했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할배가 일러준 처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황련탕(黃蓮湯) ▶ 처방 내용 : 황련 8그램, 반하 6그램, 인삼ㆍ건강ㆍ계피ㆍ곽향ㆍ진피ㆍ백복령 각 4그램 감초 2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법제법 : 황련은 살짝 볶는다. 반하는 생강 법제한다. 방법은 생강을 깨끗이 씻은 다음, 납작하게 썰어 프라이팬에 약 3센티미터 정도 두께로 깔고, 그 위에 반하를 1센티미터 두께로 얹는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은은한 불로 생강이 반쯤 타 들어갈 때까지 가열한다. ▶ 복용법 : 식간(食間)에 한 첩씩 물로 달여 복용한다. ▶ 처방 해설 : 상기 처방은 상한(傷寒)으로 인해서 가슴에 열이 있어 구토증이 계속되거나, 배가 냉하여 복통(腹痛)이 있는 것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또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지만, 배는 아프지 않은 증상에도 효험이 있다. 처방 약재의 특성을 보면 황련을 오수유·백작약·적복령과 배합하면 습열 복통을 치료할 수 있고, 인삼·건강과 배합하면 복통과 구토를 치료할 수 있다. 단, 한사(寒邪)가 없는 증상에 함부로 쓰면 비(脾)와 신(腎)이 상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하와 백복령은 거담(去痰)에 큰 효능이 있다. 기허자(氣虛者)의 경우에는 인삼을 12그램으로 늘려서 사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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