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신경 뇌

신경쇠약의 묘방 ‘시호모려탕’

초암 정만순 2016. 8. 7. 14:07



신경쇠약의 묘방 ‘시호모려탕’


신경쇠약의 묘방 ‘시호모려탕’ 으로 불안증 잠재운다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예전에 농사를 주업으로 하면서 자연의 기후에 모든 것을 맡기고 살던 시절에는 주로 인권 차별에 의한 신경쇠약이 많았다. 다시 말해, 신분 상승의 기회를 잃은 천민들이나 탐관오리로부터 인권을 침해당한 사람들, 또는 가부장적 사회로 인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없었던 여성들이 주로 신경쇠약이나 화병에 걸려서 불면증과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도시가 발달하고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변화되는 시스템에 맞추어야만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신경쇠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직에 대한 불안감, 조직의 질서에 무조건 맞추어야만 하는 데서 오는 자기 정체성의 상실, 시간에 쫓기고 과중한 역할에 쫓겨서 생활하는 일상 등이 수많은 도시형 신경쇠약증 환자를 양산하고 있다.
신경쇠약증이 되면 대수롭지 않은 일에 쉽게 흥분하고, 자기감정을 억제하지 못한다. 또 머리가 몹시 아프고, 어지러우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꿈이 많아진다. 또한 주의력과 집중력이 나빠지고, 잊어버리기를 잘 한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숨이 차며, 심장 부위의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밖에 손발이 차거나 저리고, 입맛이 없으며, 소화 장애가 잘 생겨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이어진다. 심한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유정(遺精)이 나타나기도 한다.
서양의학에서는 신경쇠약에 대해 화학 항불안제와 향우울제를 처방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 결과 이로 인한 부작용이 지나치게 심각하여 미국에서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와 같은 화학 약품을 안전하게 끊는 법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화학 약을 복용한 사람들이 환각 상태에 빠져 자살하거나 집단 총기 난사 사고를 일으키는 등 정신병을 치료한다는 약이 오히려 정신착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FDA에서는 신경쇠약을 치료한다고 알려진 화학약품들에 대해 자살 충동을 유발하는 문제를 반드시 제품에 명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화학약품의 부작용에 대해 정부가 경각심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나, 이미 화학 약을 복용한 많은 사람들에게서 심각한 2차 질환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의학에서는 신경쇠약이 대부분 간화(肝火)가 위로 치솟아 심음(心陰)을 침범하거나, 심장과 비장의 기혈이 허약해 발생한다고 본다. 또 음허(陰虛)로 인해 허화(虛火)가 생기거나, 심장과 신장의 조화가 상실되어 발생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 화(火)를 일으키는 요인을 칠정손상(七情損傷)이라고 하여 7가지로 구분한다. 즉, 희(喜 ; 기쁨), 노(怒 ; 성남), 우(憂 ; 근심), 사(思 ; 생각), 비(悲 ; 슬픔), 공(恐 ; 두려움), 경(驚 ; 놀람)의 7가지 마음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감정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울화가 생겨 신경쇠약으로 나타난다.
엣날 우리 선조들은 신경쇠약으로 매사에 비관적이거나 일에 끈기가 없어 권태나 피로가 빨리 오는 이웃이 있으면 연잎사귀 말린 것을 달여서 열흘 정도 마시도록 했다. 또 새까맣게 볶은 산조인에 약간의 감초를 넣어 서서히 달여서 1일 2회 장기 복용하도록 했다. 또한 마음이 항상 불안하여 쉽게 흥분하는 경우에는 잘게 썬 파에 무즙과 간장을 넣어 무쳐 먹도록 했다. 파가 가진 특유의 향이 정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취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신경쇠약 치료 처방이다. 이 처방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볼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렇게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다.

시호모려탕(柴胡牡蠣湯)


▶ 처방 내용 : 용안육 원시호 각 12그램, 반하 황금 계지 백복신 백자인 원지 석창포 산조인 각 8그램, 인삼 백출 백작약 모려분 천마 용골 대황 각 4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법제하는 법
① 반하 : 생강 달인 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말리기를 3번 반복한다.
② 백자인 :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③ 산조인 : 새까맣게 볶는다.
④ 백출 : 쌀뜨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말린다.
▶ 처방 해설 : 상기 처방은 『의학입문』에 실려 있는 ‘소시호탕(小柴胡湯)’을 기본으로 한 가미방으로 신경쇠약 증상에 더 분명한 효과가 있다. 노이로제, 히스테리, 정신분열증, 불면증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