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 

 

 

호씨(胡氏)의 아내는 괴질에 걸렸다. 항상 까닭없이 울기 만 한다. 의사들은 각가 다르게 진단하며 각각 다른 처방을 해 준다. 탕약과 한약을 많이 복용해 봤지만 아무 효과도 보지 못했다.

 

하루는 호씨가 명의 정행헌(程杏軒)을 찾아 나섰다. 호씨는 정의원에게 "나의 아내가 이유없이 매일 울기 만 합니다. 그 원인이 무엇입니까? 환자 자신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며 울고나면 속이 시원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진료를 한 번 받아 보고 싶어서 찾아 왔습니다. 어떤 의사는 우울증이라고 소요산(逍遙散)을 복용시켰으며 또 어떤 의사는 체내에 담화(痰火)가 있다고 말하며 온담탕(溫膽湯)을 복용시켰습니다. 또 어떤 의사는 귀신이 앙화를 입혀서 생긴 병이니 도사(道師)를 불러 제단을 쌓고 기도해 보라고 권하여 시키는 대로 모두 해 봤지만 금전 만 낭비할 뿐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사들이 하는 말은 괴병이라서 치료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  정의원에게  부인의  병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정의원은 호씨에게 부인의 일상생활 습관과 음식습관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호씨는 정의원에게 "병이 생긴지 벌써 반년이 다 되었습니다. 일상생활은 정상적인 생활입니다. 월경도 정상이며 한과 열도 없고 우는 것만 빼놓고는 모두 정상인과 똑같습니다." 고 대답하였다.

 

정의원은  "참으로 흥미있는 괴병입니다." 고 말했다.

 

정의원과 호씨는 함께 호씨의 집으로 돌아왔다. 정의원은 호씨 부인의 맥을 짚었다. 그리고 나서 호씨에게 "당신 부인의 병은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입니다. 감초와 소맥(小麥)과 대추를 사용한 처방을 쓰면 됩니다." 고 말했다.

 

원래 이 세 가지 한약은 좌사약(佐使藥)에 충당되는 한약인데 처방 중에 군약(君藥)과 신약(臣藥)이 빠져 있으므로 호씨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소문 난 명의의 처방이므로 믿을 수 박에 없었다. 호씨는 정의원을 향하여 "제 부인의 병은 무슨 병입니까? 어떤 치료방법을 씁니까?" 하고 물었다.

 

정의원은 "병명은 장조증(臟燥症)이며 처방명은 감맥대조탕 입니다. 대부분 학문이 얕고 견문이 좁은 의사들은 한의학 책에서 이 처방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병명도 알지 못할 것이며 치료방법도 잘 모를 것입니다. 괴병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러나 금궤옥함(金匱)玉函)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고 호씨에게 대답했다.

 

호씨는 마음속으로 너무 기쁘고 탄복하여 "선생님의 가르침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 아내의 병이 오래된 병인데도 그 처방으로 병의 뿌리가 뽑힐까요? 세 가지 한약 만으로 처방하신 것은 평담약(平痰藥)인데 나의 부인의 병이 치료될 까요?" 하고 재차 물었다.

 

정의원은 "이 처방은 일종의 성인방(聖人方)이오.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의심하지 마십시오" 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정의원은 호씨 부인에게 감맥대조탕 열 첩을 처방해 주었다. 호씨 부인은 감맥대조탕 열 첩을 복용한 후 병이 완치되었다.

 

현대 의학 약리실험 결과 감맥대조탕은 진정효과가 있고 항경(抗驚)작용이 있다고 나타났다. 이유없이 슬퍼서 울음이 나오는 증상, 안절부절못하는 증상, 한 바탕 싸우고 싶은 증상, 신경쇠약증, 불면증, 정신분열증, 갱년기 종합증, 전간(癲癎), 억병(癔病) 등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증명되었다.

 

금궤옥함은 진(晉)나라 때 갈홍(葛洪 : 서기 282 - 서기 362)의 저서이며 감맥대조탕의 원명(原名)은 감초소맥대조탕(甘草小麥大棗湯)으로써 감초(甘草) 9 그램, 소맥(小麥) 9-15 그램, 대추 10 개로 조성(組成)되어 있다.

 

세 가지 한약을 물 600cc 속에 넣고 물이 300cc 로 줄어들 때 까지 천천히 끓인 다음 하루에 두 차례 나누어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