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호흡기계

기침 가래 ‘반하환’

초암 정만순 2016. 8. 7. 13:54


기침 가래 ‘반하환’



심한 기침 가래 ‘반하환’ 복용하면 말끔하게 그친다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기침은 폐로 유입된 한기(寒氣)나 열기(熱氣)를 이기지 못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인체의 생리작용이고, 가래는 차가운 기운으로 인해 폐에 담(痰)이 응축된 현상이다. 기침이 심하면 폐와 기도(氣道)가 상하게 되는데, 이때 원인이 된 잘못된 생활을 지속하거나 그릇된 처치를 하면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 중증(重症)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기침과 가래를 해수(咳嗽)라고 한다. 해(咳)는 기침만 하고 가래가 없는 것을 일컬으며, 수(嗽)는 가래만 끓고 기침이 없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대부분 기침과 가래가 동시에 수반되므로 일반적으로는 해수라고 부른다.
기침과 가래가 생기는 원인으로는 크게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한사(寒邪)로 인한 경우와 풍열(風熱)로 인한 경우, 그리고 조사(燥邪)로 인한 경우가 있다. 한사로 인해 폐에 문제가 생기면 항상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흐른다. 가래 색깔은 흰색이고, 가래가 뭉텅뭉텅 뱉어진다. 풍열이 폐를 침범한 경우에는 대개 목이 쉬고, 누런 콧물이 흐른다. 가래 색깔은 황색이고, 가래가 목에 달라붙어 잘 뱉어지지가 않는다. 폐가 건조할 경우에는 마른기침이 나오고, 입술과 코가 건조하다. 가래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뱉어지지 않을 만큼 적다.
반면 내부적인 요인으로는 폐기(肺氣)가 허(虛)한 경우, 폐음((肺陰)이 허한 경우, 담습(痰濕)과 습열(濕熱)에 의한 경우, 심한 분노로 인해 간화(肝火)가 폐를 침범한 경우 등이 있다. 폐기가 허해서 생기는 경우에는 기침 소리에 힘이 없으며, 맑은 콧물과 맑은 가래가 나온다. 폐음이 허한 경우는 오한(惡寒)이 있고, 수족이 화끈거린다. 또한 가래는 적은데, 가끔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담습에 의한 경우에는 기침을 하다가 울컥 가래를 뱉어내면 엄청나게 많은 양이 나오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면 더욱 심해진다. 습열에 의한 경우는 열이 나고 가래가 많되, 가래가 끈적끈적하고 비린내나 썩은 내가 나기도 한다. 극심한 분노와 스트레스로 인해 촉발된 간화가 폐에 들어가 폭발함으로써 생기는 경우에는 폭발적으로 기침을 하고, 기침을 할 때 거의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가래는 호흡기를 깨끗하게 하려는 인체의 반사 작용이다. 즉, 오염된 공기의 호흡으로 화학물질이나 먼지 등이 폐에 쌓일 때나, 비자연적인 식생활로 인해 폐에 불순한 습(濕)이 찰 때 신속히 외부로 배출시키기 위한 생리작용이다. 따라서 가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학물질 등에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맑은 공기를 호흡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목에 가래가 끓어서 헛기침을 하고 싶은 느낌이 들면 따뜻한 물을 마시고, 실내가 건조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가습기를 사용하여 실내의 습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 약을 잘 짓던 할배가 일러준 해수 치료법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노인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심한 기침과 가래로 고통 받는 분들에게 할배가 일러준 처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반하환(半夏丸)

▶ 처방 내용 : 반하 120그램, 천남성 80그램, 백반 40그램
▶ 법제법 : 생강을 깨끗이 씻은 다음, 납작하게 썰어 프라이팬에 약 3센티미터 정도 두께로 깔고, 그 위에 반하를 1센티미터 두께로 얹는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은은한 불 위에 생강이 반쯤 타 들어갈 때까지 가열한다. 백반은 은은한 불로 12시간 이상 가열한 다음 위에 엉기는 불순물을 걷어낸다.
▶ 복용법 : 반하 120그램, 천남성 80그램을 식초를 탄 물에 삶아 건져내어 햇빛에 말린다. 여기에 구운 백반 40그램을 넣고 함께 가루 내어 쌀풀로 반죽해서 0.15그램 되게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한 번에 20알씩 하루 3번 생강 달인 물로 아무 때나 먹는다. 식초는 빙초산이나 양조 식초를 쓰면 몸에 해로우므로 절대 써서는 안 된다. 자연적으로 발효시킨 현미 식초나 매실 식초를 사용한다.
▶ 처방 해설 : ‘반하환’은 담음(痰飮)이 가슴에 맺혀 속이 울렁거리며, 답답하고, 메스꺼운 데 쓰는 처방이다. 따라서 거담(去痰)에 큰 효능이 있는 반하를 군약(君藥)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