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화기계

소화불량과 변비 ‘정향산’

초암 정만순 2016. 8. 6. 09:50


소화불량과 변비 ‘정향산’ 


소화불량과 변비 ‘정향산’ 복용하면 속이 편해진다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공 항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36살 김 모 씨는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하고, 소화가 되지 않아 고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변비까지 생겨 배가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는 증상으로 근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양방 병원에 가서 검사하면 신경이 과민한 탓이라고만 할 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고통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은 서양의학이 기계적인 검사를 통해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만 인정하는 형이하학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통의학에서는 김씨의 병증을 적취(積聚)라 하여 그 개념을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적(積)은 오장(五臟)에 쌓여 있는 노폐물이고, 취(聚)는 육부(六腑)에서 생기는 독가스다. 적은 음기(陰氣)로, 움직이지 않고 한 곳에 뭉쳐 있고, 취는 양기(陽氣)로 일정한 곳에 뭉쳐 있지 않고 돌아다닌다. 따라서 적은 아픔이나 병증이 일정한 곳에 나타나지만, 취는 아픈 곳이 일정하지 않다. 대개 뱃속에 있는 덩어리가 일정한 형태를 갖고 손으로 만져지면 적으로 진단한다. 반면 일정한 형태 없이 이동하거나 없어지면 취로 진단한다. 오늘날 개념으로 보면 적은 종양이고, 취는 화학 독가스라고 할 수 있다.
적취는 자연적인 기능 저하보다는 육류를 비롯해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 비자연적 음식의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육류 음식은 본래 사람에게 주어진 먹을거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인체의 소화기관이 소화시키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이 체내에 쌓이기 마련이다. 또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가공에 사용되는 화학 첨가제는 자연의 물질이 아니라는 점에서 체내에 독소로 쌓이기 마련이다. 결국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과 화학 독가스가 인체 곳곳에 스며들면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즉, 이것이 소화기관에 차면 소화불량증이 생긴다. 또 혈관에 스며들면 혈관이 풍선처럼 팽창되어 동맥경화와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뇌에 스며들면 기혈(氣血)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두통과 뇌졸중이 유발되고, 오장육부에 스며들면 암과 각종 화학 독소 질환이 유발된다.
적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학적으로 가공한 음식과 육류 음식을 반드시 금해야 한다. 대신 발효 음식과 현미, 섬유질이 많은 채소 위주의 자연식을 하여 위와 대장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전통의학에서는 적취를 비위(脾胃)의 기허(氣虛)와 위기(胃氣)의 약화로 본다. 따라서 비위의 허증(虛症)을 없애고, 이를 보(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천연 약물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약을 잘 짓던 할배가 일러준 적취 치료법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할배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이렇게 할배의 처방이 큰 효험을 발휘한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정향산(丁香散)

▶처방 내용 : 빈랑·신곡·대황·삼릉·봉출·후박·나복자·육계·산사육·백출 각 160그램, 지각·청피·진피·반하·오약·초과·당귀·흑축·백축 각 120그램, 천궁·백두구·공사인·감초·당목향 각 80그램, 정향 40그램
▶법제법 : 나복자와 공사인을 살짝 볶는다. 반하는 생강 달인 물에 한나절 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리기를 9번 반복하여 쓴다.
▶복용법 : 상기 약재를 가루 내어 오동나무씨 크기의 환을 만들어 어른은 50~70환씩, 20세 이하 아이는 30~40환씩 식간(食間)에 복용한다.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의 주된 약재인 정향은 약성이 폐경(肺經), 위경(胃經), 신경(腎經)에 작용한다. 비위가 허한(虛寒)하여 배가 차고 아픈 경우, 토하거나 설사하는 경우에 쓴다. 또 빈랑은 위경과 대장경에 귀경해 기(氣)를 내린다. 신곡은 음식을 소화시키고, 비(脾)를 튼튼하게 한다. 대황과 삼릉은 변을 잘 통하게 하고, 열을 내리며, 어혈을 없애는 작용을 한다. 나복자는 소화를 돕고, 담을 삭이며, 소화 장애와 식체를 치료한다. 공사인은 비위를 보하고, 덥혀 주어 기체(氣滯)와 식체(食滯)로 명치와 배가 불어나면서 아픈 데 효과가 있다. 산사육은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혈을 잘 통하게 하여 비를 보하는 작용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