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 遺跡 /山寺 情報

남해 보리암

초암 정만순 2014. 2. 10. 14:14

 

남해 보리암

 

여기가 천상세계가 아닐런지…

 

   
 
이제는 커다란 다리가 떡하니 2개나 놓여 섬 같은 느낌은 일찌감치 사라져 버린 남해도(南海島)는 본래 이름이 어색할 정도로 오래전 육지가 된 듯 한 섬이다.


한반도 남쪽 해안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이름까지 남쪽 바다를 대표하는 듯한 이 고장은 어디를 둘러 보아도 아름다운 해안이 펼쳐져 있어 한동안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섬 안의 여러 곳이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 중 금산과 상주해수욕장이 위치한 섬의 남쪽은 특히 최고의 경승지 중 한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 금산 위에 있는 절이 보리암이다.

 

3대 관음성지 중 한 곳

금산의 원래 이름은 보광산이었다. 조선을 건국하기 전 이성계는 이 산에 들어와 백일기도를 올리고 새 왕조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가 앉아 기도를 드린 바위가 절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훗날 나라를 세운 태조 이성계는 보광산에 은혜를 갚고자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싸려 했다.

결국 이 불가능한 바람은 산의 이름을 바꾸는 것으로 그쳐 보광산은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산(錦山)이 되었다. 금산은 이름뿐만 아니라 그 자태도 비단처럼 곱고 아름다워 예로부터 금강산에 견주어 ‘소금강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보리암은 이 산의 정상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처음 이름은 산과 같은 보광사였다고 한다. 모두 원효대사가 지은 것이다. 하지만, 현종 원년인 1660년에 이 절을 왕실의 명복을 비는 원당(願堂)으로 삼으며 이름도 보광사에서 보리암으로 바꾼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으로는 산도 절도 원효대사의 뜻과는 멀어진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지금은 전국의 3대 기도처 가운데 하나이며 양양의 낙산사, 강화의 보문사와 함께 3대 관세음보살의 성지가 되었다.

 

아침햇살은 눈부시도록 찬란

일찌감치 보리암에 올랐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려수도의 아침 풍광을 맞기 위해 부지런한 모습이다. 보리암에는 역사만큼 유서 깊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오질 못해 안타깝다. 단지 고려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크지 않은 삼층석탑이 오랜 역사를 귀띔해주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옆에 서서 남해안을 내려 보는 넉넉한 해수관음상의 미소가 있어 아쉬울 것은 없다. 관음상의 하얀 화강석 빛깔에서 아직은 세월의 짙은 경륜이 묻어나지는 않지만, 언제까지나 변함없을 듯한 그윽한 미소는 넓은 바다의 풍경만큼, 고요한 바다의 적요만큼 은은하기만 하다.

아침 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찬란했고, 하늘은 가슴 시리도록 짙은 파란색을 뿜어댔다. 저 멀리 수평선의 아득함이 꿈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혹시, 불가에서 말하는 천상(天上)이 이렇지는 않을까. 나는 그토록 몽환적인 기분으로 한동안 석탑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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