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어떠냐 가히 이 칠성검법의 위력을 짐작이라도 하겠느냐"
"제가 어찌 감히 검법의 위력을 입에 담을 수 있겠읍니까 다만 두려울 따름 입니다"
"그렇다 이 검법은 당대 무림 검법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절예이니라
다만 안타까운 것은 스승님의 경우 검강이 두자 가량이었으나 나는 공력이 아직 부족하여 검강 발출이 한자 밖에 되지 않느니라"
"아아 조사(祖師)님의 내공은 가히 짐작도 하지 못하겠군요 저도 열심히 수련해야 겠읍니다"
"그렇다 나도 스승님 같은 불세출의 고인을 만나 검술을 익히기 수십년이 되었으나 자질이 부족한 탓인지 이 정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너는 내가 판단하건데 타고난 자질이 나보다 나은것 같으니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게야"
이렇게 스승괴 제자는 대화를 주고 받은 후 함허도장은 칠성검법의 초식을 진명에게 구결로 전수하기 시작 했다
"한 사흘 간의 시간으론 칠성검법의 기초도 가르치기 힘들겠구나 그래서 칠성검법 사십구로 중 호신에 적합한 삼로를 가르쳐 주마"
칠성검법은 칠초의 대법과 칠식의 세법이 있어 이를 시전할 경우 총 사십구로의 검로가 형성되는데 그 중 진명에게 급히 전수된 삼로는 치명적 위기가 닥쳤을 때 긴급히 써먹을 수 있는 초식이었다
다음 날 아침 심부름을 하는 시동이 연소굴에 찿아왔다
산문 밖에 소년 한명이 진명을 만나보기를 원하는데 이름은 초우라 한다 헀다
도장에게 허락을 구한 진명이 산문 밖에 나서니 초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구 형님 하루를 보지 않았는데 마치 십년지기 만난듯 반갑네요 그려"
"하하 아우도 푹 쉬었는가 그래 무슨 일로 나를 찿았는가"
"나야 한양을 거쳐 개성을 둘러보고 묘향산 까지 싸그리 구경할 심산입니다만 형님은 이곳에 머물러 계실 건가요"
"그러지 않아도 자네를 만나면 이야기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네
사실 이틀 후 구지노인과 함께 북방으로 여행할 요량일세
다만 산천경개 유람이 아닌 임무수행에 관한 일인지라 자네와 동행할 수는 없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우 무슨 임무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뭐 임무수행에 방헤라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가는 방향도 북방이라니 동행한다면 안성맞춤 일텐데 그나저나 언제 출발하나요"
"모레 묘시 경 산문을 나설거야"
:알았수 그때 봅시다 작별인사라도 나눠야 하지 않겠수"
"그러세 그동안 선운산 구경 많이 하게나"
구지신걸과 진명이 길 떠나기 전날 밤 함허도장을 비롯한 삼인은 연소굴에서 임무수행에 관한 마지막 숙의를 하고 있었다
도장이 입을 연다
"내가 늘 끼고 있는 수인황동환(壽印黃銅環)을 진명이 너에게 줄것이야. 이 반지는 궁주와 내가 한쌍으로 끼고있는 것인데 삼청궁 휘하 많은 도관들의 윗사람들은 이 반지를 알아보고 신표(信票) 로 삼아 숙식이라든가 기타 애로사항을 말하면 도와줄 것이니 소중히 간직하도록 해라"
"네 명심히겠읍니다"
"그리고 상민이 입는 평상복을 준비하였으니 신걸께서도 갈아입으시지요 누더기는 너무 눈에 띄니 상민으로 변장하는게 나을겁니다"
"허허허 내 평생 누더기 한벌로 천하를 주유하였거늘 평상복이라니 참으로 어색하군요. 하지만 임무수행에 도움이 된다면 입어야 겠지요"
"그리고 각 도관마다 전서구(傳書鳩)가 있으니 필요시 연락하도록 해라. 혹시 가짜 서신이 오갈 수도 있으니 반드시 수인황동환을 글 말미에 찍어 보내라"
이렇게 출발 준비는 끝나고 신걸은 도관 내에 있는 객실(客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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