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 香氣/入門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10

초암 정만순 2021. 6. 26. 16:51

표풍만리행(飄風萬里行)

 

 

제 사막 영단탄생(靈丹誕生) -

신비한 영단이 드디어 만들어 지다

 

그렇게 어수선한 하룻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았다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천수경(千手經)을 낭송하며 도량석을 하는 스님의 낭낭한 음성이 안도감을 안겨주는 하루의 시작이다

모든 업의 시작은 구업(口業)으로 부터 시작되니 경을 낭송함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입을 깨끗이 하는 진언(眞言)을 낭송하는 것이다

 

 

거의 밤샘을 하며 요사채와 금정을 들락거리던 반미륵은 지하통로를 통해 또 다시 금정의 상태를 살펴본다

도량석이 막 끝나갈 무렵 용케도 금정수가 용출되는 순간이 찿아왔다

"보글 보글 보글"

금빛 찬란한 금정수의 출현에 반미륵은 기쁨의 환호를 지른다

"신의님 빨리 와 보세요 금정수가 솟아나요"

단좌하여 운기행공(運氣行功)하던 성수신의도 길게 한 호흡을 내쉬고는 급히 금정을 향해 나아간다

"하하하 고생 끝에 낙이 있는 법이지. 올해도 제 때 이 귀한 약재가 용출되니 하늘의 은혜로다"

반미륵과 성수신의는 재빠리 금정수를 채취하여 박달목 용기에 담았다

금정수 채취를 마친 두 사람은 광뇌권과 옥면수사를 불렀다

성수신의가 만면에 웃음을 띄며 말문을 열었다

"다행히도 금정수를 얻었네. 이제 수종사로 가서 만보단을 제조하려 하는데 두 사람도 같이 동행하려는가?"

광뇌권이 얼른 말을 받는다

"에 저희도 만보단 제조 광경이 궁금하였는데 허럭만 해 주신다면 큰 광영으로 여기겠읍니다"

"그럼 다 함께 출발합시다"

네 사람은 수종사를 향해 출발했다

 

 

수종사 방장실에서 전령수(傳令手)의  전갈를 미리 받고 기다리던 만공상인이 반갑게 네 사람을 맞이한다

"신의께서 참으로 수고 하셨소이다. 그리고 자네들도 고생이 많았네"

"별 말씀을요 이제 만보단을 만들 채비를 하여야 하지 않겠읍니까"

"그럼요 그러면 제가 제단실로 안내하겠읍니다"

수종사 제단실은 참선원 옆에 별채로 지어 졌는데 이층 누각에 단로각(丹爐閣) 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었다

전각 사방에는 네명의 무승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장봉을 꼬나들고 경계를 하고 있다 

 

단로각 중앙에는 황동으로 만들어진 단로가 있는데  단로 안을 살펴볼 수 있게 수정으로 된 창이 달려 있다

성수신의가 성수곡에서 가져온 약제들은가루로 빻여져 단로안에 골고루 섞어 있었다

이제 금정수를 붓고  단로에 불을 때야 한다

만공상인이 입을 열었다

"남해온철(南海溫鐵) 을 가져오라"

"네" 하고 시중을 드는 스님이 가져 온 것은 검은 석탄 같은 길이 한자 반, 두께 반자 정도되는 철판이었다

그리고 철판을 화구 안에 집어 넣는다

 

 

"이제 점화를 해야겠지요"

화구 앞 포단 위에 단장하게 앉은 만공상인의 승복 장포가 서서히 부풀어 올라 풍선처름 팽팽해젔다

동시에 앞으로 내민 두 장심이 붉게 달아 올랐다

불문대수인(佛門大手印) 신공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얖"

짧은 기합성과 함께 경기(勁氣)를 발출하니 장심이 점차 본래의 색깔을 되찿는 한편 남해온철이 서서히 달아 올라 뜨거운 열기가 피어 오른다

반미륵과 광뇌권 그리고 옥면수사 들은 이러한 광경에 넋이 나간듯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자 이제부터는 신의께서 화력을 조절해 주셔야 겠읍니다"

사실 만보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 밤낯을 공을 들여야 하는데 화력 조절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철판이 식기 시작하면 다시 열기를 보충해야 하는 겄이다

이 역할을 이제 신의가 수행해야 하는 겄이다

만공상인과 자리를 바꾼 신의의 곁에는 작은 탁자에 요기에 필요한 벽곡단(僻穀團)과 향차가 준비되었다

별 일이 없다면 내일 새벽녁이면 만보단이 완성되는 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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