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巨樹 保護樹 記念物/梅花

매화 쫓아 가는 길 - 남평문씨본리세가 매화

초암 정만순 2021. 3. 5. 11:19

매화 쫓아 가는 길 - 남평문씨본리세가 매화

 

  • 梅花發處旅步停 (매화발처여보정)
  • 매화가 피는 곳에 나그네 발길이 머무나니
  • 愛慕汝態對娘 (애모여태대여랑)
  • 너를 예쁘함이 마치 님 대하듯 하는구나
  • 克服悍寒吐語香 (극복한한토어향)
  • 모진 겨울의 서러움 다 이겨내고 향기로서 말하니
  • 誰不肯隱遯珍德 (수불긍은둔진덕)
  • 은둔거사의 덕이 아니라고 그 누가 우겨대리요

-초암-

 

 

 

우리나라의 이름난 매화를 꼽으라 치면,

수령 650년을 자랑하는 선암사 선암매, 누워있는 용을 닯았다는 김해건설공고 와룡매, 일찍 피기로 소문난 금둔사 납월매, 산청 삼매, 화엄사 화엄매, 통도사 자장매, 백양사 고불매  등 고매화 들이 있다

 

이곳의 매화는 수령이 오래된 고매화는 아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주위 풍광과 고택을 배경으로한 홍매와 백매 숲은 또 다른 매력으로 매화의 잔치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 남평뮨씨본리세가

 

인흥마을의 주산은  천수봉인데 그 아래의 집들이 인흥마을을 이루는 남평문씨가의 고택들로, 왼쪽의 숲은 비보로 조성된 소나무 숲이다.

주산으로 내려오는 맥이 아주 유연하다. 

 

입구에서는 넓은 목화밭을 만나게 되는데 이는 문익점 선생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건립하고 목화밭을 조성한 것이다

열매를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이 멋진 곳을 찿아오는 방문객을 위한 배려이리라

 

 

건물들은 건축연대가 200년 미만이나 전통적인 영남지방 양반가옥의 정미(精微)한 고졸미(古拙美)를 갖추고 있다

특히 계획된 도로망과 격조 높은 흙담이 건물을 에워싸면서 주위의 산야(山野)와도 잘 조화되고 있으며,

당내친(堂內親)인 대소가(大小家)가 큰집의 앞과 좌우에 새집을 지어 분가한 건물 배치는 매우 이채로운데,

최소 규모의 씨족 마을로, 같은 집안 아홉 대소가만으로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행정구역상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1리나 인흥사가 있던 터의 마을이라 하여 인흥마을로 많이 불린다.

보각국사 일연(一然)이 이곳에 있던 인흥사(仁興寺)에서 삼국유사(三國遺事)의 뼈대를 완성했다 한다.

 

 

간략히 세거지의 풍수를 살펴보면,

 

주택이나 마을의 입지조건으로 가장 우선시 되는 게 배산임수다.

뒤로는 산을 의지하고 앞으로는 물을 보는 지세다.

여기에 남향까지 보태어지면 최상이다.

배산임수 지형은 뒤가 높다.

이 때문에 그 땅은 자연히 안정감이 있게 되고, 햇볕과 바람의 순환도 용이하게 된다.

 

풍수에서 물은 무조건 그 터를 안고 돌아야 한다.

반대가 되면 물이 치는 형상이다.

물은 재물을 뜻하기 때문에 이런 땅에서 부(富)는 공염불이다.

물의 바깥쪽은 곧 화살을 맞는 지형이 되기도 한다.

이를 풍수에선 반궁수(反弓水)라 한다.

반궁수 지역은 밤낮으로 화살을 맞는 격이 돼 건강도 장담치 못한다.

 

배산임수와 함께 중시되는 것이 전착후관(前窄後寬)이다.

앞은 좁고 뒤는 넓어야 한다.

좁은 대문을 들어서면 넓은 마당이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전체 보국(保局)으로 따지면 수구는 좁아야 하며 명당은 넓어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만약 수구가 트여져 있으면 좁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완전한 땅이 된다.

비보풍수의 도입이다.

 

흥마을의 주산은 마을 뒤의 천수봉(天壽峰)이다.

천수봉은 둥근 바가지를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금형의 산이다.

여기서 산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펑퍼짐해졌다가 다시 바위가 많은 산으로, 그 위엔 미끈하게 빠진 목성형의 산이 우뚝 서 있다.

주맥(主脈)의 오행상생이다.

따라서 인흥은 오행의 기운이 모두 뭉친 자리가 된다.

산과 물, 즉 음양의 조화도 좋다. 천수봉이 굽어보는 인흥마을을 앞의 천내천(川乃川)이 부채처럼 휘감아나간다.

 

마을의 안산(案山)은 토성형 일자문성이다.

주위 산세에 이런 산형이 있으면 왕후장상(王侯將相)이 난다고 했다.

그 너머 조산(朝山)은 말안장처럼 생겼다.

예전에 말은 벼슬아치들의 전유물이었다.

더욱이 안산 너머 조산 사이엔 예쁘장하게 생긴 금형의 산봉우리가 봉긋하다.

주산에 이은 또 하나의 부봉(富峰)이다.

부봉이 뜻하는 것은 말 그대로 부자다.

 

 

인흥의 청룡은 주산에서 뻗어 내린 본신청룡(本身靑龍)이 되나, 그 끝이 마을을 치는 형상이 되어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 없겠다.

백호는 북서방향이다. 북서쪽은 인흥마을의 물이 빠져나가는 수구방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백호가 되는 산줄기가 마을을 감싸 앉지 못하고 무정하다.

수구가 넓어 들판에 마을이 들어날 판이다.

또한 북서쪽은 찬바람이 매서운 곳이다.

허전한 곳은 채우고, 넘치는 것은 감하라고 했다.

풍수의 기본원칙이다.

그러기에 문씨 문중에선 그 쪽에다 소나무 숲을 조성했다.

이 송림은 들판과 마을을 구별시켜 주는 울타리 역할에 북서풍을 막아주는 방풍림, 터진 수구를 막아주는 수구막이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참으로 귀한 숲이다.

 

 

인흥의 주변 산세는 부드럽다.

부드러움은 무(武)보다 문(文)의 기운을 가진다.

사람마다 적성이 다르듯이 땅도 그마다의 쓰임이 다르다.

러기에 일찍이 일연선사에게 삼국유사를 집필토록 터전을 마련해줬을 터이고, 오늘날엔 '인수문고'를 통해 수많은 문인들을 불러들이는 힘을 갖게 해준 것일 터이다.

 

 

 

 

마을을 한번 둘러보면,

마을 내부의 담장. 흙과 돌이 조화를 이뤄 정겹다.

 

 

 

이 나무는 학자수(學者樹)라 불리는 수령 300년의 회화나무다. 보호수다

 

 

대구시장을 역임한 사죽헌 문희갑 선생의 고택도 있다

현재도 여기에 거주하고 있다

 

 

주차정과 세거지 건물 사이 오른쪽 공지에 홍매와 백매 숲이 조성되어 한창 그 자태를 뽑내고 있다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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