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柱命理 風水地理/정경연의 풍수기행

김제 동곡마을

초암 정만순 2021. 2. 4. 08:59

김제 동곡마을

 

전형적 배산임수… 사람·재물 모이는 지형

 

 

 


후천개벽을 꿈꾸었던 강증산이 천지공사를 벌였던 동곡마을은 전북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599에 위치한다. 금산사와 직선으로 3km정도 거리다.

금평저수지 상류의 둘레길을 따라가면 제비산이 보이고 그 아래 거대한 대순진리교 성지 건물이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동곡마을이다.

본래는 ‘구리골’이었는데 이를 한자로 바꾼 이름이다.

모악산 일대는 미륵신앙의 본산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성지였다.

주변에는 다양한 종교들이 섞여 있다.

불교(금산사), 천주교(수류성당), 개신교(금산교회), 원불교(원평교당), 증산교(증산법종교) 등이 있다.

모두 초창기 때 지어진 것들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곳은 조선 중기 때 혁명가인 정여립(1546~1589)이 활동했던 곳이다.

전주가 고향인 정여립은 22살에 문과에 급제한 수제였다.

처음은 서인이었으나 곧 동인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의 정치성향이 보수적인 서인보다는 진보적인 동인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파직 당한 그가 처음 낙향한 곳이 동곡마을이다.

정여립이 명당을 찾아 제비산 아래에 터를 잡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신분이나 학식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대했으며 천문과 풍수지리에 관심이 높았다.

또 시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자주하며 천하공물론(天下公物論)을 주장하였다.

천하는 공공의 것인데 어찌 주인이 따로 있겠냐는 것이다.

오늘날의 민주공화국과 똑같은 말이다.

시대를 앞서도 너무 앞섰던 그는 거처를 진안 죽도로 옮겨 대동계를 조직하였다.

그리고 공평한 세상을 추구하다 결국 반역자로 몰려 죽음을 당하였다.

강증산(1871~1909)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고부군 출신이다.

이름은 일순이며 증산(甑山)은 호다.

어려서부터 유교·불교·도교·천문·풍수·음양 등 여러 사상과 설을 공부하였다.

고종 31년(1894) 갑오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인 전봉준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무장봉기를 말렸다.

그의 우려대로 동학혁명은 실패로 끝났고 백성들은 절망했다.

그는 백성들을 구원할 방법을 찾고자 전국을 떠돌아 다녔다.

3년을 유랑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1900년 고향에 돌아와 모악산 대원사에서 수도를 하던 중 천지운행이 잘못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천지공사(天地公事)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천지공사란 선천시대는 하늘과 땅의 운행이 상극으로 잘못되어 갖가지 재난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이를 바로 잡아 상생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곧 후천개벽이다.

병든 자는 낫고, 억눌린 사람들은 대접 받고, 참다운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물질적 풍요가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그는 천지공사를 실행하기 위해 거처를 동곡마을 김형렬 집으로 옮겼다.

여기서 약방을 열고 병든 자를 치료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다.

1909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그의 부인 고판례가 제자들을 모아 선도교를 창립하였다.

그러나 얼마안가 제자들은 분열되어 각기 보천교·미륵불교·증산대도교·제화교·태을교·동화교 등 교단을 창립하였다.

모악산 자락에 신흥종교가 난립한 계기다.

교리의 차이는 있지만 원불교와 증산도·태극도·대순진리교 등도 모두 증산의 가르침을 받은 교단들이다.




이곳의 산세는 모악산(795.2m) 정상에서부터 비롯된다.

서북쪽으로 향하던 산맥이 712번 우림로 고개를 넘어 461m 봉우리로 이어진다.

여기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구성산(489.6m)을 세웠으니 이곳의 주산이다.

구성산에서부터는 금평저수지를 향해 산맥이 가파르게 내려온다.

마을 앞에서 뒷산을 바라보면 귀하게 생긴 귀인봉들이 질서정연하고 힘차게 내려온다.

앞에는 작은 개울이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여러 골짜기에서 발원한 물들이 모두 마을 앞을 지나 금평저수지로 합류한다.

산수동행하므로 물이 모인다는 것은 산이 모인다는 뜻이다.

풍수에서는 산을 사람, 물은 재물로 본다.

혁명도 종교도 결국은 사람과 돈이 모여야 가능하다.

동곡마을은 이러한 조건을 갖춘 곳이다.

정여립과 강증산의 땅을 보는 눈에 감탄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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