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선교장
▨ 선교장=
효령대군 11세손인 이내번에 의해 지어져 10대에 걸쳐 300여 년 동안 이어온 조선후기 전형적인 사대부 저택.
지금은 논으로 개간됐지만 예전엔 경포호수가 이곳까지 이어져 있어 배로 다리를 놓아 건넜다 하여 ‘배다리마을’이라 했다 한다.
선교장(船橋莊)은 이를 딴 이름이라 한다.
중요민속자료 제5호로 민간주택으론 처음으로 국가지정 문화재로 선정됐다.
강릉시 운정동에 있으며, 인근에 경포호수와 이율곡 선생 탄생지인 오죽헌이 있다.
원래 충주에 살던 이내번이 강릉으로 이사를 와 처음 자리 잡은 곳은 경포대 쪽이었다 한다.
가세가 늘어 좀 더 넓은 터를 물색하던 중, 집 주위에 족제비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무리를 지어 서북쪽으로 이동하더란다.
이에 따라가 보니 지금의 선교장 부근 숲으로 흩어져 사라져 버렸다 한다.
지세를 살핀 이내번이 명당임을 알고, 하늘이 자기에게 내려준 땅이라 여겨 집터로 정했다 한다.
집터를 정한 후 나날이 재산이 불자 이를 족제비 덕분이라 여겨 마을 뒷산에 먹이를 갖다 두곤 했다는데, 그 풍습이 최근까지도 이어져 왔다 한다.
선교장뿐 아니라 터를 고를 때 동물이 등장하는 곳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매다.
영양 주실마을의 조지훈 생가도 매를 이용했다 전한다.
동물들은 자연에 본능적으로 대처한다.
지진에 대한 대비가 그러하고, 수맥에의 반응도 본능적이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중국 쓰촨성의 지진도 예외가 아니다.
지진 발생 사흘 전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가 도로를 뒤덮으며 대피했다고 하지 않는가.
주민들은 ‘자연재해의 징조’라 여겼던 반면, 전문가들은 ‘번식기 때의 정상적 현상’이라며 흘려들었다 한다.
결과를 보면 자연이 발한 경고를 인간이 무시한 셈이 됐다.
또 하나의 예로 수맥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본능적으로 개는 수맥을 피한다.
수맥이 지나는 곳엔 개구멍도 내지 않는다.
반면 앙숙인 고양이의 잠자리는 수맥 위라 하니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오묘하다 하겠다.
집터보다 규모는 작지만 침대 위치 정하기에 개와 고양이를 활용해 봄은 어떨까.
묏자리 구하기가 어렵거든 꿩이 알 품는 자리를 찾아보라.
이런 곳도 수맥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여느 명당이 그러하듯 야트막한 야산으로 둘러싸인 선교장은 아늑하다
. ‘U’자형으로 감싸는 지세에 포근히 안겼다.
마치 어머니의 품안 같은 느낌이다.
안채 뒤에서 보면 정면은 백호 끝이다.
백호는 재물을 관장한다.
백호가 안(案)이 되니 귀(貴)보다 부(富)의 발복이 크다.
그것도 주위 산들이 바짝 붙어 있다.
이런 지세는 속발(速發)한다고 본다.
결론을 보자면 부의 속발이다.
지금까지 이어온 부는 이 지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선교장은 남서향이다.
남쪽은 U자형의 트인 공간이 된다.
즉 수구(水口)가 관세되지 못하고 열린 형태다.
특히 풍수에선 물이 정면으로 나가는 것을 피한다.
물은 곧 재물이다.
재물이 눈앞에서 빠져나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문으로 직접 바람이 몰아칠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풍수는 직접 부딪치는 바람도 싫어한다.
선교장의 좌향은 지세도 지세이거니와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의 남서향이 최상의 선택이 된다.
그런데 이 백호에 이상이 생겼다.
20여년 전 ‘민속자료박물관’을 건립하면서 훼손된 것.
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돌백호를 세웠다.
나약해진 백호의 힘을 보강하기 위한 비보(裨補)의 도입이다.
선교장은 넓다.
본채만 120여칸, 대문도 열두개나 된다.
본채 뒤엔 300~600년 된 아름드리 금강송이 품위를 더한다.
23칸의 웅장한 행랑채도 전혀 위압적이지 않다.
푸르른 소나무와 어울려 오히려 정겹기조차 하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 서로가 상생하면 서로가 오래간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주는 현장이다.
먹이 주는 풍습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이따금 한두 마리씩 족제비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만큼 이곳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 상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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