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柱命理 風水地理/풍수지리

해남 윤선도 묘

초암 정만순 2021. 1. 30. 13:52

해남 윤선도 묘 

 

해남 윤선도 유적=

조선 중기 문신이자 시인인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1587~1671)의 문학처.

고산은 이곳 금쇄동(金鎖洞)에서 산중신곡(山中新曲)을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지명이 금쇄동인 것은 고산이 금쇄석괘(金鎖錫櫃)를 얻는 꿈을 꾸었는데 며칠 후에 꿈속과 똑같은 장소를 찾았다 하여 붙인 것이라 한다.

지금도 그가 남긴 건물지와 연못지가 곳곳에 남아 있다.

 

 

금쇄동의 산 정상엔 고려시대에 축조된 산성이 있으며, 인근 해남읍 연동리에 그가 살던 고택인

녹우당(綠雨堂)이 있다.

해남군 현산면 기시리, 사적 제432호다.



 ▲ 고산 묘소의 안산.

균형을 이룬 다섯 개의 봉우리가 정겹다.

오른쪽 솟은 봉우리는 목성형인 귀봉(貴峰)이고, 왼쪽 봉우리는 화산형인 필봉(筆峰)이다.

가운데는 물결모양의 수산형이다.

귀봉을 향해 좌향을 잡았다.

 

  

 

 ▲ 고산 묘소 전경.

좌우의 청룡과 백호가 다정하게 묘를 보듬고 있다.

묘가 있는 혈장은 거대한 왕릉을 방불케 한다.

 

 

양택과 음택의 차이는 터의 크고 작음에 있다.

사방의 산들이 에워싼 장소가 넓으면 사람이 사는 살림집이 되고, 좁으면 죽은 자의 안식처가 된다.

해남엔 윤선도의 자취가 밴 음택과 양택의 손꼽히는 명당이 함께 존재한다.

그가 거처했던 녹우당과 그가 잠들어 있는 묘소다.

지척 간에 있는 이 두 곳은 지금도 풍수학계의 필수 답산 코스다.

 

고산은 풍수에서도 대가였다.

효종이 승하하자 장지 선정에 직접 간여하기도 했다.

그가 추천한 수원의 화산은 비록 반대파에 밀려 당시엔 채택되지 못했지만 그 뒤 정조 때 사도세자의 영면처로 선정된다.

 

그의 묘소는 그가 직접 잡은 신후지지(身後之地)다.

그러기에 명당일 것은 불문가지다.

명당엔 으레 뒤따르는 얘기가 있다. 고산 묘소도 예외일 수 없다.

 

광해군 시절 이의신(李懿信)이란 인물이 있었다.

고산의 처고모부로 알려진 이의신은 당시 ‘교하천도론’을 주장하기도 했던 명풍수였다.

고산 묘소엔 이들 두 사람에 얽힌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고산과 함께 녹우당에서 기거하던 이의신은 밤중에 나귀를 타고 나갔다 새벽에 들어오곤 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고산이 하루는 그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하곤 대신 나귀를 앞세우고 갔더란다.

나귀는 평소 가던 길을 가다 어느 한 지점에 멈춰서고, 그곳에서 산세를 살피던 고산은 그 지점이 명당임을 알았다.

그 자리에다 표시를 해둔 고산은 다음날 이의신에게 자기가 봐둔 자리가 있는데 품평을 해달라고 했다 한다.

 

이의신이 고산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그곳은 자기가 점찍어 둔 자리였고, 이에 이의신은 ‘명당은 역시 임자가 따로 있구나’라고 탄식하며 그 자리를 고산에게 양보했다고 한다.

그곳이 지금의 고산 묘소다.

 

고산 묘소의 백미는 회룡고조(回龍顧祖)다.

묘소가 있는 혈장(穴場)이 자기가 처음 출발한 산을 되돌아보는 보는 형세란 뜻이다.

풍수에서 산은 좌우, 고저의 변화가 클수록 그 힘도 비례해서 커지는 것으로 본다.

명당의 등급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외청룡을 타고 온 고산 묘소의 혈장은 360도로 회전해서 다시 안산을 바라본다. 그만큼 힘이 강하다.

 

흔히들 이 묘를 달팽이 모습을 닮았다 한다.

똬리 튼 뱀의 모습으로 보기도 한다.

산들이 나선형으로 빙빙 감아 돈 그 중심에 묘소가 있다.

끝자락인 백호가 밖으로 삐져나감직도 하다만 그것마저 완벽하게 혈장을 감싼다.

하나의 산줄기로 에워싸인 묘소는 주룡(主龍)의 생기가 고스란히 뭉쳐있기에 혈장도 그만큼 넓고 크다.

 

낮은 현무를 가진 고산 묘소는 정북향에 가깝다.

북향은 뒤가 낮아야 한다.

햇빛을 고려함이다.

지세를 따른다면 북향 땅도 얼마든지 명당이 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실례가 된다.

 

고산은 오우가(五友歌)에서 물과 돌과 소나무, 대나무, 그리고 달을 다섯의 벗이라 했다.

자연과 인간의 합일, 그러기에 이 둘은 둘이 아닌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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