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柱命理 風水地理/정경연의 풍수기행

의령 남강 정암

초암 정만순 2021. 1. 20. 17:53

의령 남강 정암

 

 

'풍요 상징' 솥바위 인근 재벌생가 4곳

 

 

 

의령군·함안군·진주시가 인접한 남강의 물속에는 정암(鼎岩)이라는 바위가 있다.

그 모양이 솥처럼 생겼다하여 솥 ‘정(鼎)’자를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상시 바위의 반은 수면 위로 드러나 있고 반은 물에 잠겨 있다.

물위의 모양은 솥뚜껑이고, 물 아래는 솥의 발처럼 세 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다고 한다.

옛날부터 솥은 밥을 하는 도구로 풍요로움을 뜻했다.

또 왕의 힘을 솥의 숫자와 무게로 표현할 만큼 왕권을 상징했다.

경복궁 근정전 전면 좌우 모서리에는 발이 세 개 달린 솥이 놓여 있다.

고대 중국은 천자가 머무는 궁궐에 아홉 개의 솥을 놓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구정(九鼎)을 소유한다는 것은 천하를 다스릴만한 정통성을 갖추었다는 것을 뜻했다.

남강 솥바위도 존귀한 존재로 이를 중심으로 반경 20리(8km) 이내에는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다.

특히 솥의 다리가 뻗은 세 방향에는 큰 부자가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에는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에는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와 GS그룹 창업주 허정구 회장 등의 생가가 있다.

우리나라 10대 재벌 중 4명의 창업주가 예언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나 자란 것이다.

풍수지리에서는 물가나 물속에 있는 바위를 수구사(水口砂)라고 한다.

수구사가 있으면 상류로부터 흘러내려 온 물이 곧장 흘러나가지 못하고 유속이 느려진다.

풍수에서 산은 정지하고 있으므로 음, 물은 흘러서 동하므로 양으로 본다.

산과 물이 음양조화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좋은 땅이 되는데 유속이 느려야 한다.

그러므로 부자 터는 물이 천천히 유유하게 흐르는 곳에 많고, 가난한 터는 산동네처럼 물이 곧장 빠르게 흘러가는 곳에 많다.

수구사가 있으면 가뭄에도 일정한 수량을 유지시켜 준다.

‘수관재물’이라 하여 물은 재물로 보는데 수량이 유지된다는 것은 재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솥바위 일대가 부자 많이 나는 이유다.

이 지역은 지금뿐만 아니고 조선시대에도 부자 터였다.

이중환(1690~1756)은 『택리지』에서 사람살기 좋은 땅은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 네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중 생리는 사람이 먹고 입는 경제적인 것을 설명하고 있다.

“땅이 비옥한 곳이 으뜸이고 그 다음은 배와 수레와 사람과 물자의 유통이 잘되는 곳” 곧 상업이 유리한 지역이라고 했다.

이중환은 가장 비옥한 땅의 하나로 경상우도의 진주를 꼽았다.

“진주는 지리산 동쪽에 있는 큰 고을로 장상(장군과 재상)이 될 만한 인재가 많이 나오고, 땅이 비옥하고 경치가 좋아 사대부들은 부유한 살림을 자랑하고 가옥과 정자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의령은 진주와 비슷하다.

경상우도에는 부자가 많으며 간혹 천년 된 유명한 마을이 있다”고 적고 있다.

 


진주·함안·의령 지역 땅이 비옥한 것은 솥바위와 관련이 있다.

이들 3개 시군을 흐르는 강은 남강이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하여 지리산 동쪽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모든 물들을 합류시킨다.

특히 천왕봉에서 발원하여 흘러나온 덕천강과 황매산에서 흘러나온 양천을 합류시켜 진양호를 이룬다.

지리산은 높고 경사도가 가파르다보니 이곳에서 흘러내려오는 물들은 유속이 빠르다.

그러나 진주에 이르러서부터는 평지이고 솥바위와 같은 수구사가 물길을 막아 유속이 느려진다.

이 과정에서 상류에서 흘러내려온 유기질이 풍부한 토사가 퇴적 되면서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이중환은 이곳 논은 볍씨 한 말을 심어서 60두를 수확하는 제일 기름진 곳이라고 하였다.

땅이 비옥하니 이 지역의 지주 중에는 천석꾼이 수두룩했고, 지수의 허씨 집안처럼 만석꾼도 나왔다.

 

삼성·효성·금성(LG) 창업주들의 집안 역시 대대로 부자였다.

이들은 집안의 재력을 바탕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오늘날의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

다.

그러나 집안 재력만 있다고 해서 그 후손들이 다 기업가가 된 것은 아니다.

기업가 정신과 사업수완이 있어야 한다.

이곳 지형은 배와 수레와 사람과 물자의 유통이 잘되는 상업지역으로도 알맞은 곳이다.

개성상인이 이기지 못한 곳이 진주상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이 지역은 장사 수완이 좋았고 상인정신이 투철했던 곳이다.

이러한 전통이 기업가정신으로 승화되어 이 지역에서 성공한 기업가가 많이 배출되었다고 본다.

결국 물 가운데 있는 솥바위 하나가 오늘날 한국경제를 세계 10위권 안팎으로 이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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