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醫學 方劑 世界/법제

본초 법제 - 당귀

초암 정만순 2020. 12. 14. 17:35

본초 법제 - 당귀

 

 

 

 

당귀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가 1~2미터 정도로 곧게 자라는데, 줄기 전체에 자줏빛이 돈다.

잎은 날개 모양의 겹잎인데, 잔잎이 3개로 갈라진다.

7~9월에 자주색의 꽃이 핀다.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와 강원·경기 지역의 산속 습윤(濕潤)한 계곡에 자생하며, 전국의 고랭지에서 재배되기도 한다.

약재로 쓸 때는 가을에 참당귀의 뿌리를 캐어 줄기와 잔뿌리들을 버리고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햇볕에 말린다.


전통의학에서는 피가 부족할 때 피를 생성해 주는 보혈제(補血劑)로 사용한다.

또한 피를 원활히 순환하게 해 주는 활혈(活血) 작용이 강하여 혈압강하제로도 쓰인다.

특히 암으로 변한 세포를 생신시키는 효능이 있어 주목되고 있다.

 

임상에서는 출혈 후 급성으로 오는 빈혈과 협심증에 당귀와 천궁을 2대 1의 비율로 섞어서 20그램을 달인 다음, 하루 2번에 걸쳐 나누어 마시게 한다.

달일 때 물과 술을 7대 3비율로 붓는다.

 

생리할 때 생리하는 양이 많으면서 어지럼증이 있으면 당귀와 적작약 각 20그램에 물을 1리터 붓고 은은한 불로 물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끓인다.

이것을 하루 3번 나누어 마신다.

 

혈전(血栓)과 어혈로 인한 협심증·신경쇠약·옹종·타박상 등에는 당귀를 끓여서 차처럼 꾸준히 마시면 좋다.

노인과 허약한 사람이 변비에 시달릴 때는 마자인 20그램과 당귀 12그램을 꿀에 섞어 먹으면 좋은 효과가 있다.


참당귀 뿌리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5밀리미터 두께로 잘라 물로 30분~1시간 우려냈을 때 주성분의 추출량이 가장 많았다.

정유는 생 재료에서 0.36퍼센트, 술을 뿌리고 볶은 재료에서 0.1퍼센트, 볶아서 태운 재료에서 0.06퍼센트였다.

재배한 당귀의 뿌리에는 베르가프텐과 정유가 들어 있다.

정유에는 n-부틸리덴-프탈리드, n-발테로페논 O-카르복실산, 카르바크롤, 세스퀴테르펜이 들어 있다.

당귀의 특이한 냄새는 액체 성분인 n-부틸리덴-프탈리드에 의한 것이다.

그밖에 비타민 B12, 니코틴산 등도 함유되어 있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참당귀 뿌리의 법제 방법에 대해 『향약집성방』에서는 “노두를 잘라 버리고 약재의 가운데 부분, 머리 및 꼬리 부분으로 나누어 잘게 썰어서 쓴다.”고 했다.

당귀의 노두를 자르는 것은 두통과 구토 등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약재를 잘라서 쓴 것은 당귀의 가운데 부분은 피를 보하고, 머리 부분은 지혈 작용을 하며, 꼬리 부분은 어혈을 없애 아픔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제중신편』에서는 “당귀를 술로 씻어서 쓰거나 술에 하룻밤 담갔다가 말린다.”고 했다.

약재를 술로 씻거나 담그는 것도 약재의 작용이 몸 안으로부터 밖으로 작용하게 하기 위해서다.

『의방유취』에서는 “생강즙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거나, 당귀에 밀기울을 섞어 볶아 쓴다.”고 했다.

생강즙을 쓰면 가래를 삭이게 하고, 밀기울로 처리하면 약재의 빛깔을 좋게 하여 비위를 든든하게 한다.

또 『득배본초』에서는 “당귀를 식초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거나, 흙과 섞어서 볶아 쓰거나, 약재를 쌀과 섞어서 볶거나, 작약 달인 물에 담갔다가 쓴다.”고 했다.

당귀에 식초를 넣고 볶으면 붕루, 이슬, 코피, 토혈(吐血)에 좋다고 한다.

흙이나 쌀과 함께 볶으면 비위를 보하고, 작약과 함께 처리하면 기운을 돋운다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우리나라 임상에서는 약재의 독을 없애기 위해 참당귀 뿌리에서 노두는 자르고 잘게 썰어서 그대로 썼거나, 껍질을 벗기고 썼다고 한다.

또 당귀 뿌리를 가운데 부분과 윗부분, 꼬리 부분으로 나누어 썼다고도 한다.

일부 의자(醫者)들은 약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볶아서도 썼고, 또는 태워서 쓰기도 했으며, 술에 담갔다가 쪄서 썼다고도 한다.

 


◎ 현대적인 법제법


참당귀 뿌리를 부위에 따라 나누어서 쓴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할 문제다.

볶거나 태우는 것은 지금까지 전통의학에서 주로 써 오고 있는 방법들이다.

작약으로 가공하는 것은 필요한 경우 처방에 함께 넣을 수 있다고 본다.

또 술이나 보조 약재들로 처리한 것은 임상적 효능에 대한 연구 자료가 나오기 전에는 별로 가치가 없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바람직한 법제법은 노두를 잘라 버리고 깨끗이 씻은 다음 누기를 주고 5밀리미터 정도로 자른다.

이것을 잘 말려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법제할 때 정유의 손실이 없도록 볶거나 태우는 등의 열처리하는 방법은 개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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