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후박

본초 법제 - 후박

 

본초 법제 - 후박

 

 

 

 

후박(厚朴)은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성교목이다. 달리 후피, 적박(赤朴), 열박(烈朴)이라고도 한다.

봄에 줄기와 뿌리껍질을 벗겨 그늘에 말리거나, 끓는 물에 잠깐 담갔다가 햇볕에 말린 뒤 다시 증기로 쪄서 쓴다.

20년 이상 자란 나무의 껍질이 약재로 가장 좋다.

후박의 성미(性味)는 맛이 쓰면서 맵고,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비경(脾經)과 위경(胃經)에 귀경(歸經)한다.

주로 기(氣)를 잘 돌게 하고, 헛배가 부르면서 그득한 것을 낫게 한다. 또 비위(脾胃)를 덥혀 주고, 습(濕)을 없애며, 담(痰)을 삭인다.

따라서 소화 장애와 구토, 설사가 심할 때 쓰면 좋다.

아울러 위염과 위경련, 기침이 나면서 숨이 찬 데, 기관지염, 기관지천식을 치료하는 데 쓴다.

후박의 복용 방법은 하루 3~9그램을 탕약이나 산제, 환약 형태로 먹는다.

그러나 임신부는 복용을 금해야 한다. 약성이 상오(相惡) 관계인 택사와 초석, 한수석과 배합하는 것도 금해야 한다.

민간에서는 황목련의 껍질을 후박의 대용 약재로 쓰기도 한다.

후박을 이용한 치료법을 보면 열매는 온중소식약(溫中消食藥)으로 헛배가 부른 데 쓰면 즉효가 있다.

꽃은 이기화습약(利氣化濕藥)으로 비위에 습탁(濕濁)이 몰려 가슴이 답답한 데 쓴다.

상한병(傷寒病)으로 배가 불어나고 아플 때는 후박과 대황·인삼·천궁·적작약·진피를 배합하여 달여서 마시면 잘 낫는다.

비위가 찬 기운을 받아 소화가 안 되면서 명치 밑이 차고 아픈 만성 위염과 만성 대장염에는 포()건강·후박·진피·적복령·초두구·목향·구감초·생강·대추를 배합하여 달여서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하혈하는 경우에는 후박·생강·백출·신곡·맥아·오미자를 배합하여 쓰면 좋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후박의 법제 방법에 대해 『의방유취』와 『방약합편』은 “겉껍질을 벗겨 내고, 그대로 볶거나, 약재를 생강즙에 담갔다가 볶아서 쓴다.”고 했다.

이러한 법제 방법에 대해 여러 의서(醫書)는 “생강으로 처리하면 중초(中焦)를 덥혀 주고, 기(氣)를 잘 통하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법제를 하지 않고 그대로 쓰면 혀와 목안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의서는 “후박과 생강, 대추를 넣고 반나절 정도 푹 끓인 뒤 생강과 대추는 버리고 햇볕에 말린다.

이어 약재를 팥알 크기로 잘라 생강즙에 일주일 동안 담갔다가 불에 볶아서 정유를 제거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빨로 씹었을 때 약재가 이빨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볶아야 한다.”고 했다.

그밖에 “묵은 소금과 섞어서 소금에서 연기가 나지 않을 때까지 볶는다. 이렇게 법제하는 이유는 적체를 푸는 데 협력 작용을 강화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우리나라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1차 가공에서 후박의 겉껍질을 벗겨 낸다.

이어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잘게 썰어서 햇볕에 말려서 썼다. 간혹 생강즙에 담갔다가 그늘에 말리거나 생강즙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기도 한다.

또한 채취한 약재를 햇볕에 말린 뒤 그대로 볶아서 썼다.

이러한 법제 방법 중 약재를 채취하는 즉시 말렸다가 쓰는 방법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이 방법은 후박이 지닌 고유한 약성을 그대로 인체에 전달하기 위함이다. 약재를 그대로 쓰면 목안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했지만, 실제 임상 실험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생강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협력 작용을 위한 것으로 함께 처방하여 써도 된다.

◎ 현대적인 법제법

후박은 경락의 기(氣)를 잘 돌게 하고, 비위(脾胃)를 덥혀 준다.

또 습(濕)을 없애고 담(痰)을 삭이는 효능이 강하다.

후박을 법제하는 이유는 여러 임상과 약리 실험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후박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정유 성분과 알칼로이드 성분이 인체 내에서 작용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선조들은 대부분 후박의 생것을 그대로 쓰지 않았다.

보조 약재나 자연적인 가공법을 이용해 햇볕에 말리거나 볶아서 썼다.

 

이러한 작업은 후박의 고유한 약성을 살리면서 인체 내에서 약성이 빠르게 작용하여 각종 병증에 대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함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법제 방법은 1차 가공한 약재를 물로 잘 씻고 겉껍질을 벗겨 낸다.

이어 벗겨 낸 겉껍질을 물에 담가 불린 다음 누기를 주어 2~3밀리미터의 두께로 잘라서 햇볕에 말려 그대로 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