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보골지
보골지(補骨脂)는 콩과에 속하는 일년생풀이다.
달리 파고지(破故紙), 흑고자(黑故子), 개암풀열매라고도 한다.
가을에 익은 열매 이삭을 잘라서 말린 것을 약재로 쓴다.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신경(腎經), 비경(脾經), 심포경(心包經)에 귀경(歸經)한다.
보골지의 약리 작용을 보면 주로 신양(腎陽)과 비(脾)를 보(補)하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
또 오로(五勞)와 칠상(七傷), 몸이 찬 증상, 골수(骨髓)가 손상된 것, 신(腎)의 양기(陽氣) 부족으로 정액이 저절로 흐르거나 부인의 혈기(血氣) 이상으로 유산(流産)되는 것을 치료한다.
최근의 약리와 임상 실험에서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
약리 실험 결과 강심과 항암, 지혈, 억균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여성호르몬의 이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여러 임상에서는 보골지 풀씨에서 얻은 프로쿠마린을 이용해 백반증과 탈모증을 치료했다.
특히 보골지에 함유된 정유 성분은 여성의 자궁암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보골지를 이용한 치료 방법을 보면 과피(果皮)에 함유되어 있는 프소랄레틴을 알코올과 혼합해 0.1~0.5퍼센트의 용액을 만들어 백반증이나 탈모 부위에 몇 방울 떨어뜨려 비빈다.
하루에 1~2회 또는 이틀에 1회씩 밤에 바르거나, 햇볕에 노출되기 2~3시간 전에 바르면 효과를 본다.
백반증의 경우 보골지를 술에 담가 우려낸 물을 피부에 바르면 잘 낫는다. 또 허로(虛勞)로 귀가 먹었을 때 자석(磁石) 50그램, 숙지황·당귀·천궁·육계·토사자·산초·보골지·백질려·호로파·두충·백지·석창포 각 8그램을 가루 내어 환을 만들어 한 번에 50알씩 공복에 총백 달인 물로 복용하면 효과를 본다.
신양허증(腎陽虛證)으로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맥이 없는 경우에는 볶은 보골지 200그램, 꿀 150그램, 호도육 75그램을 쓴다.
이것은 유정과 음위증, 삽뇨증에 신묘하다.
다만 음기(陰氣)가 약하거나 몸에 열이 많아서 목이 자주 마르는 사람, 맥이 강한 사람은 너무 많은 양을 쓰지 않는 등 복용시 주의해야 한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보골지의 법제 방법에 대해 『향약집성방』 등 주요 의서들은 “막걸리에 하룻밤 정도 담갔다가 꺼내어 말려서 쓴다.”고 하였다.
또 『제중신편』은 “소금물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면 약재의 인체 기전 작용을 도와 신장을 보(補)하는 작용이 더욱 강해진다.
또는 약재를 그대로 볶거나 참깨와 함께 볶아서 쓴다.”고 하였다.
또 다른 의서(醫書)는 ”약재를 술과 함께 끓이거나 술에 담갔다가 쪄서 쓴다. 또는 약재를 젖은 종이에 싸서 잿불에 묻어 누렇게 된 다음 꺼내어 쓰거나 불에 태워서 쓴다.
불에 태우는 것은 지혈(止血)의 목적으로 쓴다.”고 하였다.
그밖에 의서는 “소금을 넣은 술에 담갔다가 볶거나, 약재를 젖에 담갔다고 볶아서 쓴다.
그리고 밀가루와 역삼씨를 함께 넣고 볶아서 쓴다.”고 하였다.
의서들은 이러한 법제 방법에 대해 “법제하는 가장 큰 목적은 신장을 보(補)하기 위함이고, 밀가루로 처리하는 것은 설사를 멈추게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우리나라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1차 가공에서 보골지를 그대로 짓찧어서 쓴다.
법제하는 경우 약재를 약간 볶아서 쓰거나 막걸리 또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는 방법을 선호한다.
일부에서는 막걸리에 담갔다가 쪄서 쓰기도 한다.
여러 가지 법제 방법 가운데 막걸리 등 술에 하룻밤 정도 담갔다가 꺼내어 말려서 쓰는 방법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이러한 법제 방법은 약재의 강한 성질을 완화하고, 기본 약리 작용이 인체에 필요한 작용을 돕도록 하기 위함이다.
특히 막걸리 등 술에 담갔다가 말려서 쓴 것은 상초(上焦)를 덥혀서 약성의 기전을 더 빠르고 강하게 작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약성이 신장에 과도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 현대적인 법제법
보골지는 과거에는 주로 보약으로 써 왔다.
보골지를 법제하는 이유는 신장에 미치는 강한 약성을 완화시키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볶거나 찌는 법제 방법을 써 왔다.
또한 여러 가지 보조 약재를 넣어서 가공 처리했다.
그러나 이 모든 법제 방법은 현재 임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법제 방법은 약재를 잘 고르고, 물에 깨끗이 씻어서 햇볕에 말린다.
이어 가루를 내거나 으깨는 방법으로 가공하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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