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醫學 方劑 世界/법제

본초 법제 - 괴화

초암 정만순 2020. 12. 14. 10:35

본초 법제 - 괴화

 

 

 

 

괴화(槐花)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인 회화나무의 꽃이다.

여름철에 꽃이 피기 시작할 때 꽃봉오리와 꽃을 따서 햇볕에 말려 약재로 쓴다.

떨어진 꽃을 모아 말려서 쓰기도 한다.

맛이 쓰고, 성질이 평(平)하다. 약성이 간경(肝經)과 대장경(大藏經)에 귀경(歸經)한다.


괴화에는 루틴(rutin)이란 황색소 성분이 10~25퍼센트 이상 들어 있다.

또 플라빈과 소포린, 에니솔이 함유되어 있다.

이들 성분은 주로 열(熱)을 내리고, 혈분(血分)의 열을 없앤다. 또 출혈을 멈추게 한다.

약리 실험에서도 꽃에 함유된 루틴 성분이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낮추고, 소염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탕약으로 쓸 경우 혈압 강하 작용과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작용이 뚜렷한 것으로 밝혀졌다.

루틴은 종이를 노랗게 물들이는 천연 염색제로도 쓰인다.


괴화는 지혈 작용이 강해 장출혈과 치루, 자궁출혈, 토혈, 혈리, 간열(肝熱)로 눈이 충혈된 데, 부스럼, 코피 등을 잘 낫게 한다.

또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양방에서는 루틴 성분의 약성을 이용해 각종 모세혈관 출혈증과 자반병, 고혈압의 치료에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괴화를 이용한 치료법을 보면 출혈이 있을 때 말린 괴화를 검게 볶아서 쓰면 잘 낫는다.

또 고혈압에는 약간 볶아서 하루 6~9그램 분량으로 탕약이나 산제(散劑), 환약 형태로 복용한다.

아울러 외용약으로 쓸 때는 탕액으로 해당 부위를 씻거나, 가루 내어 뿌리면 효과가 좋다.

특히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장풍(腸風)과 대변이 나온 후 피가 나오는 장독(臟毒) 증상에 신묘한 효과를 발휘한다.

처방 내용은 괴화·생지황·저근피 각 4그램, 방풍·당귀·백작약·형개수·천궁·황련·지각 각 3.2그램, 지유·오매·감초 각 2그램이다. 이것을 한 첩으로 하여 물로 달여서 하루 세 번 식전에 복용하면 효과가 좋다.

단, 괴화와 저근피는 볶아서 써야 한다.

아울러 장위(腸胃)에 습열(濕熱)이 차서 속이 답답하고, 헛배가 부르면서 변에 피가 섞여 나올 경우에는 괴화 8그램, 창출·후박·진피·당귀·지각 각 4그램, 오매·감초 각 2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물로 달여서 하루 3번 공복에 복용하면 잘 낫는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괴화의 법제 방법에 대해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등 여러 의서(醫書)에서는 “생것을 그대로 쓴다. 또는 먼저 기와를 불에 달군다.

이어 그 위에 약재를 올려놓고 볶는다. 냄새가 나면서 익을 정도로 충분히 볶아서 쓴다.”고 했다.

또 『의방유취(醫方類聚)』는 “약간 꺼멓게 볶거나, 완전히 새카맣게 태워서 쓴다.”고 했다.

 

이러한 법제 방법에 대해 주요 의서들은 “괴화를 볶는 것은 열을 잘 내리기 위함이고, 태우는 것은 지혈 작용을 더 촉진시키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그밖에 『포구대법()』 등 또 다른 의서는 “막걸리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면 약성이 부드러워지면서 약효로 인체에 빠르게 작용하여 치료 효과를 높인다.”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과거 우리나라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1차 가공에서 봉우리에서 바로 핀 괴화를 채취해 생것을 그대로 쓰거나, 약간 볶아서 썼다.

또 술과 꿀물 등을 뿌린 다음 볶아서 쓰는 방법도 간간히 사용했다.

그러나 태우거나 볶는 방식의 법제 방법은 이후 문헌에서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고, 법제 경험도 소수의 기록만 전해진다.

이는 괴화 꽃에 들어 있는 루틴 성분이 물에 잘 풀어지는 성질이 있어서 볶거나 태워서 쓰면 고유의 약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상을 종합할 때 앞서 문헌과 경험상의 여러 가지 법제 방법은 약재에 함유된 약성을 충분히 살려 인체 기전력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높이기 위함이다.

 

 

◎ 현대적인 법제법


괴화는 피가 출혈되는 것을 그치게 하고 여러 장기에 울결된 열을 내리게 하는 약재다.

괴화를 법제하는 이유는 강한 약성이 간경(肝經)과 대장경(大腸經)에 작용해 해당 질환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불에 볶거나 태우는 등의 법제 방법으로 약성의 강도를 조절해 왔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먼저 약재를 잘 고르고,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그늘에 말렸다가 그대로 쓴다.

또 일정한 기간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누런빛을 띨 정도로 약간 볶아서 쓴다.

이러한 법제 방법은 괴화 꽃에 함유된 루틴 성분의 분해 효소가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약성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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