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백지
구릿대 뿌리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대가 나오지 않은 뿌리를 말린 것을 약재로 쓴다.
생약명은 백지(白芷)다.
달리 방향(芳香), 백채(白寀)라고도 한다. 맛이 맵고,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폐경(肺經)과 위경(胃經), 대장경(大腸經)에 귀경(歸經)한다.
백지에는 정유 성분이 0.12퍼센트 들어 있다.
또 옥시포이세다닌과 쿠마린 등 10여 가지의 성분이 들어 있다.
이들 성분이 인체에 작용하여 풍한(風寒)을 없애고, 혈(血)을 잘 돌게 한다.
또 고름을 없애고, 새살을 빨리 나오게 하며, 통증을 멈추게 한다.
약리 실험에서도 진정(鎭靜)과 진경(鎭痙) 작용이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러 임상과 약리 실험 자료를 보면 백지에서 추출한 진액을 동물에게 투여한 결과 호흡중추신경 및 척수부의 흥분 작용으로 통증을 줄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관상동맥 혈류량을 증가시켜 혈액순환 장애를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살갗에 흰 반점이 생기는 백전풍(白殿風)과 홍반(紅斑), 구진(丘疹)으로 인해 피부 표면에 백색 비늘 가루가 생기는 은설병(銀屑病)에 백지 추출액과 가루를 바른 결과 증상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백지의 약리적 효능을 종합하면 풍한두통(風寒頭痛)과 치통, 비염, 유선염, 옹종, 창양, 대하, 장출혈, 치루, 치통, 사교창(蛇咬創), 자궁출혈 등의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다.
또 안면마비와 신경통, 요통, 위경련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이밖에 각종 균에 대한 항균 작용도 강하다.
백지를 이용한 치료법을 보면 축농증으로 인한 두통에 백지와 천궁 뿌리 말린 것 각 10그램을 가루 내어 하루 3번 증류식 소주 30~40밀리리터에 타서 복용한다.
특히 만성적인 두통으로 눈물이 자주 나거나, 늑골 통증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다.
또 부스럼과 옹종이 있는 경우 백지와 당귀, 금은화를 같은 양으로 하여 물로 달여서 하루 3번 복용하면 잘 낫는다.
단, 백지를 과다하게 복용할 경우 경련과 전신마비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백지의 법제 방법에 대해 『의방유취』등 3종의 의서는 “약재를 물에 하룻밤 정도 담갔다가 쓴다.
또 무 삶은 물에 담갔다가 꺼내 햇볕에 말려서 쓴다.”고 했다.
또 다른 의서는 “막걸리에 약재를 적셨다가 그늘에 말린 다음 볶아서 쓴다.
이는 피를 잘 돌게 하는 작용을 돕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 의서에는 백지를 열처리해서 쓰면 약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향약집성방』은 “약재를 불에 태워서 붕루(崩漏)나 대하 증상에 쓴다.
약재의 껍질을 벗겨 쓰거나 불에 볶아서 쓴다.”고 했다.
『득배본초』는 “둥굴레 뿌리와 함께 증기에 찐 다음 둥굴레 뿌리는 버리고 백지만 햇볕에 말려서 쓴다.”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약재를 잘 고르고, 깨끗하게 손질한 다음 그늘에 말려서 잘게 썰어 썼다.
일부 임상에서는 노두 부분을 잘라 버리고 썼다.
그밖에 약재를 태워서 붕루나 대하 등을 치료할 때 많이 사용했다.
또한 약재를 불에 볶거나 막걸리에 씻어서 썼다.
이러한 경험적 법제는 일부 소수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여러 의서들은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대 임상에서는 앞서 의서들이 소개한 법제 방법에 대해 백지의 약리적 효능이 혈증(血症)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는 약재이므로 깨끗이 씻거나 소독하여 쓴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 현대적인 법제법
앞서 밝힌 문헌 자료에서 백지를 볶거나 막걸리에 담갔다가 쓴 것은 일부 임상가들이 약재의 효능을 높이기 위한 실험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생것을 그대로 써 왔다.
경험 자료에서도 복잡하게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썼다.
일부 의서에서 껍질을 벗기고 쓰라고 한 것은 약재를 깨끗하게 가공하여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경험 자료에서 노두를 잘라 버리고 썼다는 것과 관련해 현대 임상에서 볼 때 백지는 사실상 노두를 잘라 버릴 만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아울러 열처리하면 방향성 성분이 날아 가므로 이러한 법제 방법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하겠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약재를 잘 골라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다.
탕제(湯劑)로 쓸 경우에는 충분히 누기를 주어 2~3밀리미터 두께로 잘라 햇볕에 말려서 쓰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약재의 효능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병증에 따라 약성이 인체에 빠르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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