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소회향
소회향(小茴香)은 미나리과에 속한 1년생 또는 2년생 초목의 익은 씨앗을 말린 것이다.
달리 야회향(野茴香), 토회향(土茴香), 향자소향(香子小香)이라고 한다.
가을에 전초(全草)를 베어 햇볕에 말려 씨앗을 털어서 약재로 쓴다.
맛이 맵고,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신경(腎經)과 방광경(膀胱經), 위경(胃經), 심경(心經), 소장경(小腸經)에 귀경(歸經)한다.
소회향에는 아네톨을 주성분으로 하는 정유가 4퍼센트 정도 들어 있다.
정유의 주된 성분은 카르본산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 딜-아피올과 리모넨이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종자에는 지방유가 20퍼센트 정도 들어 있다.
이밖에 비타민 A와 C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이들 성분이 인체에 작용하여 신(腎)과 위(胃)를 덥혀 준다.
또 입맛을 돋우게 하고, 기(氣)를 잘 통하게 한다.
또한 한사(寒邪)를 없애고, 통증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한다.
아네톨 성분은 적은 양을 쓰면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많은 양을 쓰면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아울러 씨앗은 위와 대장, 기관지와 내분비선의 분비 기능을 항진시킨다.
또 진경(鎭痙) 작용과 구토를 멎게 한다.
소회향은 약리적으로 배가 불어나면서 메슥메슥한 증상을 없애 주는 효능이 강하다.
입맛이 없으면서 속이 더부룩한 증상을 해소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또 비위가 허한(虛寒)하여 소화가 되지 않는 데, 배가 차고 아픈 데, 한산(寒疝) 등을 잘 낫게 한다.
아울러 허리가 시리고 아픈 증상과 물고기 독을 푸는 데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양방에서는 방향성 건위약과 진경제, 가래를 없애는 약재로 활용하고 있다.
하루 2~5그램을 턍약 또는 산제(散劑) 형태로 복용한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소회향의 법제 방법에 대해『방약합편』등 4종의 의서는 “약재가 누렇게 되거나, 향기로운 냄새가 날 때까지 불에 볶아서 쓴다.”고 했다.
또『의방유취』등 3종의 의서는 “약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꺼내서 불에 볶아서 쓰거나, 소금물에 살짝 씻어서 쓴다. 또는 소금과 함께 볶은 다음 소금은 버리고 쓴다.”고 했다.
또 다른 의서는 “약재를 불에 볶아서 쓰는 것은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등 방광 질환과 아랫배가 극심하게 아픈 증상에 효과가 있다.
또 소금으로 법제하는 것은 하초(下焦)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밖에 문헌에는 “약재를 막걸리에 담갔다가 볶아서 쓴다.
또 약재를 막걸리에 하룻밤 동안 담갔다가 불에 볶은 다음 짓찧어서 쓴다.
이러한 법제 방법을 쓰는 것은 약효가 상초(上焦)에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약재를 물로 끓여서 쓰기도 한다.”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약재를 잘 고르고, 깨끗이 손질해 그대로 그늘에 말려서 짓찧어 썼다.
일부 임상가들은 약재를 약간 누렇게 될 정도로 볶아서 쓰기도 했다.
또한 약재를 볶기 전에 소금물이나 막걸리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상가들은 약재를 막걸리에 담갔다가 꺼내 햇볕에 말린 다음 불에 볶아서 쓰는 것을 더 선호했다.
이러한 법제 방법을 선호한 데는 소회향에 들어 있는 약재의 효능을 높이거나, 인체에 약리적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함이다.
◎ 현대적인 법제법
앞서 밝힌 문헌과 경험 자료를 종합하면 가장 이상적인 법제 방법은 약재를 그늘에 말려서 그대로 쓰거나, 볶아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소회향의 약리적 유효 성분은 정유이기 때문에 불에 볶아서 쓰면 정유 성분이 날아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그대로 쓰는 것을 선호해 왔다.
다만 특수하게 진경의 목적으로 쓰기 위해 법제를 하였다.
또 물로 끓여서 쓰는 것은 아무런 의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물로 끓인 후 우러난 탕액을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이와 관련해 동의 임상에서도 끓이는 방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소회향에 대한 가공 법제는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먼저 약재를 잘 골라서 깨끗하게 씻고 그늘에 말렸다가 그대로 쓴다.
다만 임상에서 일부 법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증상에 맞게 법제하여 쓴다.
이때의 법제 방법은 소회향을 4분의1 분량의 소금물에 담갔다가 잘 섞은 다음 그늘에 말려서 볶아서 쓴다.
이때 약재가 약간 누렇게 될 때까지 볶은 다음 식혀서 쓰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법제한 약재를 병증에 맞게 양을 조절해서 복용하는 것이 약재의 효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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